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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심장의 기분 [사람]

내가 이 지금 가지는 심장의 기분에 대해

by 김수민 에디터
2026.10.15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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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아주 투명한 심장을 가졌지 심지어 말랑말랑한 심장 모양을 마음대로 바꾸기도 했는데 어느 날에는 쥐의 모양이 된 거야 가슴팍을 파먹었지 정갈한 이빨로 근육을 삐뚤빼뚤하게 씹어 먹었지 발밑에 새까만 가루가 쌓이는 기분이었어 내가 서 있는 곳이 밤인지 그림자인지 불안인지 모르는 날들의 연속이었어 옆집의 H씨는 심장이 소리를 낸대 개 소리를 멍멍 낸다더라고 개소리 말고 개 소리 그러면 가끔 고함을 친대 목이 쉴 때까지 - HEARTBEATMOMENT 중

       

      어떤 내용을 쓸까, 라는 생각에 얽매인 채로 있다가 어느 순간 어떤 글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도달했다. 언제부터였을까? 무엇을 써야 하는지 고민하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모르겠다는 감상으로 번져버리게 된 게. 그동안 썼던 것들을 마구 뒤지다가 비교적 최근에 쓴 시를 꺼내 읽었다. 심장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이 시 속에서는 끊임없이 심장의 기분을 추적하고 있는 내가 보였다.

       

      아주 투명하기도 하고, 분명 말랑말랑할 것이고, 쥐의 모양으로 변하거나 검은 가루를 흘리기도 하는. 심지어 남의 심장에 대해 궁금해하기까지. 엄청난 호기심을 가지고 시를 썼던 것 같다. 이 시를 쓸 때까지만 해도 나는 아주 감정적인 사람이었고, 감정에 대해 명확하게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오늘도 글을 쓰기 위해서 노트북을 펼친 채로 앉아있는 지금, 나는 이제서야 현 상태의 심장을 들여다보려고 노력 중이다. 아주 큰 구멍이 나 있는 걸까? 아니면 작은 구멍 여러 개가 간격 없이 빼곡하게 박혀있을까.

       

      이전에는 나 자신이 글을 쓰기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글을 쓰기 위해서는 머릿속 공간(세계라고 표현하고 싶지만 아직 그 정도라고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으로 나의 자아를 넣어야 했고, 상상의 나래를 펼쳐야 했다. 그리고 이 과정 또한 시간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난 지금, 그럴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 사실 시간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열정의 힘을 빌린다. 열정과 시간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열정이 없으면 시간을 내지 못하고 시간이 없으면 열정을 내지 못한다.

       

      대학 시절에는 끊임없이 글만 썼다. 시를 썼다가 소설을 썼다가 이렇게 마치 조각같은 글들도 썼다. 어떻게 그런 열정이 생길 수 있었을까? 어떻게 그 시간들을 오로지 글에 투자할 수 있었던 걸까. 여러 개의 작은 구멍이든, 커다란 하나의 구멍이든 어쨌든 어떠한 구멍을 가진 심장으로 이 글을 쓰는 것은 결국 하나의 문장에 도달한다. '다시 내가 글을 열심히, 그것도 아주 열심히 쓸 수 있을까'라는 문장.

       

      이 어지럽고 파편 같은 글을 읽어낸 사람이 있을까. 그리고 나의 심장에 대해, 조금씩 바닥나고 있는 열정과 혹은 시간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쓰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지금 이 상황은 심장(이 부분에서는 마음이라는 단어가 더 잘 맞을 것 같긴 하지만)이 가진 일종의 질병이 아닐까.

       

      당신(H씨처럼 조금 더 친밀감이 느껴지는 이름으로 부르고 싶지만)의 심장은 어떤 형태인지, 어떤 기분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사람들의 심장이 아주 잘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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