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벌써 6월이야? 아니, 아직 6월이야~ - 피크 페스티벌 PEAK FESTIVAL 2024

올 한 해는 아직도 절반이나 남았다고
글 입력 2024.06.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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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은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여러모로 상징적인 달이다.

 

상반기의 마지막 달이어서 올 한 해의 절반을 어떻게 보냈는지 돌아보는 동시에(매번 그렇지만, 6월만 되면 '아니 벌써 6월이야?'를 외치곤 한다) 풋풋한 여름의 시작으로 새로운 마음을 다잡는 달이기도 하다. 너무 덥지도, 그렇다고 너무 춥지도 않은 달이기에 더위와 추위를 모두 맛볼 수 있다.

 

그런 의미가 있는 6월 1일과 2일에 피크 페스티벌을 다녀왔다. 페스티벌로 6월을 시작한 건 꽤 괜찮은 선택이었다. 페스티벌로 사람들의 열정과 온기를 온몸으로 느끼고 왔으니 말이다. 덕분에 올 여름은 열정 두 스푼 정도는 장착한 채로 보낼 것 같다(이미 가버린 상반기에 미안함을 느끼는 건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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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날은 더위가 제풀에 지쳐 꺾여갈 때 쯤인 오후 4시에 들어왔다. 확실히 찌는 더위는 피할 수 있었다. 6월이기에 다른 여름보다 덥지 않았던 탓도 있다. 심하게 덥진 않았지만 그래도 해는 피하고 싶어 그늘진 구석으로 자리를 잡았다. 스테이지에서 멀리 떨어진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지만 눈에 들어오고도 남을 만큼 큰 생중계 화면 덕분에 불편하진 않았다.

 

들어갔을 땐 '소란'이 말랑말랑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사실 소란은 이 페스티벌을 통해 처음 알게 됐는데, 공연을 이끌어가는 힘이 너무 강해 홀리듯 그의 무대를 쳐다봤다(어쩌면 활짝 웃는 그의 미소에 홀렸는지도). 따사로운 햇빛과 잘 어울리는 가수였다. 그가 불렀던 'Goodbye'는 이날 이후로 내 플레이리스트 1순위에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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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이 페스티벌 장에 한바탕 큰 소란을 일으키고 간 뒤에는 여유롭게 페스티벌을 즐겼다. 노래를 듣고 싶으면 듣고 쉬고 싶으면 쉬었다. 내가 뭘 해도 여전히 날은 따사로웠기에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6월의 여름은 사람을 나른하게 만들기도 하고 나태해지지 않게 적당히 움직일 힘도 준다. 이 힘이 좋아서 6월을 좋아한다. 그런 의미에서 내게 6월은 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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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생각치도 못했는데 좋았던 무대는 또 있다. 이승윤 무대는 피크 페스티벌을 통틀어 최고였다. 좋았던 점을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까.. 호소력 그득하게 묻어난 목소리? 진심으로 열정을 불사른 행동? 허울없이 알맹이만 보여준 모습? 노래를 부를 때와 노래를 부르지 않을 때가 다른 자아? 한 마디로 정의하긴 어렵지만, 열정과 냉정, 하이텐션과 로우텐션, 프로와 개구쟁이, 우울과 환희 사이를 오가는 미묘함 때문에 계속 눈이 갔다.

 

사람들이 이승윤! 이승윤!을 외치는 이유가 있었구나, 짐작이 가던 대목이었다. 많은 노래 중에서도 '비싼 숙취'가 특히 좋았다. 다채로운 이승윤의 모습이 잘 녹아든 노래라고 생각한다. 이승윤의 이번 공연은 풀버전으로 봐야 감동이 배가 된다. 유튜브에 풀버전을 올려주신 감사한 분이 계셔서 여기에 링크를 단다.

 

 

출처 : 유튜버 Prettymoon

 

 

이튿날은 1일보다 더 일찍 페스티벌장을 찾았다. 해가 가장 높게 떠 있는 2시 경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확실히 더운 날이긴 했다. 햇빛도 장난아니게 세서 해 지기 전까지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다.

 

이날의 관심 아티스트는 이디오테잎이었다. 더 지니어스 팬이라면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아티스트다. 단언컨대 더 지니어스의 흥행에는 이디오테잎의 곡이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지분율로 따지면... 30% 정도?

 

이디오테잎은 등장부터가 심상찮았다. 등장곡이 무려 'Melodie'. 이 노래를 실황으로 들을 줄이야! 온몸에 소름이 돋고 몸의 털이 쭈뼛서는 경험 덕분에 지금 있는 이곳이 더 지니어스 세계는 아닌지 혼동이 올 정도였다. 아마 더 지니어스의 팬이라면 이번 페스티벌에서 필자와 비슷한 감정을 느꼈으리라.

 

 

 

 

이후는 'Pluto'. 심장이 쿵쾅쿵쾅 뛰는 미친 노래다.

 

 

 

 

이디오테잎의 공연을 봤으니 더 지니어스 후속작이 나오지 않는 아쉬움은 당분간 묻어둘 수 있을 것 같다.

 

이날 김윤아의 무대는 페스티벌의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더없이 좋았다. 공연이 끝나는 9시까지, 잘 짜여진 한 편의 이야기를 보는 듯 했다. 인생을 관통하는 메시지를 여러 곡으로 구성한 무대는 아름답고 찬란해 목을 돌릴 수 없었다. 마른 침을 삼켜가며 화자의 목소리를 귀로 담아냈다. '끝까지 남아있길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였다.

 

많은 감각과 감정을 느꼈던 페스티벌이었다. 내가 모든 아티스트들을 잘 알고 노래를 즐겨 들었더라면 그 감동은 몇 배 이상이 됐을 테지만, 지금 정도의 감동만 느껴도 충분하다.

 

올해 6월을 이렇게 시작할 수 있어 감사하다. 올해 역대급 뜨거운 여름이 될 거라는 예고가 있던데, 지금 얻은 에너지로 여름 끝물까지 잘 살아봐야겠다.

 

 

[김재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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