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가깝고도 먼 엔터 브랜딩 [문화 전반]

글 입력 2024.05.27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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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산업과 브랜딩은 마치 슈뢰딩거의 고양이 같다. SM상, YG상 등 공고한 브랜드 이미지가 존재하는 한편 이렇게 쌓아온 브랜딩 자산은 하루가 멀다 하고 전해오는 각종 가쉽을 불식시키지는 못한다. 팬들은 이들의 지지기반인 동시에 강력한 적이다. 이렇게 엔터 산업은 모순된 두가지 상태가 중첩된 상태로 그들이 보유한 브랜드 이미지를 앞새워 소속 아이돌들을 하나의 브랜드로 키워내는데 열중이다.

 

다른 산업과의 차이점을 조금 더 들어보자면, 엔터 산업은 피드백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조금 마음에 안들어도 일단 쓰긴 써야하는 생활필수품이라거나 소위 '일반인 코스프레' 라는 말이 있을만큼 과시 소비를 부추길 만한 영역도 아니다.

 

또 서사가 곧 경쟁력이다. 정녕 21세기가 맞나 싶은 세계관, 멤버 각자의 심볼, 아니면 멤버들간의 끈끈한 관계성은 코어 팬을 확립하는데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 이에 더해 팬들과의 소통, 팬 끼리의 커뮤니티도 엔터 업계의 필수 덕목 중 하나이다. 이렇듯 엔터 업계의 브랜딩 자산은 너무 넓고도 깊어서 감히 코끼리의 꼬리만 만져보고 그 전체를 묘사할래야 할 수가 없다. 한 소속사에서도 각양각색의 개성을 가진 아이돌들이 나오고 또 이들은 매 발매하는 앨범, 콘서트, 자체 콘텐츠에서 정말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은 자신들의 철학, 비전, 그리고 가치를 반영한 명확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고 있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를 통해 팬들과의 정서적 연결을 강화하고, 브랜드에 대한 신뢰와 충성도를 높인다.

 

몇가지 예를 들자면, SM은 '문화 기술'을 강조하며, K-POP을 세계적으로 확산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다양한 문화와 기술을 접목하여 혁신적인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JYP는 '음악은 인간을 행복하게 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아티스트의 인성과 음악성을 강조한다. 건강한 엔터테인먼트를 지향한다는 것은 연습생 교육 프로그램과 구내식당 등을 보면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또 이들은 각각의 아티스트를 독립된 브랜드로서 관리하고, 그들의 고유한 스타일과 이미지를 개발하여 팬층을 형성한다. YG는 강렬하고 독특한 이미지를 가진 아티스트들을 배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빅뱅, 블랙핑크 등 YG 소속 아티스트들은 개성 있는 음악과 패션으로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구 빅히트인 HYBE는 BTS의 '성장 스토리'와 그들의 메시지를 통해 팬들과 깊이 소통하며, 음악과 사회적 메시지를 결합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그 중 요즘의 논란은 각설하고 '사명을 바꾼다'는 것이 정체성을 바꾸는 것임을 보여준 하이브의 리브랜딩 이야기를 담아보고자 한다.

 

HYBE는 BTS의 흥행과 함께 인지도를 쌓은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그 시작이다. 그러나 2021년 3월, BTS=빅히트 라는 공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아티스트와 콘텐츠를 아우르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성장하기 위해 리브랜딩을 결정하고 사명을 변경했다. 하이브는 "하이브리드"와 "벌집"의 의미를 결합한 이름으로, 다양한 음악과 콘텐츠를 통해 사람들을 연결하고, 창의적인 공간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한다. 그 당시를 떠올려 보면 팬들 입장에서는 사명의 변경이 과거를 청산하는 것 처럼 느껴져 못내 섭섭해 했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제는 빅히트보다 하이브가 대중에게 훨씬 익숙해졌다.

 

이 사명에 걸맞게 하이브는 새로운 비전으로 "음악을 기반으로 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기업"을 제시했다. 음악뿐만 아니라 다양한 엔터테인먼트와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제공하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는 기개를 물씬 풍기는 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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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는 여러 자회사를 통해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며 이 비전에 가까이 다가가는 듯 보인다. 음악 제작, 매니지먼트, IP 사업, 플랫폼 서비스 등을 포함하여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다양한 측면을 아우르는 사업 구조로 개편했다.

 

리브랜딩을 통해 하이브는 단순한 음악 기획사를 넘어, 종합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굳혀가며 기업 가치의 상승과 함께, 다양한 사업 기회를 창출하는 데 기여했다. 한편 비대해진 몸집만큼 군살도 많이 붙었다. 외연이 넓어질수록 내포는 줄어들게 마련, 이들이 새로 정립한 정체성이 굳건히 유지되고 또 대중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갈 수 있을지 순수한 궁금증이 떠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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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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