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이토록 친절하고 다정한 클래식 - 쇼팽으로 만나는 지브리 앙상블 [공연]

글 입력 2024.03.22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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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주의 시대 대표 작곡가 ‘쇼팽’의 이름은 워낙 익숙하지만 나를 포함해 실상 그의 곡들에 대해 해박하게 아는 이들은 적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클래식은 난해하고 어렵다는 편견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중고등학교 수업 시간에, 대학교 교양 강의에서 나름 여러 번 접했지만 실례 없이 이론 위주로 다루다 보니 그런 듯하다.

 

 최근 전국 투어로 돌아온 <쇼팽으로 만나는 지브리 앙상블>은 그러한 장벽을 가볍게 허무는 공연이었다. 대중들에게 친숙한 지브리 영화 OST를 빌려와 쇼팽의 곡들에 쓰인 기법들을 바탕으로 새롭게 편곡했다.

 

그리고 송영민 피아니스트를 필두로 국내외를 막론하고 활발하게 활동 중인 퍼스트 앙상블의 멤버들 임홍균, 박진수 바이올리니스트와 이신규 비올리스트, 박건우 첼리스트의 합으로 무대를 장악했다.

 

나아가 연주 시작 전 송영민 피아니스트의 상세한 해설이 곁들여져 음악에 문외한인 관객도 곡의 구성과 흐름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중 ‘인생의 회전목마’의 경우 지브리 OST 중에서도 워낙 잘 알려진 곡인데 폴란드 민속 춤곡의 우아하면서도 역동적인 리듬을 살려 편곡하니 새로운 감흥을 느끼며 즐길 수 있었다.

 

오래도록 뭉근한 여운을 남겼던 곡 조합은 공연의 문을 열었던 쇼팽의 ‘왈츠 7번 올림 다단조, 작품 번호 64-2’와 히사이시 조의 <마녀 배달부 키키> 중 ‘바다가 보이는 마을’이다. 곡 자체도 워낙 좋지만 몽환적이고 서정적인 분위기가 다가오는 봄의 기운과 잘 어울렸다.

 

쇼팽의 ‘왈츠 에튀드 3번 마장조, 작품 번호 10-3 이별의 곡’과 히사이시 조의 <천공의 성 라퓨타> 중 ‘너를 태우고’는 형용하기 힘든 노스탤지어를 자극하는 곡 조합이었다.

 

따뜻한 곡들, 친절한 설명이 어우러져 부담 없이 클래식을 접하고 이해할 수 있었다. 봄의 기운을 새롭게 감각하고 싶은 이들, 클래식에 쉽게 입문하고 싶은 이들, 편곡의 묘미를 즐기고 싶은 이들 모두에게 권하고 싶은 공연이다.

 

 

[김민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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