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자존감 좀 없으면 어때 - 약한 게 아니라 슌한 거야

글 입력 2024.02.22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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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 자아존중감의 줄임말. 검색 포털에 '자존감'이라는 단어만 입력해도 가장 먼저 뜨는 문장은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이다. 그만큼 요즘 사회에선 이 자존감 채우는 것을 필수불가결하게 여기고 있다. 요즘의 자기계발서들도 하나같이 나 자신을 인정하고 사랑하면서 자존감을 채우라고 얘기한다.


그래, 나의 멘탈 건강을 위해 자존감을 채우고 높이는 것은 타당하다. 그렇지만 이제는 그만 보고 싶은 단어다. 그렇게 열심히 자존감을 채운 후에는 꼭 무언가를 해내야만 할 것처럼 이야기 한다. 자존감과 함께 내 가치를 높여 대단한 아웃풋을 반드시 내놓아야만 할 것 같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꼭 받아야만 할 것 같다. 그렇게 해야될 것처럼 많이들 이야기한다.


우선 나는 지극히 보통 또는 그 이하라고 생각한다. '생각한다'라는 표현 때문에 주관적인 것 같지만 객관적으로 따진 결과다. 몇 가지를 예시를 들어보겠다.


- 성격이 좋은가? 성격 좋은 사람이 메신저 친구 수가 20명도 안 되진 않을 것이다.

- 외모가 뛰어난가? 그랬다면 연예인은 못 되더라도 인플루언서나 BJ, 스트리머와 같이 얼굴을 내놓고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또, 다른 사람들이 나를 설명하는 단어는 "착해" 그 이상 이하도 없다. (착하다는 표현은 정말 할 말이 없을 때 사용하는 일종의 돌려막기다)

- 그렇다면 지금 하는 일에 어떠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가? 그것도 아니다. 전문성이 있었다면 훨씬 더 높은 연봉을 받고 있었을 것이다. 내가 하는 일은 다른 사람이 몇 달만 꾸준히 해본다면 누구나 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대체가 가능하다.

- 글 쓰는 것도 마찬가지. 내 글이 어디가서 팔리거나 인정 받을 만한 글은 아니다. 정말 글을 잘 썼다면 블로그 포스팅 조회수 1, 2 따위가 아니라 글밥으로 먹고 살고 있었을 것이다.


한없이 부정적이고 우울해 보이지만 지극히 사실을 적시한 부분이다. 그렇다고 불행 대결을 펼쳐서 이기고자 한 말도 아니다. 내가 평균 또는 거기에 못 미치는 것은 사실이고, 정말 합당하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나열했을 뿐이다.

 

앞서 얘기했듯이 자존감을 키우려는 게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다. 나 역시 자존감이 높으면 좋다고 생각하고, 자존감을 채우려고 별의별 짓을 다 해봤다. 상담도 받아 보고, 책도 많이 읽었고, 강연 영상도 많이 봤다. 그런데 한 번, 아니 두 번이나 나락까지 떨어진 자존감은 올라가는 방법을 잊어버렸다.


그런데도 살아가고 있다. 내 삶에 100% 만족하며 산다곤 할 순 없지만, 어디 가서 남들에게 "난 왜 이렇게 못 났을까?"라고 징징대며 살지는 않는다. 집에 가고 싶다고 징징대는 거 빼고.. 안목을 튼 사람이 있으면 절친해지지는 못해도 나쁜 사이로 지내지는 않으려 하고 있고, 일을 시키면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한다.


[난 예쁘지도 않고, 성격도 좋지 않아서 사랑 받을 자격이 없어]에서 [아니! 나는 충분히 사랑 받을 만한 사람이야]라는 보편적인 생각 전환이 아닌, [맞아, 나 예쁘지도 않고 성격도 안 좋아서 사랑 받을 자격 없어. 근데?]라는 식의 남들과 조금 다른 방식으로 나를 지키게 되었다.

 

나는 명백히 자존감이 없다. 그렇지만 나를 포기했단 뜻도 아니다. '그냥' 그렇게 살고 있다. 현재 상황에 순응하며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물 흐르듯이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자존감이 없는 사람의 가장 큰 단점은, 자존감 없음을 이야기하면서 타인의 자존감도 함께 깎아먹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없으면 없는 대로 살아가는 사람도 있지 않겠는가? 그런데 미디어에서, 매스컴에서, 그 자존감이라는 것이 없단 이유 단 하나로 안그래도 초라한 나를, 더 보잘 것 없는 사람처럼 보이게 만든다.

 

 

<내가 좀 별로면 어때>


스쳐 갔던 사람들 중 누군가는 나를 괜찮은 사람으로, 또 누군가는 별로였던 사람으로 기억할 테다.

괜찮은 사람으로 기억되는 건 분명 기분 좋은 일이지만,

또 한편으론 그 단면이 전부가 아님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래도 나라서...

가끔은 되게 별로였던 사람으로 기억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다.

그것 역시 내 전부는 아니라서,

꽤 근사한 비밀을 간직한 것 같거든.

 


지금 내 모습처럼, 자존감 없이도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도서 <약한 게 아니라 슌:한 거야>를 추천한다. '슌'의 뜻은 예측불허한 삶이 그저 순풍을 타고 흘러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은 저자의 필명이다. 또, 그 안에 쉽게 부서지지 않는 삶의 자세라는 뜻도 함께 담았다.

 

지금 내 상태에서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지금도 괜찮아'라는 말이 더 위로가 되고 공허함을 채워줬다. 타인이 보기에 어딘가 다소 부족해보이는 내 모습도 '나'다. 그렇지만 남들에게 폐 끼치는 게 아니라면 문제될 것이 있을까? 이런 모습도 '아무 이상 없음'이라고 확인받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약한 게 아니라 슌:한 거야>가 대신 말해준 것만 같았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높은 대로, 없는 사람은 없는 대로 모든 사람들이 그저 각자 살아갈 수 있으면 싶다. 내가 물론 그렇게 되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다.

 

 

약한게아니라슌한거야_표지 평면.jpg

 

 

[배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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