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캐릭터 뒤의 사람을 만나다 -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 V.15

글 입력 2023.07.17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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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SIFV.15_포스터.png

 

 

같은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행사는 공기부터 다르다. 모임이 그렇고, 콘서트가 그렇고, 행사가 그렇다. 그러니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이하 서일페)에 늘 지대한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서일페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내가 주로 관심이 있는 것은 드로잉이나 풍경화인데, 서일페는 어쩐지 캐릭터만 가득한 행사라는 이미지가 박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친구는 다르다. 예쁜 캐릭터가 그려진 반짝반짝한 일러스트를 좋아하는 친구는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는 일러스트레이터들의 엽서와 스티커, 타로 카드 등을 사 모으기를 좋아했고 그의 집에는 온갖 일러스트 관련 굿즈가 들어 있는 두꺼운 클리어파일이 책장 두 칸을 빠듯하게 채우고 있다.

 

서일페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순간 나는 곧장 그 친구에게 연락을 했다.

 

 

3. 현장사진.jpg

 

 

행사에 가기 며칠 전부터 친구는 부스 배치도를 보며 열심히 동선을 짰다. 혹시 빠진 것들이 있나 싶어 수정에 수정을 반복했기에 정확한 동선표는 전날 밤에야 나왔다.

 

나는 다른 친구가 부탁한 부스 한두 군데만을 기억해둔 후 별 기대 없이 코엑스로 향했다. 들뜬 표정으로 줄을 선 사람들 사이에 이상하게 아무 생각이 없어 보이는 사람이 있었다면 아마 나일 것이다.

 

이후로 행사장에서 빠져나오기까지는 3시간이 조금 넘게 걸렸다. 친구가 짠 동선을 따라다닌 데 한 시간, 이후 행사장을 꼼꼼히 둘러보는 데 두 시간이 걸린 것이다. 친구는 목표했던 것들을 모두 사고도 모자라 과소비라는 말이 어울릴 만큼 두 손이 가득해졌다.

 

마지막 삼십 분은 “그만 사야 하는데...”를 중얼거리면서 걸음을 멈추지 못하는 모습이 웃기기도 했다. 사실 내 손도 그렇게 가볍지는 않았다. 친구들에게 줄 선물과 예상치 못하게 사 버린 것들이 꽤 있었기 때문이다.

 

 

2. 주제관.jpg

 

   

당초 나의 예상과는 달리 행사장에는 여러 부수적인 프로그램들이 있었다.

 

단순히 일러스트 부스들을 나열한 행사가 아니라는 듯 글로벌 기획관과 방콕일러스트레이션 리뷰어 전시, 라이브 드로잉, 아티스트 토크처럼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특히 Boyance 작가의 라이브 드로잉이 인상적이었는데, 작업 중간중간 자신의 작품을 구경하는 관람객들에게 직접 해설을 해주기도 하는 모습을 보며 작가도 관람객만큼이나 오프라인에서의 만남을 기꺼워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창작자에게 가장 힘이 되는 것은 누군가의 시선이다. 오직 자신만이 보는 그림은 매몰되기 쉽다. 글에 독자가, 영화에 관객이 필요하듯 그림에도 감상자가 필요하다. 부스를 도는 관람객의 관심 어린 눈길, 평소 그림을 잘 보고 있었다는 오프라인의 팬은 작가로 하여금 붓을 꺾지 않을 이유가 된다.

 

나의 그림을 사랑하는 사람이 나 뿐만이 아니라는 사실이 마음을 채우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작품이 팔리는 순간은 또 어떠한가. 실체적인 이득을 본다는 것은 내가 그린 그림에 그만한 가치가 있음을 타인이 증명해주는 것과 다름없지 않나.

 

그래서 캐릭터 뒤의 사람은 늘 캐릭터 앞의 관람객을 만나기 희망하는 것일 수도 있다.

 

창작자에게는 응원을, 팬에게는 반가움을 선물해주는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의 앞날을 더욱 기대해 본다.

 

 

[김지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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