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감각적으로, 일순간에 읽어내는 합스부르크 역사 - 도서 '명화로 읽는 합스부르크 역사'

글 입력 2022.11.06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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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스부르크-표지평면.jpg

 

 

이 책에 눈길이 간 가장 큰 이유는 뮤지컬 ‘엘리자벳’을 가장 좋아하는 작품으로 꼽는 한 명의 뮤지컬 관객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 작품을 접하기 전까지 오스트리아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하지만 빈 뮤지컬을 관람하게 되면서 오스트리아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그중에서도 오스트리아의 마지막 황후였던 엘리자벳의 삶에 주목했다. 하지만, 그녀의 삶은 우리나라에 별로 알려진 것이 없었고 얻을 수 있는 정보 또한 매우 제한적이었다.

 

 

131.jpg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국장

 

 

엘리자벳 황후가 속했던 합스부르크는 세계적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끼쳤던 왕조였다. 이에 어느 정도 알고는 있었지만, 파편적으로 나누어져 있던 부분들이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 하나로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특히, 지금까지 합스부르크의 영향력과 그들이 만들어낸 결과에 대해서만 알고 있었는데 합스부르크 왕조의 시초 부분이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13세기 대공위 시대에 선제후들은 어쩔 수 없이 최대한 무능하고 자신들의 꼭두각시가 될 만한 남자를 황제로 골랐다. 그렇게 선택된 인물이 합스부르크 백작 루돌프였다. 선제후들에게 루돌프는 안성맞춤인 인물이었다. 가진 것은 알프스의 빈약한 영토밖에 없는 데다 나이도 55세로 많았고, 재산도 얼마 되지 않아 전쟁을 일으킬 능력도 없어 보였다. 황제라는 이름만 던져주면 무급 명예직이라고 좋다고 꼬리를 흔들며 충성을 바치고, 일이 잘못되어 봤자 다른 제후들에게 위협이 되지 못하리라 생각했다. 이 시점에서는 그 누구도 루돌프의 야심과 저력을 깨닫지 못했다. .......

 

루돌프 1세는 마르히펠트 전투로 보헤미아를 손안에 넣고 곧이어 오스트리아 일대도 자신의 영지로 삼았으며, 스위스 산속에서 오스트리아로 본거지를 옮겼다. 신성로마 황제의 자리를 합스부르크가가 세습할 수 있도록 그의 남은 10년의 인생을 모두 쏟아부어 싸웠다.

 

- 본 책, pp.16-23

 


이를 시작으로 합스부르크 가에서는 여러 명의 인물들이 뛰어난 정치력을 기반으로 자신들의 기반을 더욱 확고히 해 나갔다. 이런 역사적 흐름들이 이미 익숙한 초상화 같은 회화와 함께 펼쳐지니 단순히 나열된 역사적 흐름을 읽어내는 것이 아니라, 보다 감정적으로 이입할 수 있게 됨으로써 마치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합스부르크의 역사가 너무나도 방대하기 때문에 이를 한 권의 책에서는 다 다룰 수 없다는 한계 때문에, 주요 인물들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전쟁은 다른 이들에게 맡겨라.

너 행복한 오스트리아여, 결혼하라”

 

이 말은 합스부르크가의 가훈이라고 한다. 뮤지컬 ‘엘리자벳’에서 소비 대공비가 자신의 아들 프란츠 요제프의 혼약을 추진할 때 이 말을 크게 외친다.

 

이처럼 합스부르크가는 결혼을 통해 자신들의 가문의 세력을 유지했기 때문에 결혼은 그들에게 개인과 개인과의 사랑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가문과 가문 간에 정치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었다. 이에 그들은 여러 유전병을 가지게 되고 이것이 후대에 세습되게 되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위대한 영향력과 힘을 가지고 있던 합스부르크 또한 변해가는 세상에서 그 존재를 유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프랑스 혁명을 시작으로 합스부르크 왕가 또한 점점 무너져 가기 시작했다. 실제로는 마지막 황제는 아니지만, 실질적으로는 마지막 황제였던 프란츠 요제프는 이렇게 망해가는 제국을 살리기 위해 밤낮으로 일했지만 결국 제국의 몰락을 막을 수는 없었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막강한 가문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개인으로서의 정체성은 버리고, 한 나라의 황제 또는 황후로서 그들의 가문과 나라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 가문 속 개인의, 어찌 보면 불행했던 그들의 삶이 다가온다.

 

패전국의 어린 왕자가 처형될 때 “왜?”라고 묻자 “왕의 자식이기 때문”이라는 대답이 돌아온 그리스 비극처럼 운명은 아무런 죄도 없는 아이들에게 너무도 잔혹했다.

 

 

[김소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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