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순수의 시선을 통해 보는 전쟁의 민낯 – 연극 '위대한 놀이' [공연]

글 입력 2020.06.06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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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주제로 한 공연을 본 경험이 많지 않다. 지금 생각나는 것은 2년 전에 관람했던 연극 ‘벙커 트릴로지’인데, 공연을 보면서 똑바로 보고 있기 힘들 정도로 잔혹한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공연이다.


‘벙커 트릴로지’에 나오는 인물들은 전쟁에 참여한 병사들이다. 하지만 완전한 어른이라기엔 아직 어린, 청년들이었다. 전쟁으로 인해 파괴되는 그들의 삶과 꿈, 그리고 관계를 보며 전쟁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자비한 것인지를 느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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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누구에게든 아픔을 주는 것이겠지만, 특히 아이들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일일 것이다. 연극 <위대한 놀이>에서는 어린 소년들의 순수한 시선에 포착되는 전쟁의 맨 얼굴을 보여준다.



연극 <위대한 놀이>는 밀란 쿤데라에 비견되는 세계적인 소설가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베스트셀러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을 원작으로 극단 하땅세만의 ‘연극 만들기’로 풀어난 수작이다. <위대한 놀이>는 소설원작의 전체 이야기 중 쌍둥이 형제의 작문 노트에 주목했다.



작문 노트에는 소년들의 시선에 비추어지는 전쟁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의 현실’로서 담아낸다. 성인이 된 나에게조차 전쟁이라는 단어는 공포의 이미지를 불러일으키는데, 어린 소년들이 직면한 전쟁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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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를 비롯한 등장인물들은 ‘테이프’를 사용한 놀이적 방식을 통해 가상의 구역을 만들어 내거나, 없앤다. 빈 무대 위 ‘테이프’로 만들어 낸 국경, 분리, 민족 등 구별 지음의 경계선이 상상적 공간을 구성하고 지워간다.



전쟁이라는 주제와 어울리지 않는 듯하게도, 연극 <위대한 놀이>에서는 테이프를 사용한 놀이적 방식을 차용한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놀이가 아니다. 제목에서 보여지듯 ‘위대한 놀이’이다.


테이프로 만들어진 국경, 분리, 민족 등의 구별은 단순히 놀이적 의미로만 남지 않을 것이다. 그것들은 더욱 굳건한 경계선이 되어 전쟁의 부끄러운 민낯을, 그 현실을 드러낼 것이다.


여기서 어린 쌍둥이 형제의 존재는 주제 의식과 배경을 한층 강화시키는 극적 장치가 된다. 아이들은 순수한 삶을 살아가야 할 존재들이 아닌가. 전쟁 속의 아이, 아이의 눈에 비친 전쟁. 순수의 시선 속에서 증폭될 전쟁의 참상이 어떻게 표현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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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위대한 놀이>는 2017년 연극계를 뜨겁게 달궜던 연극으로, 2020 창작산실 ‘올해의 레퍼토리’ 선정작으로서 돌아온다.


제 10회 대한민국연극대상 ‘대상(문화체육부장관상)’,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 3’ 한국 연극협회 ‘올해의 베스트 7’ 수상 등의 화려한 기록을 남겼던 극단 하땅세의 연극 <위대한 놀이>는 2020년 6월 18일부터 28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

 

<위대한 놀이>는 대도시의 공습을 피해 국경지역 할머니 집에 맡겨진 쌍둥이 형제의 이야기이다.
 
국경지역 소도시 할머니 집에 남겨진 쌍둥이는 전쟁터 한복판에서 매일매일 살아가는 법을 다시 배운다. 이미 학교는 문 닫았고 성당의 사제도 굶주리고 있다. 이 소도시에는 유태인 학살의 임시 수용소가 있으며 매일매일 거리에는 독일 군인과 끌려가는 유태인 행렬이 가득하다.
 
술집에는 팔과 다리가 잘린 군인들이 술에 취해 노래를 부르고 있다. 쌍둥이들은 자신들만의 생존법으로 어른들의 전쟁터에서 살아남는다. 전쟁이 끝나고 '해방군'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군인들이 들어오고 '혁명'이라는 이름으로 할머니의 집과 재산이 몰수된다. 쌍둥이들의 생존은 또다시 문제가 된다.
 
그리고 전쟁터에 나갔던 아버지가 돌아온다. 그는 전쟁포로였다가 풀려났지만 해방된 조국에서도 여전히 쫓기는 몸이다. 아버지는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로 가고자 한다. 쌍둥이는 아버지를 돕기로 한다.


- 시놉시스

 

 


 

 

위대한 놀이

- 2020 창작산실 '올해의 레퍼토리' 선정작 -


일자 : 2020.06.18 ~ 2020.06.28

시간
평일 8시
토 3시, 7시
일 3시
월 공연 없음

장소 :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티켓가격

전석 30,000원

  

제작

극단 하땅세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연령
만 14세 이상

공연시간
80분




 
극단 하땅세
 
 
'하늘을 우러러보고, 땅을 굽어보고, 세상을 살펴본다'는 공동체 작업을 통해 터득한 사유의 정신과 '하늘부터 땅끝까지 세게 간다'는 '맨몸'으로 연극에 임하는 용기와 땀, 창의성의 힘을 바탕으로 창작하는 극단이다.
 
<시간을 칠하는 사람>, <그때 변홍례>, <위대한 놀이>, <타이투스 앤드로니커스>, <천하제일 남가이>, <파리대왕>, <파우스트 I+II> 등 개성 있는 작품들을 창작하며 다양한 계층의 관객들로부터 호평뿐만 아니라 국내외 유수의 연극제에서 작품상, 연출상, 연기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송진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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