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그' 밭 위의 자유 - 팜 FARM [공연]

연극의 리얼리티에 대해
글 입력 2020.05.2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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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 포스터.jpg



최근 연극을 관람할 기회를 자주 얻게 된다. 이번 연극의 제목, FARM. 밭이다.


그러고 보면, 내게 연극은 대학로의 인기 연극 몇 개를 본 기억이 전부이다. 그때를 돌이켜보면, 미안한 말이지만 그리 큰 ‘감명’을 받진 못했던 것 같다. 아, 물론 눈 바로 앞에서 펼쳐지는 연기는 충분히 신선했지만 말이다.


맨 앞줄에 앉아 있다 보니, 배우가 내게 눈빛으로 신호를 보냈다. 어떤 호응을 유도하기 위해, 사전작업을 하는 것이리라고 나는 당시 생각했다. 차피 내가 그에게 응해, 해주어야 할 것이 그리 대단치는 않을 테니 고개를 끄덕인다. 실로 내가 한 일은 간단했다. 관객 전반을 유도하기 위한 어떤 질문을 맞대하여, 그렇노라고 긍정의 대답을 준 것이 전부.


연극은 그렇게 신선한 경험으로 기억에 자리 잡았다. 눈 바로 앞에서 몸이 움직이고, 눈빛이 휙휙 바뀌는 그런 생동감으로. 더욱 엄밀한 사실성이 보장되고, 또 그렇게 요구되는 영역인 영상 장르와는 분명 다른 맛이다, 이건. 

 

대표적인 다른 영상 장르인 영화와 비교해보았을 때 더욱 선명히 부각되는, 극 예술의 리얼리티. 극예술이 가질 수 있는 리얼리티, 즉 사실성은 조금 여유롭게 느껴진다. 달리 말해, 엄격한 사실성이 요구되는 장르는 아니라고 여겨지는 것이다. 애초 무대 위의 소품과 장치들로는, 여기 우리 있는 세계를 그대로 재현할 수 없음을 모두가 알고, 승인하고 있기 때문이겠다.

 

그것은 연기자의 열정과 연출자의 가능한 한 최선의 고려와 관객의 기꺼운 동의로 이루어지고 보충되는 것은 아닐까. 모두의 승인과 노력을 통해 피어날 수 있게 되는, 우리의 상상력을 통해 더욱 넓어질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닐까. 나는 그런 생각을 한번 해보게 된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서, 극예술은 조금 더 과감하게 실험적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기꺼운 승인과 기꺼운 상상의 특성.



팜 공연 사진  (7).jpg

 

 

해당 공연의 보도자료에서는 이번 작품을 아래와 같이 소개하고 있다. 

 

일본의 극작가 마츠이 슈의 괴상한 작품세계를 무대 위에 입체적으로 세우기 위해 배우들은 이재영 안무가와 함께 일상을 쪼개 놓은 듯한 독특한 규칙을 가진 몸짓을 찾아냈다. 배우 각자만의 독특한 호흡으로 가득 찬 비일상적인 몸짓은 반복과 해체를 거듭하며 연극적 힘을 만들어낸다.


또한 `프로젝트 내친김에`의 미술팀은 키치하면서도 다채로운 미장센으로 일상의 순간을 잡아내 미술적으로 극대화시키고, 연출은 그 찰나를 비틀어 무대를 찾아 온 관객들 앞에서 비일상적 환상을 만들어내고 또 순식간에 무너뜨리며 이야기를 재치 있게 그려낸다.


한 관객은 "신체 표현은 말과는 또 다른 층위의 `언어`가 되어 있었다."며 작품 속 배우들의 움직임에 대해 극찬을 표하기도 했다. 이재영 안무가는 "일상의 행동들을 집요하게 관찰하여 하나의 행동이 어떠한 과정을 통해 구성하는지 파악하고 그 모든 과정들을 나눠서 표현하는 방식으로 비일상적 무대 언어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움직임을 위한 움직임이 아닌, 또 다른 언어로서 작용하는 신체 움직임 역시 <팜(Farm)>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이다.


사람의 온기가 귀해진 지금, 배우들의 땀방울과 숨으로 가득 찬 이 연극이 우리 관객들에게 어떤 의미를 선사하게 될지 기대해볼만 하다.



팜 공연 사진  (1).jpg

 


유전자 재조합으로 태어나 너무 일찍 어른이 되어버린 `오렌지`의 이야기. 분절의 움직임으로 만들어 낸 비일상적 언어│김정 연출 x 이재영 안무가. 만화적 미장센으로 그려낸 기상천외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무대. 연극, FARM의 캐치프레이즈이다.


더욱 실험적일 수 있는 장르인 극예술, 배우들의 열정으로 채워지는 공간 예술인 극예술. 나는 이러한 짐작을 가지고 이제, 그 열정의 공간 위 짜이는 해체와 비일상의 무대를 맞으러 간다.


<팜(Farm)>은 유전자 재조합으로 태어나 평생 남을 위한 땅(farm) 역할을 해오다 외롭게 죽어가는 한 아이의 이야기이다. 아이는 죽음 직전에야 단 한 순간의 자유를 맛본다. 그 밭에선, 어떤 작물이 피어오르고 있을까. 그 아이의 밭과 연극의 밭에서 피어날 작물을 자꾸 궁금해하며 나는 극장으로 향해야겠다.


 


 

팜 Farm
- 2020 극단 프로젝트 내친김에 -


일자 : 2020.06.05 ~ 2020.06.14

시간
평일 8시
주말 3시
월 공연 없음

장소 :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티켓가격

전석 30,000원

  

제작

프로젝트 내친김에

 

협력

페스티벌 도쿄 (FESTIVAL/TOKYO)


관람연령
만 16세 이상

공연시간
120분

 



 
극단 프로젝트 내친김에
 
 
[프로젝트 내친김에]는 2014년 결성된 젊은 연극인 집단입니다.
 
[프로젝트 내친김에]는 지금, 우리의 이야기를 하고자 모인 배우, 연출, 작가, 스텝들로 구성되어있습니다.
 
[프로젝트 내친김에]는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무대언어를 찾고자 합니다.
 
[프로젝트 내친김에]는 진실하고 집요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펼쳐보고 싶은 모든 작업자들과 함께 합니다.
 
[프로젝트 내친김에]는 연극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강렬한 체험의 순간을 찾아내고자 합니다.
 

[서상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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