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강의를 ‘특별하다’고 칭하는 이유는, 매 수업 명상 음악을 들으며 20분 동안 명상을 하기 때문이다. 사실 강의계획서에 ‘매 수업 명상 체험’이라는 항목을 봤을 때는 그저 ‘신기하다’는 생각이었는데, 첫 수업을 들으러 가는 길에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 수업을 듣기 전까지 한 번도 의도적으로 명상을 한 적이 없었음을 깨달았다. 의도치 않게 멍을 때리고 이를 명상으로 지칭했을 뿐.

수업에 가자, 정말로 잔잔한 명상 음악과 함께 나긋나긋한 목소리의 유도문에 집중하며 명상을 하는 시간이 주어졌다. 유도문에 몸과 마음을 ‘이완’시키라는 말이 굉장히 많이 나왔는데, 교수님의 설명에 의하면 이완이란,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상태로 가는 것’이라고 한다. 최대한 편안한 자세로 앉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몸을 편안한 상태로 만들고 이를 통해 마음마저 편안해지는 상태로 만드는 과정이 ‘명상’인 셈이다.

교수님께서 명상 체험을 하기 전 ‘이완’을 통한 명상에 관해 설명을 하시면서 강조하신 문구가 있는데, 굉장히 인상적이어서 소개하고자 한다. ‘Let it go, Let it be’. 마음을 어지럽히는 것들은 놔주고(Let it go), 몸과 마음의 편안한 상태를 허락(Let it be)하라는 의미의 문구다.

개인적으로 ‘Let it be’ 부분이 인상적이었는데, 공부할 때나 일을 할 때나 늘 정신을 바짝 차리라는 이야기만 들어왔던 내게 무방비 상태를 허락하라는 지시가 굉장히 생소하게 다가왔다.

늘 정신을 바짝 차리면서 살아가는 게 힘들고 어렵다는 말을 많이 하면서 생활해온 나였기 때문에 반대로 무방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직접 명상을 체험해보니, 완전한 무방비 상태란 정말 도달하기 어려운 상태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명상하면서 유도문에 따라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몸을 편안하게 만들면서 오직 그것에 집중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러한 집중은 반복적으로 깨졌다. 내가 명상 음악과 유도문에만 집중하고 있음을 자각하는 순간 ‘이 상태를 계속 유지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떠올랐고, 그럴 때마다 역설적으로 집중이 깨졌기 때문이다. 25분의 명상 시간 동안 5번 정도 집중과 그 집중의 깨짐을 경험한 것 같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내가 평소에 얼마나 무방비 상태와 거리가 먼 상태로 살아왔는지 체감이 되었다. 그리고 무언가를 이루겠다는 목적의식을 가지고 이를 위해 얼마나 쫓기는 기분으로 달려왔는지도 깨닫게 되었다.

깨달았으니, 이번 한 학기 동안이라도 지속해서 명상을 하며 내 몸과 마음에 편안함을 허락하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한 학기 뒤에는 편안함으로 포근해진 내 삶을 발견할 수 있길 간절히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