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더 지라드에게 흥미로웠던 것은 곰을 의인화 한 21세기 컬렉션 토이의 선구자인 베어브릭과 호두까기 인형하면 생각나는 바로 그 목각인형으로 이미 국외, 국내에 탄탄한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음악 및 내가 흥미로워 하는 것들 외에 요즘 흐름에 맞는 유행이나 사람들이 갖는 취미를 전혀 알지 못하는 나로서는 20세기 모더니즘의 선구자 알렉산더 지라드란 디자이너 능력에 감탄스러울 뿐이다. 그가 톨페인팅이라고도 불리는 ‘포크아트’ 수집가, 다시 말해 가구나 주방용품 등을 장식하기 위해 그림을 넣는 것의 일종인 포크아트 수집가로도 알려져 있다. 그래서일까? 베어브릭이나 목각인형도 ‘수집의 욕구’를 자극할 수 있는 것들로 지라드가 현대인들의 옛 감성을 잘 이해하면서도 그의 세련된 감각을 접목시켰다고 생각한다.

내가 느낀 그의 특징은 디자이너로서의 출중한 감각도 감각이지만 알렉산더 지라드의 환경, 미국인 어머니와 이태리, 프랑스에 뿌리를 둔 아버지에게 문화적으로 많은 영향을 끼쳤으리라 생각된다. 그 영향력이 지금의 지라드의 예술적 감각에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아메리카 감성과 유럽의 감성 그리고 알렉산더 지라드가 오랜 도시생활 및 여행을 하며 몸소느낀 경험들이 조화를 이루어 20세기 모더니즘 디자인의 한 획을 그은사람으로 완성시켰다고 본다.

AHG college drawing AA School of Arcitecture

1925-1926, 77 x 105 x 3 cm

이번 알렉산더 지라드의 전시는 총 4부로 나뉘어 전시된다고 한다.

미리만나보는 지라드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선명하고 뚜렷했다. 거기에서 오는 안정감은 마치 바로크 시대 작곡가 '바흐'를 연상케했다. 바흐의 음악을 들어보면 정돈된 느낌이지만 명료함이 느껴지는데 지라드의 작품을 보자마자 바흐의 곡이 떠오를정도였다. 시대는 다르지만 예술이 유기적으로 통하는 무엇인가가 있다고 느낀 지라드의 작품이었다. 아마 유럽의 감성이 아닐까.

Love Heart, Environmental Enrichment Panel #3017

1971, 134 x 129 x 0,3 cm

Alexander Girard working on the corporate design for Braniff International Airlines, 1965

2부와 3부에서는 허만 밀러사(Herman Miller)의 텍스타일 디자인 디렉터로 근무했던 때 탄생한 작품들과 토털 디자이너로서 브래니프 항공사를 비롯한 워싱턴 거리의 디자인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다방면으로 출중했다는 사실이 그가 감각적인 디자이너라는 사실 외에 엄청난 호기심을 가진 매우 진취적인 사람임을 추측하게 되었다.

그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호기심과 시도 자체는 시대와 사람을 읽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The Nativity(Poster)

1962/63, 84 x 56 x 3 cm

마지막 4부는 초기에 언급한 '포크아트' 수집가로서의 그를 볼 수 있다.

알렉산더 지라드의 포크아트는 내가 가장 기대하는 것 중에 하나인데 감각보다는 수집하고자 하는 원초적 욕망을 보면서 진짜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작품에서 구성적이지만 기하학적이면서도 굉장히 추상적인 패턴과 색상들은 우리들에게 어떤 영감을 줄지 그 또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