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인기’있다는 것

  우리는 ‘인기’에 연연하기로 했습니다. 아실지 모르겠지만 생각만큼 서울은 인기 있는 곳이 아닙니다. 서울의 인구 유출은 작년 한 해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사람들은 모든 가치가 돈을 기준으로 일렬종대하는 곳을 배제하기 시작했습니다. 서울인기 페스티벌은 그들을 뒤따라 도망치기 전에 생각해낸 질문입니다. 서울은 돈의 번역어인 인기 말고 사람의 기운을 뜻하는 ‘인기’마저 사라진 도시일까? 전자의 고민이 바깥을 향한다면 후자의 고민은 안을 향합니다. 스스로의 '인기'를 고민하는 사람은 필연적으로 고독합니다. 서울인기 페스티벌은 고독하다는 것, 그래서 스스로의 자리를 고민하고 개척해나가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는 음악가, 단체, 모임, 조합이 함께하는 행사입니다. "우리가 인기가 없지 '인기'가 없냐"고 자문하는 분들과 함께 단 하루라는 제한된 시간을 증폭시킬 수 있는 일종의 매체로서의 맥락과 단 하루 동안의 충만한 경험을 선사할 치밀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8월 6일 한강 난지 지구에서 펼쳐질 서울인기 페스티벌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우리가 좀 있어봐서 아는데, ‘인기’는 아무리 많아도 지겹지가 않더라고요.

MUSIC

서울인기는 음악 프로그램의 관점 또한 ‘인기’입니다. 2016년 서울에 산다는 것을 실감하게 하는 음악가와 디제이를 떠올렸습니다. 외국인 친구가 “한국에 재밌는 음악 좀 있어?” 라고 물으면 주저 없이 떠올렸을 이름들이랄까요. 오래되었든 잘 알려지지 않았든 그 이름이 선뜻 떠오르는 게 ‘인기’ 음악가이자 디제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단순한 접근이었지만 터무니없지는 않았습니다. 이름으로부터 역으로 그 작업과 활동을 돌아보건대 과연 음악만이 아닌 그 음악이 전파되는 방식과 자리까지 스스로 만들어온 분들이었습니다. 저희는 이런 관점에서 여러분을 모십니다.

 

GROUP / MARKET

서울인기페스티벌은 음악페스티벌이 아닙니다. ‘인기’의 의미에 부합하는 사람들의 가상공간입니다. 저희는 주변에 다양하고 ‘멋’지게 살아가고 있는 방법들을 지켜보았습니다. 그런 기운들을 초대하였습니다. 유명하지만 유명하지 않고, 인기는 없지만 인기 있어야만 하는. 왜 인기가 있는지에 대해 말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