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본 공연 중 가장 어린 아티스트였다고 할까? 유럽 어린이 성가대를 만난 듯한 2016년 3월에 관람한 마지막 공연 <뮌헨소년합창단>은 천진난만, 천지무구라는 사자성어가 떠오르는 듯한 공연이었다.

스물일곱 명의 독일 소년들이 함께 단체복을 입고 무대에 올라 다양한 레퍼토리의 곡을 선사해 준 이번 공연은 뮌헨소년합창단의 첫 내한공연이자 처음 한국을 방문했다며 각 멤버들의 소개와 이번 공연의 기대를 가득 담아 적어 좋은 프로그램 북에는 그들이 보여줄 프로그램들이 상세히 적혀 있었다.

사실, 소년합창단의 전문 공연이 이번이 처음인 나에게, 그들의 목소리가, 변성기 이전의 목소리의 잠재력이 얼마나 대단한 지 알 수 있었던 공연인데 특히 뮌헨시의 풍부한 지원으로 조성된 뮌헨소년합창단은 6세부터 14세까지 변성기 전의 소년들을 대상으로 엄격히 음악 훈련을 받게끔 한다고 한다. 지휘자 랄프 루드비흐(Ralf Ludewig)과 그를 따라 반주자로 나온 안톤 바스(Anton Waas)는 오랫동안 다져진 파트너십을 유연하게 보여주며, 소년들의 목소리와 연주를 이끌어갔다.

1부에서 들려준 곡은 총 14곡인데, 성가부터 슈베르트, 모차르트, 비발디 등 유명 클래식 음악과 민요 등 으로 구성된 시간에서는 정통 있는 유럽음악의 정수를 소년들의 목소리로 감상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성당 어린이 성가대 같았던 분위기를 자아냈던 프로그램에서는 기존 내가 알고 있거나, 알지 못했던 곡들을 새로운 면모에서 감상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곡은 로시니(G.Rossini)의 고양이 이중창(Katzenduett)로 16~17세기 유행하던 고양이 음악회를 모티브로 고양이 울음소리로 대화를 이어가는 듯한, 우화적이면서도 어린이들이 내는 고양이 소리가 매력적인 곡이었다. 아울러 1부 마지막 곡으로 들려준 아리랑은 관객들의 박수를 독차지하였다.

인터미션이 끝나고 2부에서는 팝송과 영화 OST 등 쉽게 접했던 대중음악을 중심으로 무대를 선보였는데, 확실히 1부보다는 친숙하면서도 익숙한 분위기로 진행되었다. 공연 중 게스트로 크로스오버 보컬리스트인 길한나씨가 ABBA의 , Michael Jackson의 와 마지막 곡인 Queen의 를 함께 했는데, 소년들의 합창과 어울러진 목소리는 무대를 가득 열기로 채웠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Heal the world는 어린이들을 단독으로 불렀으면 더 좋았을 것 같은 아쉬움도 적어본다.)

 

모든 정규 프로그램이 끝나고, 앵콜로 세네곡 정도로 남은 아쉬움을 더해주며 3월의 마지막 주 수요일의 밤을 마무리 지었던 <뮌헨소년합창단 내한공연>. 3월 30일 인천공항 정기공연을 시작으로 4월 3일까지 한국에서 공연을 한다고 하는데 끝까지 한국에서 좋은 추억을 남겼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후기를 마무리 해 본다.

 

 

개인적인 궁금증 하나.

인터뷰를 보다 보니 합창단 멤버 중 하나인 Joel Beer라는 친구가 남긴 기대평 중 ‘서울에 사는 다니엘 린데만 형을 빨리 만나고 싶어요.’이런 문구가 있었다. 혹시 이 다니엘 형이 TV 비정상회담에 나오는 다니엘 형? 잘 만났나 궁금해지는 1인이다.

 

* 이 글은 Art, Culture, Education - NEWS 아트인사이트 (www.artinsight.co.kr)과 함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