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11년차 밴드의 역량, PEPPERTONES CLUB TOUR 2015 @SEOUL [공연예술]

글 입력 2015.07.0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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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톤스.jpg
 

벌써 데뷔 11년차가 된 밴드 페퍼톤스는 현재 tvN '문제적남자-뇌섹시대'에서 활약중인 베이시스트 이장원, 토이 7집 co-producer이자 박지윤의 '유후'등 을 작곡한 보컬 및 기타리스트 신재평으로 이루어진 2인조 인디밴드으로, K팝스타를 통해 많이 알려진 안테나뮤직 소속이다. '우울증을 위한 뉴테라피 2인조 밴드'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작년, 5집 'HIGH-FIVE'를 발매하고 꾸준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리고, 2012년부터 4년째 이어진 페퍼톤스의 클럽투어는 이제 여름과 페퍼톤스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로 만들었다. 5집 수록곡 'SOLAR SYSTEM SUPER STARS'에서 느껴지는 열기처럼 그들은 정말 뜨거운 여름, 전국을 돌아다니며 작은 클럽 공연장에서 공연을 이어나갔다. 좁은 공간에서 함께 뜨겁게 노래하고 뛰며 페퍼톤스의 여름 클럽투어는 '페퍼톤스의 팬이라면 꼭 가봐야 하는 필수코스'가 되었다. 

전국을 방문하는 클럽투어는 6월 13일, 부산에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6월 초 시작된 메르스의 공포는 주최측과 관객 모두에게 경계심을 심어주었고, 이 공연을 계속 진행할 것인지 혹은 연기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계속되었다고 한다. 결국 결론은 관객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 예정대로 공연은 진행되었고, 공연장에서는 티켓 교환과 함께 마스크와 작은 손소독 용 알콜솜을 나누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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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은 합정역 근처 YES24 MUV HALL에서 이루어졌다. 공연장 앞은 공연 시작 한시간 이전부터 페퍼톤스 공연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그리고 5시 20분경부터 공연장 직원들과 안테나뮤직 직원들의 안내와 함께 입장 번호 순서대로 줄을 서고 5시 반부터 입장을 시작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들어와야 했기 때문인지 공연 시작이 다소 지체되는 아쉬움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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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 20분 즈음, 800명이 들어선 공간 무대 위로 페퍼톤스가 등장했고, 5집 수록곡 '스커트가 불어온다'로 시작을 알렸다. 밴드 멤버는 항상 같이 연주해온 기타 양재인, 건반 양태경이 함께했고, 드러머로는 20살의 풋풋한 객원 멤버가 함께했다. 공연장은 첫 곡의 첫 소절, '빨간 스커트가 불어온다'부터 강한 떼창으로 가득찼다. 페스티벌을 포함해서 꽤 여러 번 공연을 다녔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강하고 큰 떼창은 처음이었다. 보통 어떤 공연을 보러 가면 항상 논란이 되는 부분 중 하나가 '뒷 사람이 노래를 너무 크게 불러서 가수 소리가 안들렸어요'라든지, '촬영 때문에 공연 관람에 방해를 받았다'라는 이야기인데, 적어도 이 콘서트에서 떼창은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았다. 오히려 다들 더 따라 부르지 못해서 안달이 난 사람들 같았다. 다들 정말, 열정이 무엇인가 보여주기 위해 모인 사람들 같았다. 다만 너무 좁은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다보니 공연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기둥 뒤에 서 계시던 여자 관객분이 순간적으로 실신하셔서 공연 도중 근처 관객들이 모두 손을 들어 스태프에게 이를 알리는 소동도 있었다. (쓰러지신 관객 분의 지인이 페퍼톤스의 팬 페이지에 올린 바에 의하면 다행히 오래 지나지 않아 괜찮아지셨다고 한다.)

5집 수록곡인 '캠퍼스 커플'을 부를 때에는 옥상달빛이 깜짝 게스트로 나와주었다. 같은 날, 홍대에서 열리고 있는 옥상달빛 '희한한 시대' 전시에서 공연을 마치고 왔을 옥상달빛은 페퍼톤스와의 재미있는 수다 이후에 특유의 청아한 목소리로 캠퍼스 커플을 멋지게 불러주고 떠났다. 수많은 라디오에서 왜 옥상달빛을 계속 부르고 싶어하는지 여실히 느낄 수 있었던 토크였다. 다음에는 두 여자끼리 펼치는 만담을 보러 옥상달빛의 단독 공연을 보러가고 싶을 정도.(실제로 옥상달빛의 공연은 완벽한 라이브만큼 재미있는 토크로 유명하다.)

중간중간 이어진 페퍼톤스의 토크도 관객들을 웃기기에는 충분했다. 뜬금없이 '페퍼톤스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실시된 설문조사에서는 놀랍게도 '문제적 남자-뇌섹시대'를 보고 페퍼톤스를 알게 되고, 공연장까지 발길을 이어온 사람들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장원은 "매주 만나자-"라고 이야기를 잇다가 "나 지금 너무 교회 오빠같았다"라며 웃음을 터뜨렸고, 그에 한 팬은 "아멘"이라고 외치며 공연장의 유쾌함을 돋구었다. 웃고, 소리치고, 노래하고, 뛰면서 쉴 틈이 없는 한시간 반 여의 시간이었다. 

'겨울의 사업가', 'FAST', 'SOLAR SYSTEM SUPER STARS', 'WISH LIST', '바이킹', '계절의 끝에서', 'Everything Is OK', '몰라요'등 수많은 곡들을 부른 페퍼톤스의 공연은 앵콜곡 'NEW HIPPIE GENERATION'과 '청춘'으로 막을 내렸다. 특히 맨 마지막 앵콜곡 청춘에서는 10주년 콘서트 'OUR SONGS'에서 트럼본을 연주했던 정준기 씨가 깜짝 게스트로 나와주어 반가웠다.

공연장에서 나와보니 8시 20분이 조금 넘어있었다. 그 작은 공간 속에서, 그 수많은 사람들이 하나가 되어 페퍼톤스의 음악에 웃고 소리치며 열광했다. 페퍼톤스 4집 수록곡 중에서 '21세기의 어떤 날'이라는 곡이 있다. 그 곡 가사중에는
                            

2010년 11월 26일 이 세상이 얼마나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라는 부분이 있다. 그리고 모든 콘서트에서, 이 날짜는 그 공연 당일로 바뀐다. 이번의 경우에는 


2015년 6월 27일 이 세상이 얼마나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로 바꾸어 모두가 따라불렀다. (그리고 귀엽게도 노래를 시작하기 직전, 이장원은 "오늘 몇 일이지? 27일? 27일로 합시다"라며 '21세기의 어떤 날'을 부를 것임을 암시했다.)





공연에 대해서, 혹자는 휴대폰으로도 CD로도 들을 수 있는 음악인데 굳이 비싼 돈을 내고 가서 들어야 하는가-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공연의 에너지는 음반과 다르다. 음반에는 더욱 정제되고, 완벽하고자 하는 뮤지션의 열망이 담겨있다면 공연에서는 관객과 호흡하고 소통하려는 뮤지션의 노력에 관객들의 열정이 더해진다. 훨씬 더 폭발적인 에너지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것이 내가 밴드 공연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는 '21세기의 어떤 날' 가사에 잘 담겨있다. 


'사랑 낭만 슬픔과 눈믈 모두 흘러가겠지만' 
오늘 지금 바로 여기 이 멋진 우주 한복판에서 너를 만나 정말 기뻤다'
'눈을 감고 소리치며 21세기를 함께 느꼈던 우리 기억되길'


공연을 끝나고 난 뒤 사람들은 모두 뿔뿔이 흩어졌지만, 관객들의 마음 속에 2015년 6월 27일은 대단히 멋졌던 날로 기억될 것이다. 이런 엄청난 공연을 선사해준 페퍼톤스에게 감사하며, 마지막으로 '21세기의 어떤 날'을 가사와 함께 첨부한다. 꼭 들어보시기를 권한다.


페퍼톤스 '21세기의 어떤 날' (4집 Beginner's Luck 수록곡)


날 기억 할 수 있을까 
숨가쁜 오늘 시대는 흘러 달리고 있는데
찰칵 셔터를 누르면
모두 다 간직 할 수 있기를 내 맘 속 카메라

사랑 낭만 슬픔과 눈물 모두 흘러가겠지만
한장 사진에 담을 수 없는 이 세상이 얼마나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오/늘/지/금/바/로/여/기 
이/멋/진/우/주/한/복/판/에/서
너를 만나 정말 기뻤다
눈/을/감/고/소/리/치/며 
2/1/세/기/를/함/께/느/꼈/던
우리 기억되길

한 없이 울었던 날과
가장 행복했던 어떤 오후 
쏟아지던 비처럼
짧은 노래가 끝나면
역사가 되어버릴 이 순간도 
좋은 표정으로

사랑 낭만 슬픔과 눈물 모두 흘러가겠지만
2012년 1월 16일 이 세상이 얼마나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오/늘/지/금/바/로/여/기 
이/멋/진/우/주/한/복/판/에/서
너를 만나 정말 기뻤다
눈/을/감/고/소/리/치/며 
2/1/세/기/를/함/께/느/꼈/던/-

오/늘/지/금/바/로/여/기 
이/멋/진/우/주/와/햇/살/또 
너를 만나 정말 기뻤다
눈/을/감/고/소/리/치/며 
2/1/세/기/를/함/께/느/꼈/던/-

오/늘/지/금/바/로/여/기 
이/멋/진/우/주/한/복/판/에/서
너를 만나 정말 기뻤다
눈/을/감/고/소/리/치/며
2/1/세/기/를/함/께/느/꼈/던
우리 기억되길




 


[김나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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