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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Review] 너와 나의 경계 - 영화 지느러미
영화 <지느러미>는 각종 영화제에 초대되어 상영되었을 만큼 주목 받은 작품으로, 한국 감독들에게 새로운 영화적 체험을 안겨줄 것이라 예상한다. 7월 22일 개봉하는 이 작품을 꼭 극장에서 만나보길 바란다.
나는 어릴 적부터 각종 SF 세계관에 매혹되곤 했다. 아마 묘하게 비틀린 마음 때문이었을 것이다. 특히 사춘기 때에는 날 괴롭히는 이 지긋지긋한 세상이 단번에 망해버렸으면 좋겠다는, 벌 받아 마땅한 사람들에게 세계가 아포칼립스적인 고통을 주었으면 하는 못된 생각에 온갖 디스토피아물을 섭렵하기도 했다. (물론 지금은 디스토피아가 그러한 표현을 위한 장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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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림 에디터
2026.07.19
리뷰
영화
[Review] 선택의 가짓수를 늘려가는 일 - 영화 하나 코리아
상상도 해본 적 없는 탈북 여성의 삶을 바라보며 문득 애쓰지 않아도 나 자신을 대입하고 있는 것. 그렇게 그에 대한 이해도도, 내 삶의 반경도 한 뼘 넓어지는 것. 그것이 바로 '영화적 경험'의 정수가 아닐까 싶다.
인생에서 가장 큰 변화를 결심했을 때가 생각난다. 어린 나이였지만 삶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는 선택의 무게가 하루하루 날 짓눌렀다. 무언가 해내야만 한다는 생각에 새로운 환경에 날 욱여 넣었지만, 동그란 구멍에 어설프게 끼인 네모 블럭이 된 기분에 한참을 괴로웠다. 그건 말하자면 '부적절함'의 감정이었다. 틀을 찢든가, 내 모서리를 깎아내든가. 그 기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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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림 에디터
2026.06.27
리뷰
공연
[Review] 일상화된 재난이라도, 물려줄 일상이 있다면 - 연극 아이들
이 극의 제목은 <아이들>이지만 막상 극중에는 아이들이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아이들의 개념 만큼은 극이 진행되고 서스펜스가 가중되며 점차 넓어진다.
몇 년 전 보았던 짧은 영상 클립이 떠오른다. 폭격으로 엉망이 된 우크라이나의 시민들이 폐허의 잔해를 헤치고, 폭발음에 몸을 움츠리면서도 일터로 출근을 하는 모습을 담고 있었다. 영화에서 보던 것과는 너무나 다른 풍경이었다. 전쟁이나 재난 중에도 필연적으로 일상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곧 역설적으로 그것만이 우리를 버티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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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림 에디터
2026.06.07
리뷰
공연
[Review] 에고이스트에게 형벌이라는 이름의 기회를 - 연극 키리에
자의식을 걷어내고 난 자리에 희뿌연하게 드러난 타인의 체온은 살아갈 힘이 되어준다.
가까운 지인의 연락을 받고 장례식장을 찾았던 날이 기억 난다. 그는 내가 온 것을 핑계로 잠시 구석에서 휴식을 취했다. 우리는 나란히 앉았다. 벽에 등을 붙이고 작게 몸을 만 그는 내게 여상한 얘기들을 꺼내놓기 시작했다. 수상할 정도로 새카만 옷차림과 빈소를 가득 채운 쿰쿰한 육개장 냄새, 효과음처럼 깔리는 곡소리가 조금씩 익숙해질 때가 되어서야 여느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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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림 에디터
2026.03.26
리뷰
공연
[Review] 전쟁이 꽃과 같다는 모순 - 연극 '튤립'
한 발의 총성으로 시작한 전쟁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삶의 배경이 되고, 관계의 기준이 되며, 끝내 생사의 근간이 되어간다.
창작물에서 전쟁을 다루는 방법은 정말 다양하다. 거칠게 울리는 총성과 뒤섞이는 비명소리, 아이들의 울음소리를 정교하게 섞어내면 그 참혹함이 금세 와닿는다. 잔혹한 속성을 더욱 강조하기 위해서라면 가까워지는 군홧발 소리에 이리저리 도망치는 민간인들을, 이후 여기저기 고인 피웅덩이와 눈도 감지 못한 채 죽은 시체 더미를 보여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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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림 에디터
2026.03.08
리뷰
공연
[Review] 두려움이 두려운 아이들, 그럼에도: 이상한어린이연극-오감도
이 연극이 무엇보다 매력적인 이유는 실제 어린이 배우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상의 시 <오감도>는 그 표면적 난해함 때문인지 수많은 학자들에 의해 연구 및 분석 되어왔고, 이에 질세라 예술가들 역시 이 텍스트를 재구성하고 해체하며 그 외연을 넓혀왔다. 흔한 인식으로는, 시의 제목처럼 까마귀의 시선으로 공중에서 내려다 본 식민지 조선의 일면을 담은 것이라는 종류의 해석이 가장 유명하겠다. 시에서 말하는 13인의 '아해'는 진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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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림 에디터
2026.02.08
리뷰
공연
[Review] 썩은 이빨에 담긴 진실 - 연극 '안산, 황금용'
수많은 이주노동자와 함께 삶을 꾸려가야 하는 우리에게 단일 민족이라는 낡은 정체성을 천천히 폐기해 가야 하는 이유를 이야기라는 형식으로 설득시킨다.
'디아스포라'라는 개념이 있다. 본국을 떠나 타지에서 작은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는 사람들, 혹은 그 행위 자체를 뜻하는 말이다. 복잡한 갈등의 역사를 거쳐 성장한 일명 디아스포라 키즈들은 자신들의 경험과 감정을 담은 작품들을 활발히 내놓고 있다. 낯선 땅에서 겪는 문화적 소외감, 언제나 이방인이라는 감각, 외로움과 막막함, 고향에 대한 그리움 등을 다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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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림 에디터
2025.12.18
리뷰
영화
[Review] '밥이 네 삼촌이야' - 영화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
가족이란 까마득한 타인보다도 낯선 존재라는 말이 있지만, 피로 이어져 있다는 사실만으로 생기는 의무들은 그 낯섦에 자꾸만 죄책감을 심겨준다.
한국 사람 중에 명절 좋아하는 사람 몇이나 되겠냐는 우스갯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평소 소원하던 가족들까지 죄다 모이는 자리인 만큼 정신없는 드라마가 펼쳐질 때도 있지만, 그보다 더 보편적인 풍경은 따로 있다. 바로 제2의 사회생활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의무적이고 어색한 시간을 겨우 때운 채, 돌아가는 차 안에서야 솔직한 불만들을 정신없이 털어놓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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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림 에디터
2025.12.12
리뷰
공연
[Review] 음악으로 물들인 가을 - Color in Music Festival 2025
가을을 완벽히 물들인 컬러 인 뮤직 페스티벌, 내년에도 또 멋진 라인업으로 음악 애호가들을 즐겁게 해주길 기대한다.
11월 1일과 2일, 양일에 걸쳐 개최된 Color in Music Festival 2025은 장르를 넘어드는 초호화 라인업으로 큰 관심을 끌었다. 음악이라면 남들 아는 정도도 겨우 아는 나에게도 구미가 당기는, 마음으로 응원하던 아티스트들 뿐이었다.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바쁜 스케줄로 점철된 달력을 비집고 하루를 하얗게 비워놓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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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림 에디터
2025.11.09
리뷰
공연
[Review] 기억하는 몸들을 따라 - 연극 맆소녀
연극을 볼 때마다 항상 우리가 '몸'을 지닌 존재라는 걸 실감한다. 평소 사용하지 않는 독특한 방식으로 몸을 사용하는 배우들을 보면서 말이다.
'몸은 기억한다'라는 유구한 말이 있다. 나 역시 이 말을 교훈처럼 들으며 자랐다. 오랜만에 자전거에 올라 탔을 때도, 오랜만에 배드민턴 채를 잡았을 때도, 물에 발을 담갔을 때도 '몸은 기억한다'라는 말이 내게 약간의 용기를 주었다. 이성적 사고가 야기하는 두려움을 잠시 밀어두고 몸의 감각에 집중하다 보면 조금은 자신감이 붙곤 했다. 그러나 이 말이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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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림 에디터
2025.09.15
리뷰
공연
[Review] 퉁소에 담긴 따스한 숨들로 - 연극 퉁소소리
대서사시를 펼쳐낸 블록버스터 연극은 언제나 감각적인 즐거움을 일깨우는 만큼, 연극 <퉁소소리>를 꼭 관람해보길 바란다.
어릴 적 교과서에서만 접했던 <최척전>을 연극으로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고선웅 연출은 참혹한 전쟁 속에서도 끝내 버티고 살아남은 민초들, 우리 선조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는 말로 연출 의도를 전하였다. 가족 및 공동체의 의미가 점차 복잡하고 다층적으로 변모하는 우리에게 전란을 버티면서까지 이를 유지하고자 했던 이들의 고군분투는 되려 색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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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림 에디터
2025.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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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Review] 냉혹한 진실을 통해 들어주는 인간 되기 - 영화 내 말 좀 들어줘
<내 말 좀 들어줘>는 느긋한 톤 앤 매너 속에 질 높은 밀도를 채운 인상적인 작품이다.
개인적인 감상일지 모르지만 최근 대중들이 ‘나’를 대입해 볼 수 있는, ‘나’를 대변한다고 느끼는 영화 속 캐릭터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그런 목마름을 시원하게 해결해준 작품을 오랜만에 만났다. 캐릭터 작법의 거장이라 불리는 마이크 리는 80대에 들어선 노장 감독의 저력을 보여주겠다는 듯 그 장점을 효과적으로 밀어 붙인다. 바로 나이와 성별, 국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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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림 에디터
2025.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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