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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학
[Opinion] ≪불량소녀들≫ 착하기를 거부한 ‘못된걸’들에게서 불량의 가치를 보다 [도서]
근대 경성과 21세기 한국, 스펙터클의 시대에서 ‘모던걸’ 현상이 갖는 의미
어릴 때부터 ‘여자답지 않다’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 애교가 없다거나 살갑지 않다는 이유로 걸핏하면 핀잔을 듣곤 하였다. 그저 내향적이고 낯을 가리는 성격이었을 뿐인데, 마치 엄청난 잘못을 저질렀다는 듯이 혼나는 것이 싫었다. 사회화 과정을 지나면서 끊임없이 ‘여성성’을 학습하고 요구받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나를 부정하는 사회의 시선을 전면적으로 반박하
by
조현정 에디터
2018.10.01
리뷰
공연
[PREVIEW] 《창문너머 어렴풋이》 그가 노래한 순수는 산울림이 되어 [공연]
감히 흥얼거림으로 수많은 마음에 머무는 그의 순수에 대하여
김창완의 음악의 인기를 즉각으로 경험한 세대는 아니다. 텔레비전이나 인터넷 등의 매체를 통해 그의 음악을 자주 접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러나 발매된 지 수십 년이 지났음에도 그의 음악은 이미 내 삶과 함께하고 있었다. 초등학생 당시 입이 닳도록 불렀던 ‘개구장이’, 음악 시간에 선생님이 틀어 주셨던 ‘산할아버지’, 아빠가 고등어를 드실 때마다 흥얼거렸던
by
조현정 에디터
2018.09.16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유튜브, 감각을 지배하는 자극의 폭력 [문화 전반]
지상 최대 동영상 플랫폼에서 영상 매체의 폭력성이 드러나고 있다.
혹시 시각을 자극하는 색과 문구의 이미지를 보고 이 페이지에 들어왔는가? 과장된 단어들과 시선을 모으는 강렬한 색상 및 글자체가 난무하는 섬네일(thumbnail)*, 부정적이고 자극적인 제목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콘텐츠에 호기심을 가지게 하여 콘텐츠를 소비하게 하기 위해 흔히 쓰이는 방법이다. 이 방법이 부당한 것은 아니지만, 본 내용의 중요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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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정 에디터
2018.09.15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무뢰한》 우리는 모두 무뢰한이다 [영화]
그래서 이 영화는 휴머니즘이다.
다량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멜로드라마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감정 이입이 잘 안 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극적으로 사랑에 빠지게 되는 순간, 상대의 결핍을 채워주는 서로의 반짝임이 작위적으로 보일 때 공감을 하기 어렵다. 사랑에만 빠지면 그들을 둘러싼 모든 공간이 꽃밭이 되는 그 괴리감이 낯설게 느껴진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사랑도 현실이다.
by
조현정 에디터
2018.08.30
리뷰
도서
[REVIEW] 《여자라서 행복하다는 거짓말》 가족 : 남성의 환상, 여성의 현실 [도서]
여성이라는 퍼즐 조각은 남성의 가족을 완성할 때만 유효하다.
일종의 ‘트렌드’가 된 페미니즘 문학이 다양한 현실 폭로와 지향점을 가지고 부지런히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현실에 존재하는 다양한 위치의 여성 역시 비춰지고 있다. 신중선 작가의 《여자라서 행복하다는 거짓말》은 가족에서 위치하는 여성을 조명한다. 모두가 살아가는 현실 속에서 공기처럼 당연하게 존재하는 아이러니를 포착하는 페미니즘 운동의 흐름과 상통하듯, 가족
by
조현정 에디터
2018.08.24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더 이상 한국영화를 안 보는 사람들 [문화 전반]
한국 영화에 대한 관객의 피로감을 분석해본다.
지난 8일, 윤종빈 감독의 영화 《공작》이 개봉했다. 진부한 액션 없이도 서사적으로 서스펜스를 끌어냈다는 평단의 호평과 함께 현재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영화를 보기도 전에 이미 영화에 대한 흥미를 잃었다는 반응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런 영화에 질렸다는 의견이다. 작품의 완성도가 어느 정도 정평이 나 있
by
조현정 에디터
2018.08.15
리뷰
전시
[REVIEW] 총구의 끝은 그를 한정 짓는 편협함을 향했다 [전시]
그의 총구가 향하는 곳에는 나도 있었다.
《제2의 성》의 저자 시몬 드 보부아르는 사회가 여성을 남성의 주변적 존재로서의 ‘제2의 성’으로 규정한다고 주장했다. 남성은 인간 개개인으로서 존중받지만, 여성은 그저 남성 그 외(外)의 존재에 머무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디어에 나오는 남성은 키가 큰 남성, 작은 남성, 살집이 있는 남성, 마른 남성 등의 다양한 모습으로 비춰지지만 여성은 그저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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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정 에디터
2018.08.08
리뷰
전시
[REVIEW] 《샤갈 러브 앤 라이프 展》 나그네의 옷을 벗긴 햇살처럼 [전시]
그의 따뜻함이 전하는 힘은 그토록 강했다.
많은 사람이 예술을 대할 때 한없이 비관적이다. 작품 내에 숨겨진 의미를 찾아내려 노력하고 사회 현상과 결부하여 정치적 메시지를 부여한다. 예술을 대하는 비판의식은 견지해야 할 필요가 있으나 그것이 과도해지면 정서적인 감동에 둔해지게 된다. 많은 사람이 그러하고 나 또한 그랬다. 샤갈의 작품은 그러한 날카로움을 무력화시킨다. 사진 촬영이 금지된 전시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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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정 에디터
2018.08.04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어떤 음도 맛있는 재료가 되는 곳, 이진아의 《진아식당》 [공연]
이진아의 두 번째 단독 콘서트, 《진아식당 Grand opening》에 다녀왔다.
이진아의 음악을 좋아한다. 《K-POP STAR》에서 그의 음악을 처음 마주했을 당시를 떠올린다. 재즈 음악의 화성이 자유자재로 녹아있으면서도 어렵지 않게 들리는 귀여운 멜로디, 순수하게 전달되는 가사의 조화는 낯설었지만 친근했고 불편했지만 편안했다. 이진아는 자신의 음악적 개성을 유지하면서도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3위라는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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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정 에디터
2018.07.30
리뷰
전시
[PREVIEW] 총을 쏘는 여성, 익숙하신가요 《니키 드 생팔展 마즈다 컬렉션》 [전시]
유감스럽게도 그녀의 예술은 지금도 사실주의다.
총은 예로부터 남성의 성기 및 남성성을 상징해왔다. 그것은 주로 그에 반하는 것에 겨누어지며 위협과 폭압의 수단으로 이용되어왔다. 여성이 누군가를 비난하고 저격하여 소멸시키는 것은 철저히 금기시되었다. 여성에게는 어떤 공격성을 발휘할 지위도 주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니키 드 생팔은 남성 중심 환경과 가부장제 사회에 도리어 총을 겨누어 여성에 가해지는 폭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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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정 에디터
2018.07.16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입 속의 검은 잎≫ 그의 행간에는 쓸데없는 행복이 없다 [문학]
무의식적으로 행복을 찾는 습관은 그의 세계에서 무효하다.
우울, 허무주의, 비관주의…. 단 한 권의 유고 시집을 남겨 놓고 세상을 떠난 시인, 기형도를 설명하는 단어들이다. 커다란 그의 세계를 조각내는 파편 같은 낱말들과 그의 여러 빛깔 검은색을 하나의 것으로 덮어버리는 편견은 그의 페이지를 들추길 주저하게 한다. 그러나 한 걸음씩 자욱한 안개를 더듬더듬 헤쳐 나가면 그가 보았던 세상이 흐릿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by
조현정 에디터
2018.07.15
리뷰
전시
[PREVIEW] 차가운 시대의 볕이 되다, 샤갈 : 러브 앤 라이프展 [전시]
세상의 고독을 외면한 자의 것이 아니기에 그의 사랑은 더욱 값지었다.
20세기 전반의 서구 화단은 전통에 대한 반항으로 가득했다. 주류에 대한 저항이 또 다른 주류가 된 것이다. 강렬한 색채로 격정을 표현했던 야수파, 사물을 거침없이 해체하여 고정된 틀을 타파한 입체파, 합리와 이성을 조소하는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가 등장했다. 누군가는 소변기를 미술관에 출품했고 누군가는 팝스타의 사진을 복제하듯 찍어내어 미술이라고 주장했다
by
조현정 에디터
2018.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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