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어서 와, 북유럽 예술은 처음이지? - 스웨덴국립미술관 컬렉션전

글 입력 2024.04.20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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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국립미술관 컬렉션展

 

스웨덴-대한민국 수교 65주년을 기념하여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스웨덴국립미술관과 마이아트뮤지엄이 협업한 전시로서 스웨덴 국민 화가 칼 라르손을 포함하여 한나 파울리, 앤더스 소른, 칼 빌헬름손, 휴고 삼손, 외젠 얀손, 요한 프레드릭 크루텐, 브루노 릴리에포르스, 라우리츠 안데르센 링, 한스 프레드릭 구데 등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예술가들의 79점의 명작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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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국립미술관

 

 

스웨덴국립미술관


스웨덴국립미술관(Nationalmuseum Stockholm)은 스웨덴 스톡홀름에 중심가에 위치한 스웨덴 최대 규모의 미술관이다. 미술관은 1792년에 구스타프 3세(Gustav Ⅲ) 사망하면서 그로 가 소장하고 있던 미술 작품들을 전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세워졌으며, 왕립 미술관(Royal Museum)이라는 이름으로 개관했다. 회화 및 조각관, 디자인 응용미술관, 초상화 및 왕실 소유 작품관 등 총 5개 전시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1부 혁신의 새벽 – 스칸디나비아 예술의 새로운 빛

2부 자유의 정오 – 북유럽 여성 화가들의 활약

3부 거대한 황혼 – 북유럽 상징주의와 민족 낭만주의

4부 아늑한 빛 – 북유럽 가정과 실내풍경


 

전시는 4가지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유럽예술로 퉁쳐졌지만, 지금 우리가 부르는 스웨덴, 혹은 스칸디나비아 혹은 노르딕이 그들의 정체성을 찾아나가기 까지의 과정을 차근차근 볼 수 있는 전시이다. 큐레이터들이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어서 와, 스웨덴은 처음이지? 일단 익숙한 것에서 시작해 보자.


첫 섹션은 우리에게 굉장히 익숙한 화풍, 즉 프랑스 인상주의, 자연주의, 외광회화와 같은 작품으로 이루어져 있다. 마네, 르누아르가 많이 생각나지만 동시에 고흐 특유의 자유스러운 붓 터치도 종종 목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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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마주한 이 작품. 낯설다 못해 당황했던 이 레이아웃.

 

이게 바로 먼나라 이웃(?)나라 스웨덴의 정서인가? 했던 이 묘한 레이아웃의 왁구와 컷팅은 신세계였다. 우리나라의 병풍이나 중국의 도자기처럼 고전적인듯하다가도 역으로 포토샵 초기, 싸이월드 등 시대의 셀카 패턴이 엿보이기도 하는 이 페인팅은 브루노 릴리에포르스의 작품이다.


다섯 마리의 고양이과 새에 대한 작품이다. 난 처음에 전체 크기만 한 작품을 그려놓고 맘에 안 드는 부분은 가려놓은 건가? 싶었는데, 애초에 저렇게 설계된 작품인 듯하다. 

낯선 북유럽 정서를 만날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라는 큐레이터들의 텔레파시인가 싶다.

 

 

Hanna Pauli_Breakfast Time_low.jpg

 

 

2장에서 전시는 여성 화가들을 짚어낸다. 한나 파울리를 중심으로 파리에서 머물지 않고 스웨덴 본국으로 돌아와 자신들만의 예술 세계를 쌓아갔던 작가들이다. 상당히 잘 그린 작품들이 많다. 정물과 인물, 풍경을 가리지 않지만 일상적인 장면들을 포착한다.


여기서 부터 종종 놀라운 점은 2024년 아트페어에서 볼법한 붓 터치, 화풍이 이 작품들에서 보인다는 점이다. 위의 작품만 보더라도 초기엔 프랑스 사실주의와 인상주의 느낌, 개인적으로는 쿠르베가 자꾸 겹쳐 보였다.

 

그러나 어느 순간 현대의 정서를 그림에서 보인다. 밑의 안나 보베르크의 풍경화는 아트페어 작가들 작품이 수십 개가 스쳐지나간다. 또한 초상화도 많았는데 하나같이 관객과 시선을 피한다. 작품과 이렇게 낯가리는 전시라니, 이게 바로 스웨덴 정서인가? 그들만의 세계인가? 생각이 든다.

 

 

Anna Boberg_Mountains. Study from North Norway_low.jpg

 

 

세 번째 섹션인 민족 낭만주의에서는 스웨덴 바르베리 지역에서 등장한 바르베리 화파를 주목한다. 이 화파는 우리가 북유럽 예술로 간주하는 양식의 토대를 마련했다. 이전까지 나왔던 프랑스적인 사실주의 풍경화를 버리고 가적이며 고요한, 고립된 북유럽 땅의 정서가 주연이 된 작품들이 보인다.

 

 

Richard Bergh_The Fortress of Varberg_low.jpg


 

네 번째 섹션에선 그간 겪어온 변화와 실험이 자신들의 자리를 찾아 조화되었다는 느낌이 보인다.

 

자포니즘적인 선들, 프랑스적인 색채, 독특한 구도, 가정적 분위기 등을 담아낸 작품들을 보고 있으면 집, 단순함, 내구성과 같은 스칸디나비아반도의 정체성이 보인다.

 

 

Elsa Backlund-Celsing_Coffee Time_low.jpg

 

Laurits Andersen Ring_At Breakfast_low.jpg

 

Carl Larsson_By the Cellar_low.jpg

 

 

사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작품은 로리츠 안데르센 리의 <오래된 집에서>. 얼굴에선 베이컨적인 느낌이 들고, 배경은 지금 동화책의 삽화 같기도 하다. 저 아저씨의 서사가 그려지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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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츠 안데르센 링: 오래된 집에서, 1919-1920 ,81*102(cm), 국립박물관 스톡홀름 (사진: 에릭 코넬리우스)

 

 

아, 인터넷을 뒤져보니 무제로 표기된 페이지도 있고, 제목이 적혀있는 곳도 있다. 그러나 소장처인 스웨덴 국립미술관에서 올려놓은 작품 정보를 기준으로 작품을 공유하고자 한다.

 

아, 이번 글을 작성하며 국립미술관 스톡홀름의 사이트를 자주 봤는데, 실물과 색감이 너무 비슷하게 사진을 잘 찍는다. 도록은 색감이 실물과 많이 달라서 따로 구매하지 않았는데, 사진 색의 퀄리티가 너무 좋다. 관심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꼭 들어가 봤으면 좋겠다.

 


Anna Boberg_A March Evening. Study from North Norway_low.jpg

 

 

이번 전시의 작품들은 모두 고전과 현대를 왔다 갔다 하고, 서양과 동양을 왔다 갔다 하는 듯했다.

 

당황할 만큼 낯설었지만, 더 알고 싶어지는 묘한 매력이 있다.

 

최근 한국에서도 북유럽을 단순히 이케아, 인테리어, 레고와 같은 일차적 감성이 아닌 정서로서, 문화로서 받아들이려는 시도가 많아지고 있다.


곧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도 노르웨이의 화가 뭉크의 전시가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전시로 북유럽 예술에 관심이 생겼다면 꼭 한번 들려보시길 추천하며, 다른 유명 작가로는 올라퍼 엘리아슨이라는 덴마크 작가를 추천한다. 넷플렉스 다큐멘터리로도 제작된 예술가이다.


전 세계 어디보다 퀴어 프렌들리하고, 성평등하며, 교육과 의료 모두 무료인 복지의 천국인 북유럽, 그러나 작품으로 마주한 그 땅에선 고립감과 심심함, 짙은 외로움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곳에서 무엇을 느꼈던 북유럽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우리에겐 새 방향으로의 환기가 가능한 전시였다는 생각이 든다.

 

 

[한승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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