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나 슬픔까지도 사랑했다 말해주길 [음악]

글 입력 2024.01.16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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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각자의 음악 취향이 있지 않은가? 오늘은 나의 음악 취향에 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사람들과 대화하다 보면 종종 음악과 관련된 얘기를 하곤 한다. “너는 종종 어떤 노래 들어?”, “너는 어떤 장르 좋아해?”라고 묻는 것이 일반적이다. 여러분들은 어떤 장르의 노래를 좋아하는가?

 

나의 취향은 어떤 장르라고 말하기는 조금 애매하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의 분위기는 조금은 모호하다. 기쁘면서 슬픈, 몽글몽글한 감성의 노래를 좋아한다. 예컨대 댄스곡이지만 가사는 슬픈 이야기를 하며 빠른 비트에 서정적인 가사를 지닌. 그런 설명하기도 모호한 감성의 노래를 좋아한다.

 

하지만 나와 같은 음악 취향을 가진 이들을 꽤나 많이 보았다.

 

또한 내가 좋아하는 장르는 바로 사극풍의 음악이다. 대체로 ‘한’의 정서를 담고 있는 노래들을 즐겨 듣는다.

 

‘한’이란 한국의 정서라고도 할 만큼 우리의 고전 문학 속에서도 많이 등장한 정서이다. ‘한’의 정확한 사전적 의미는 “욕구나 의지의 좌절과 그에 따르는 삶의 파국 등과 그에 처한 편집적이고 강박적인 마음의 자세와 상처가 의식 · 무의식적으로 얽힌 복합체를 가리키는 민간 용어. 응어리.“를 의미한다.

 

이러한 사전적 의미로는 어떤 정서인지 알기 쉽지 않지만 사실 우리 모두 어떠한 것이 ‘한’ 인지 다들 알지 않는가? 가슴이 먹먹해져 하염없이 누군가를 떠올리게 되는, 하지 못한 말들이 목구멍을 막아 목이 메이는 정서. 이러한 정서를 담은 노래를 좋아한다.

 

그래서 오늘은 내가 즐겨 듣기도 하며, 내가 생각하기에 사극풍의 ‘한’의 정서가 담긴 노래들을 공유해보려 한다.

 

 

 

안예은 – 홍연


 

 

 

필자가 가장 좋아하고, 즐겨듣는 아티스트 중 한 명이다. 안예은의 노래는 ‘한’ 이라는 정서가 정말 잘 어울리는 노래라 생각한다. 안예은 노래의 대부분이 사극풍의 분위기와 비슷한 정서를 가지지만 그중에서도 몇 개를 추려보자 한다면 첫 번째는 홍연이다.

 

이 노래는 안예은이 직접 소개하길 영화 ‘왕의 남자’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곡이라 하였으며, 이 노래가 처음 방송에 나온 K-pop스타에서는 연산군의 시점에서 쓴 곡이라 하였지만, 추후 밝히길 연산군을 바라보는 공길이의 시점에서 쓰인 곡이라 한다.

 

‘홍연’이란 말 그대로 붉은 실을 의미하는데, 이는 태어날 때부터 보이지 않는 붉은 실이 운명의 상대와 서로 이어져 있음을 뜻한다.

 

이는 처음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는 대중성이 없다는 이유로 심사위원들에게 좋은 평가를 듣지 못했다. 하지만 이 노래로 인해 안예은은 유희열의 와일드 카드를 얻고 합격할 수 있었고, 이는 추후 드라마 ‘역적’의 OST가 되기도 하였다.

 

마치 안예은과 노래를 이어주는 홍연과도 같은 곡이라고 생각한다.

 

 

눈물진 나의 뺨을 쓰담아 주면서도 다른 손은 칼을 거두지 않네

산산이 부서지는 눈부신 우리의 날들이 다시는 오지 못할 어둠으로 가네

  

 

두 번째 곡은 리메이크곡이다.

 

 

 

호피폴라 – 서방님


 

 

 

이 노래는 이소은 가수의 원곡이지만 ‘슈가맨3’에서 호피폴라가 리메이크한 곡이다.

 

호피폴라는 밴드 그룹임에도 불구하고 첼로가 있어 그간 밴드 그룹에서 듣지 못했던 아름다운 선율을 들을 수 있다. 보컬 두 명의 음색의 조화가 매우 좋았으며, 서방님을 바라보는 소녀의 시점으로 개사를 통해 소년의 시점으로 재해석한 것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아련한 음색과 먹먹한 감성으로 인해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아련하면서도 몽글몽글한 느낌을 받는다. ‘한’의 구슬픈 정서보다는 먹먹한 느낌을 너무 잘 표현해낸 노래라고 생각한다.

 

 

노여워 않아요. 견뎌내야죠

처음부터 잘못 택했었던 그대의 잘못인 거죠

 

 

세 번째 곡도 기존의 곡을 리메이크 한 곡이다.

 

 

 

가인, 민서 – 임이 오는 소리 


 

 

 

이 노래는 영화 ‘아가씨’의 OST이다. 가인과 민서의 듀엣곡으로 두 가수의 음색의 조합과 가사를 영화 스토리에 빗대어 본다면 사실상 영화 전반을 의미하는 노래이지 않을까 싶다.

 

이 노래는 영화 아가씨의 엔딩곡으로 삽입된 곡인데, 박찬욱 감독은 관객들로 하여금 마지막 이 노래를 들으며 영화에서 아가씨와 하녀를 다시 한번 떠올릴 수 있기를 바랐다고 했다. 가인과 민서의 몽환적이면서도 여운이 남는 음색으로 박찬욱 감동의 바람처럼 다시 한번 그녀들을 떠올릴 수 있는 노래라고 생각한다.

 

 

임이 오는 소리 같이

어디서 들리는 소리

내 가슴을 조이는 그 소리

그러나 오지 않네 이 밤이 지나도록

 

 

 

조수미 - 나 가거든


 

 

 

마지막으로 소개할 곡은 성악가 조수미의 나 가거든 이다.

 

위 곡은 드라마 명성황후의 OST로 성악가 조수미의 대표곡으로 꼽히기도 한다.

 

‘한’의 정서를 가장 정석으로 표현한 노래라고 생각한다. 처절하면서도 애절한 감정을 가사와 노래에 여과 없이 투여하여 듣기만 해도 먹먹한 느낌을 가져다줄 수 있는 노래라고 생각한다.

 

명곡으로 꼽히는 만큼 많은 가수들이 커버를 하여 다양한 버전의 ‘나 가거든’ 을 들을 수 있지만 그중에서도 내가 가장 즐겨듣는 커버는 마마무 화사의 커버이다. 사실상 정식 커버는 아니고, 한 음악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서 부른 것이다.

 


 

 

당시 화사는 감기에 걸려 목 상태가 좋지 않았는지 중간중간 목 긁는 소리가 들리기도 하는데, 오히려 이러한 점이 곡의 애절한 감성을 더욱 극대화 시켰다고 생각한다. 목 상태가 좋지 않음에도 노래를 열창한 화사의 애절한 ‘나 가거든’도 한 번씩 들어봤으면 한다.

 

 

이 삶이 다하고 나야 알텐데

내가 이세상을 다녀간 그 이유

나 가고 기억하는이

나 슬픔까지도 사랑했다 말해주길

 

 

소개한 곡 외에도 빅스의 도원경, 안예은의 야화첩,, 상사화 등 더 많은 곡들이 있지만 위  네곡은 정말 자주 찾아 듣는 곡이고, 아끼는 곡이라서 누군가에게 소개를 하고, 공유하고 싶었다.

 

어느 새벽, 나도 모르는 먹먹한 기분에 사로잡혀 멍하니 밤공기를 맡을 때. 이 노래와 함께해보는 게 어떨까?

 

 

[윤호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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