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수업을 듣겠습니다. 선생님 - 자존감 수업 [도서]

글 입력 2020.04.03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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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정신과 의사


 

자존감 ‘수업’이라니 꽤나 도발적인 제목이다. 당신은 누구시길래 수업을 열어 가르친단 말인가. 이런 생각을 하며 책을 집어들었다가, ‘글 쓰는 정신과 의사’라는 저자소개를 보고 겸손해졌다. 수업을 듣겠습니다. 선생님.


‘어려운 의학 용어와 원리를 쉽게 알려주고, 실생활에 바로 활용할 수 있는 명쾌한 답을 주는 의사’(저자소개)가 되겠다는 그의 말처럼 그의 책은 여타의 ‘힐링 에세이’와 차별점을 가진다. 탄탄한 전문지식과 이론이 기반이 되어있고 수업을 들은 후 받는 숙제처럼 각 장마다 ‘자존감 향상을 위해 오늘 할 일’이라는 실천법을 소개한다.


챕터마다 소개하는 내용은 마치 임상상담 사례의 일반화처럼 보인다. 자존감과 관련 용어에 대한 정확한 개념과, 저자의 상담 경험에서 나온 사례가 신뢰감을 높인다. 책을 읽으면서 이건 “내 이야기다”라고 생각한 것이 한두번이 아니다.


<자존감 수업>은 여타의 힐링 에세이 계열의 책들과 분류부터 다르다. 자기계발 카테고리에 처세술/ 삶의 자세, 또는 인간관계- 심리/성격/설득으로 분류되어 있다.(YES24 기준) 이 분류는 책의 속성을 보여준다. 이 책은 단순히 위로를 전하는 에세이가 아니라 정신과 전문의가 쓴 전문성을 갖춘 심리관련 책이라고 봐야한다.


하지만 에세이처럼 편하게 풀어 쓰고 있고, ’숙제‘를 내주는 식의 비교적 자유로운 방법론을 선택하고 있다. 이론서적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 방법이다. 독자들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해 에세이의 방식을 차용해 풀어쓴 전문서적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또한 저자가 프롤로그에서 ’딸들에게 들려주는 자존감 이야기‘라고 이 책을 정의한 만큼 가벼우면서도 깊이 있게, 그리고 따뜻하게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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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자존감 들기


 

책에서의 내용을 살펴보자. 책에서 저자는 낮은 자존감이 어린 시절 부모님에게 받았던 상처, 잘못된 양육방식 때문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리고 자존감 회복은 몸짱 되기와 비슷해서 심리학 책 몇 권 읽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고민하고 책을 읽어나가는 순간 이미 마음은 회복의 길을 걷고 있으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때론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것 같더라도 괜찮다는 것이다. 이 사실만으로 위로가 된다. 그러나 몸짱이 되기 위해서는 책만 읽어서는 안 된다. 무겁고 버겁게 느껴지더라도 매일 자존감을 들어올리려 노력해야한다. 그럴 때 우리 마음에도 근육이 생기고, 자존감은 튼튼해질 것이다.


그런 이유로 부끄럽지만 오늘 나의 자존감 들어올리기 운동을 공유하려고 한다. 나는 특별히 part.3-7눈치보는 사람의 심리 부분을 읽으며 들킨 기분이었다. 내용의 요지는 자신을 돌보면서 친절한지, 남의 눈치를 보느라 일부러 친절한건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가족 전체를 ‘나’로 인식하게 되면 문제가 더욱 복잡해진다고 말하고 있는데 내가 바로 그랬다.


남을 신경 쓰고 친절해지느라 내 마음을 신경 쓰지 못해 마음은 지쳐가고 자존감은 떨어져갔다. 그러니 타인을 더 의식하게 되는 악순환의 반복이었다. 정작 나와 ‘나’로 인식할만큼 소중한 사람들에게는 소홀했다. ‘내가 너를 나처럼 대할게’라는 말의 감동은 내가 소중할때만 유효하다. 관계 문제에 핵심은 나(자존감)에 있었다.


부정이 아닌 긍정형으로 나를 주체로 다짐해보자. 1. 인간관계가 힘들때는 타인을 탓하기보다 스스로 마음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자. 2. 자존감이 확보되어야 타인과의 관계도 올바르게 맺을 수 있으니 책을 읽거나 운동하며 성취감을 느껴보자. 3.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여유가 없으면 자존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쉬는 시간도 충분히 만들자. 분명 오래걸리고, 원점으로 되돌아가기도 하겠지만, (자존감 수업의) 과제를 열심히 하는 학생이 돼야겠다.




당신의 자리로


 

스스로의 마음을 스스로가 잘 돌봐야하는 시대가 된 것 같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자기 자신을 착취하면서까지 경쟁에 몰두해야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마음의 병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이 늘어났다. 심각한 수준의 우울증, 공황장애가 아니더라도 어떤 일에 몰두하다가도 심한 무력감을 느끼는 번아웃 증세나 불면증, 우울감, 자존감의 저하는 현대인에게는 만성적이다.





 

증세가 심할 경우 정신과 전문의를 만나서 적절한 상담과 처방을 받는 것도 주저하지 않아야 한다. 여전히 심리치료와 정신과 진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들이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감기에 걸리면 병원에 찾아가는 것처럼,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것처럼 우리의 마음의 문제도 같은 방식으로 대해야한다는 것에 동의한다. 혹시나 진료를 고민하고 있는 분에게 도움이 될 영상을 함께 올려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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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는 비어있는 의자 일러스트가 그려져있다. 저 의자는 왜 비어있을까.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이 앉아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마음의 병을 가지고 있더라도 정신과 치료를 받으려는 용기를 내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 비용과 시간을 내는게 부담스러울수도 있다. 이 책은 그런 분들에게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더라도 당신의 자존감을 위해 마음의 검진을 받아보는건 어떨까.


겁내지 말고 앉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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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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