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크리스마스이브를 맞이하면서 오랫동안 돌보지 않았던 블로그를 다시 찾았다. 누구에게나 생각이 복잡할 때마다 찾는 무언가가 있듯, 나에게 블로그는 글을 쓰며 복잡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게 도와주는 매개체였다. 시험으로 인해 바빴던 시간이 지나고 또 오랫동안 고대했던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기쁨, 슬픔, 허탈감, 아쉬움, 설렘 등등 2주 안에 별 감정 다 느껴본 것 같다. 아아, 길게 적을 필요 없이 그냥 나의 생각의 끝을정의하자면 "이제 뭘 해야 하지?" 이 생각이 제일 강력했고 그래서 이 글을올리게 된 것이다.

나는 해야 할 것이 있는 건 알지만 정말 이게 지금의 나, 미래의 나에게 도움이 될 것들인가?

그러게나 말이다. 내가 던진 물음에 대해서 지금도 계속 고민 중이다. 나에게 해야 할 것들이란 건  남들이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는 스펙들은 챙기고 싶으니까 그런 것들을 싸잡아 정의했다. 어느 방면이더라도 나에게 분명 도움이 될 것 같긴 하다.남들이 가지고 있는 스펙 중에 쓸모없는 스펙은 몇 보지 못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20대에는 무엇을 하면 보람차고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을지에 대해 궁금증이 생겨 인터넷에 '20대에 꼭 해'까지만 쳤는데 책 한 권이 연관검색어에 나와서 눌렀다. '20대에 꼭 해야 할 일 46가지'라는 제목의 책이었다.

나는 '20대에 꼭 해야 할 46가지'를 읽어 보지 못했다. 책의 서평을 보니뻔하다는 평도 있었다. 흔하디흔한 책 중에 한 권 일 뿐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알지 못한다. 이 책이 어떤지 읽어 볼 생각은 아직 까진 없다. 목차를 읽어보고 나니 20대가 아니더라도 천천히 해나가면 될 일들이라 생각되었기 때문에여유롭게 시간을 가지고 읽고 싶을 때 읽을까 한다.

20대의 내 시간들은 어찌보면 한 번이고 그 시간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수히 많을테니까, 남들이 하는 것을 다 하고싶으니까, 남들이 안 해봐서 후회하고 있는 것들이 있을 테고 그것들을 하고싶으니까.

모든 사람이 그렇듯 나 역시 지금 이 순간도 내 삶을 마냥 놓치고 싶진 않았기에 혼자 생각과 생각을 거듭하려 노력한다. 나의 친구, 또는 나보다 나이가 있는 사람들에게 때때로 비전에 대해 물어볼때면 그들이 가진 생각과 비전에 감탄하고 또 나 스스로가 자극되는 것을 즐겼다. 그들의 생각과 경험은 나에게 좋은 매개체가 되었고 씨앗이 되었다.

그렇게 살아오다 다시 한번 나의 인생 기로에 서있게 된 것이다.

봄이 시작되자 ... 매일 밤 쉬고있는 갈색 침대 위에 녹색이 자라고

희망이 밤에 그들을 가로 질렀다는 생각을 암시하며

매일 아침 더 밝아진 계단을 남겼습니다.

_샬롯 브론테

내일 죽더라도 후회되지 않을 오늘을 보내려고 노력을 했던 게 참 오래된 것 같다. 나는 언제부터 주어진 시간대로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던 건가. 후회로 가득한 시간은 아니었지만 단순히 내 미래가 걱정돼서 채운 하루하루였던 것 같다. 아직도 나는 시간이 기다려주지 않고 흘러감에 있어 때때로 두려움을 느낀다.

운명은 스스로가 여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나의 길에 끊임없이 고뇌할 것이고 물음을 던질 것이다.

그리고 그 끝의 내가 진정으로 바라는 나의 모습까지 그려낼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