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현대미술관에서 <알렉산더 칼더> 展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처음 그의 작품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작품 이미지를 통해 얼핏 본 칼더의 작품은 그것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도 낯설지 않은 느낌을 주는 듯하다. 원색을 주로 사용하고 선과 도형을 이용한 추상화, 그것을 그대로 구조물로 표현한 듯한 모빌은 그가 다른 예술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음을 드러내고 있다.

파리에 머물던 시절, 칼더는 몬드리안(Piet Mondrian), 뒤샹(Henri Robert Marcel Duchamp), 레제(Fernand Léger), 미로(Joan Miro) 등파리의 예술가들과 많은 교류를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중 특히 호안 미로와 피에트 몬드리안으로부터 예술적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미로의 추상적이고 자유분방한 작품 표현이, 몬드리안의 원색을 이용한 기하학적이고 단순한 작품 표현이 칼더의 회화 작품에 영향을 주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몬드리안은 칼더가 최초의 모빌 창시가가 되는 것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 몬드리안은 자신의 작품 스타일을 반영하여 작업실을 꾸몄는데 그곳에 방문한 칼더가 영감을 받고 움직이는 구조물을 떠올렸다.

이번 전시에서는 몬드리안의 작업실, 뒤샹의 초현실주의 전시 공간까지 칼더에게 영감을 주었던 수많은 장면이 재현되어 있다. K현대미술관이 재구성한 칼더의 작업실도 있다. 칼더의 작업과정과 예술적 고민을 들여다보고 그의 작품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코너가 되지 않을까 싶다.

최초의 모빌 창시가로 유명한 아티스트인 만큼, 그동안의 국내 알렉산더 칼더 전시회에서는 모빌 작품 전시가 많았는데, K현대미술관의 전시장에서는 칼더의 회화 작품들을 더 많이 선보이고 있다고 한다. 그의 작품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연출 공간을 관람객들에게 좀 더 강조하고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추상적인 회화 작품을 감상할 때, 화가의 정서와 그의 삶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이해를 바탕으로 그림을 해석하고 감상하는 것을 즐기는 편이다. 그래서 칼더의 삶과 작품 창작 과정을 함께 엿볼 수 있는 공감각적인 연출에 기대를 갖고 전시장을 방문하려 한다.

K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 현대 미술의 대표 작가인 알렉산더 칼더의 회고전, <칼더 온 페이퍼> 展. 이 전시는 <칼더 온 페이퍼(Calder on Paper)>라는 제목 아래 2017년 영국 런던의 사치 갤러리(Saatchi Gallery)를 포함하여 전 세계를 순회 중인 전시로, 아시아 최초로 K현대미술관에서 선보인다.

설치 연출의 새로운 기법을 동원해 2D와 3D가 융합된 구조물을 만듦으로써 칼더의 예술 세계를 입체적으로 구현하였고, 관람객들이 이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게 구성하였다.

또한 작품들은 판화가 아닌 '원작' 150여 점으로, 앞으로 한 세기 안에 한국에서 다시 볼 수 없을지도 모르는 기약 없는 전시가 될 것이다.

알렉산더 칼더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