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지나간 연극 알아보기! 연극 - "아버지의 집" 이야기 [공연예술]

글 입력 2015.06.18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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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무 살, 그 시절 제일 기억에 남는 연극이 무엇이냐고 내게 묻는다며 나는 두 말할 것도 없이 연극 <아버지의 집>에 대해 말할 것이다. '처음, 첫 번째, 첫 시작' 등은 언제나 들어도 가슴 설레게 하며, 긴장감을 맴돌게 하는 단어들이다. 아버지의 집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성인이 되어서 제일 처음으로 본 연극이었으며, 첫 공연을 앞둔 연극이었기 때문에 내게 있어서 색다른 의미로 다가온 연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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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아버지의 집>은 제 2회 벽산희공상 당선작으로 아버지의 존재와 집에 대한 정서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창작희극이다. 이 연극은 짧은 대사록 인물과 상황의 묘사, 집 해체과정에 드러나는 불안전한 삶과 섬세한 정서 변화 등 연극적인 기호와 상징과 더불어 많은 이들이 함된 가족의 의미를 묻는 연극이었다. 또한 이 연극은 다양한 무대 활용도, 상징적 의미 등 수많은 연극장치를 통해 관객들에게 끊임없이 흥미와 다양한 생각을 요구하였기 때문에 집중될 수 밖에 없었던, 모든 관객들의 시선을 하나로 모은 연극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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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아버지의 집>은 무대의 활용도가 매우 높았다. 조명의 초점을 오로지 배우들에게 맞춤으로서, 관객들은 시선은 자연스럽게 무대에 향할 수 있었다. 또한 무대 사방으로 돌을 던지고 무대 끝 부분에서 카메라 촬영을 하는 등 크나큰 동선을 이용한 배우들의 연기는 무대를 장악하였으며, 극 중 상황에 따라 수십 수대로 변하는 배우들의 내면과 외면연기는 온 몸의 모든 감각을 일깨울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그리고 연극 <아버지의 집>은 ‘케이타’라는 인물을 통해서 카메라로 촬영된 장면을 무대에 비추었다. 이는 연극의 무대를 입체적이게 만들면서 영상이라는 매체를 통해 무대의 흐름을 보여줬다. 이러한 연출은 다른 연극들과 차별화 된 영상과 연극의 새로운 결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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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연극 <아버지의 집>은 휴대전화 벨소리, 집 짓는 소리 등 음악사용이 손에 꼽을 정도로 간소했다. 간소화된 음악사용을 통해 관객들의 눈은 배우들의 소리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으나, 관객들의 귀는 지루함으로 가득히 울려 퍼졌다. 또한 반팔과 하복, 바바리코트 등 계절을 예측할 수 없으며 극과 극을 보이는 배우들의 의상 때문에 연극의 제대로 집중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연극 <아버지의 집>은 연극 속 다양하게 풀어놓은 이야기들의 진실을 배제한 채, 열린 결말로 급하게 끝맺음을 하였다. 그래서 결말에 대한 여운보다는 아쉬움이 더 크게 가슴속에 자리 잡았다. ‘주영이 어째서 엄마를 멀리하게 되었는지’, ‘소년은 왜 돌을 던지는 것인지’, 그리고 ‘주영의 친아버지가 소현의 아버지가 맞는지’ 등 관객들의 궁금증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정확한 실마리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서 열린 결말의 해석은 관객들에게 상상력과 추리력의 한계를 줬다. 마치 엉킨 실타래를 풀면 풀수록 더 엉켜져버려 손을 쓸 수 없게 되는 것과 같은 결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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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아버지의 집> 중 아버지가 망치로 철문을 두드려 피는 장면은 인상적이고 마음에 와 닿는 장면이었다. 아버지는 망가진 철문을 피기위해 망치질 하였으나, 그 모습은 마치 불안전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상처를 아물기 위해 망치질 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주영이 ‘아무리 두드려도 철문의 상처는 없앨 수 없다.’고 말한 것처럼 영원히 가슴 속에 상처를 품으면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떠올라,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지고 내 눈동자는 뜨겁고 쓰라린 슬픔으로 부유하게 되었다. 그리고 긴 침묵을 일관하면서 돌을 던지는 소년의 모습도 잊히지 않는다. 소년은 자신의 삶을 반항하기 위해 끊임없이 돌을 던지는 것처럼 보였다. 또한 소년은 불안전한 삶에서 돌을 던지며 자기 자신을 위로하는 것 같았다. 몸을 억지로 찢어내는 것만 같은 삶의 극통을 돌멩이로 버텨가는 어린 소년의 모습은 참으로 안타까웠다.






 세상에는 수많은 아버지들이 존재하신다. 그리고 나를 비롯한 우리들에게는 아버지와 함께한 집 혹은 아버지가 머문 집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는 시계바늘과 함께 달려 갈수록 아버지와 아버지의 추억이 머문 집들의 존재를 잊기 시작한다. 하지만 연극 <아버지의 집>을 통해 우리는 시계바늘을 잠시 멈추며, 아버지와 함께한 추억의 집을 다시 기억해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우리는 그 기억과 함께, 스스로 자기 자신을 찾을 것이며 그리고 새로운 ‘아버지의 집’을 지어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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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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