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 여자, 아이, 노인.. 심지어 외국인까지! 자고 일어나면 매일 다른 모습으로 변하는 남자, ‘우진’. 그에게 처음으로 비밀을 말하고 싶은 단 한 사람이 생겼다. '이수'라는 이 여자는 모습이 달라져도 항상 똑같다. 매일 바뀌는 얼굴에 좀처럼 그녀를 찾아가지 못하다가 드디어 ‘우진’은 그녀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기로 하는데…
동명의 드라마를 먼저 보고 영화를 관람했다. 원작주의자이기 때문에 평소에는 원작을 먼저 보는데, 이 영화의 경우 드라마를 다 본 후에 영화를 알게 되어서 어쩔 수 없이 나중에 보게 되었다. 드라마의 경우 최애드라마 리스트에 들어가는 드라마이기에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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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는
작품의 주요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요즘은 초반 몰입도가 낮아서 시작 후 25분 간은 집중력이 떨어지는 편인데, 20분 쯤 '우진'이 박서준이 되었을 때는 한효주의 부담스러워하는 연기가 너무 리얼해서 견디기 힘들어 하차할 뻔 했다.
연출에 감탄하며 넋을 놓고 본 장면은 배드씬이다. 배드씬이라고 부르기엔 노출이 단 하나도 나오지 않았는데, 얼굴 클로즈업과 교차편집만으로 충분한 분위기와 감정을 연출한 것이 좋았다. 계속해서 지나가는 장면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거리에서 '우진'과 만나기로 한 '이수'에게 전화하며 자신을 찾아보라고, 맞춰보라고 하는 '우진'. 그리고 그날의 얼굴을 알지 못하는 '이수'의 당황스러움과 혼란스러움을 음악과 소음, 정적으로 표현한 연출이 가장 인상깊었다.
드라마에서는 주인공이 배우에 재벌이라 문제가 된다고 느껴지지 않았던 현실적인 부분들이 한효주의 연기를 통해 너무나 잘 표현되었다. '우진'의 특성으로 '이수'가 겪는 문제, 그러한 문제 때문에 고조되는 둘의 갈등이 너무나 현실적이었고, 마음이 아팠다.
둘의 헤어짐 이전까지 항상 '이수'를 찾아가겠다 말한 것도 '우진'이었고, 찾아가는 것도 '우진'이었다. 그런데 '이수'가 체코로 직접 '우진'을 찾아간 것이 정말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이수'는 지금껏 '우진'이 손을 먼저 잡아 줄 때에야 '우진'이 '우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장면에서는 '우진'이 본인을 숨기고 있음에도 이번엔 '이수'가 '우진'의 손을 잡으며, '우진'을 찾아냈다.

이후에 모든 것을 받아들인 '이수'가 청혼했을 때, '우진'이 '이수'에게 청혼했을 당시 '이수'가 했던 말을 돌려주는 '우진'과 그런 그에게 웃으며 타박하는 둘의 모습에서 성장한 둘의 모습이 보였다.
마지막에 수많은 '우진'이 '이수'에게 다가가다 '이수'에게 닿는 연출은 '우진'을 연기한 배우 한 명 한 명과 '이수'의 사랑보다는 '우진'과 '이수', 이 둘의 사랑이야기임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적당한 빛들로 찍어낸 평범한 장면들과 빈번히 등장하는 배우의 얼굴 클로즈업은 멜로 영화의 특징이지만, '헤어질 결심'이라는 특수한 멜로를 제외하고는 처음으로 본격적으로 멜로 영화를 보는 것이라 대부분의 장면이 인상 깊고,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다.

"내가 내 사랑에 눈이 멀어 아무것도 보지 못했을 뿐."
"어디 갔었는지, 뭘 먹었는지. 같이 갔던 식당 반찬까지 다 기억나는데, 그 사람 얼굴이 기억이 안 나."
"거짓말처럼 모든 것이 예전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가끔. 가끔 나에게 물었어.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와 같은 걸까?"
"날마다 같은 모습을 하고 날마다 다른 마음으로 흔들렸던. 어쩌면 매일 다른 사람이었던 건 네가 아니라 나였던 게 아닐까?"
"그때 나는 뭐가 두려웠던걸까? 세상 사람들의 시선? 너와 함께 견뎌야 할 수많은 혼란과 상처들? 그 무엇도 네가 없는 지금만큼 아프지 않았을 것 같아."
"아픈 건 이제 겁이 안 나는데 다른 게 겁이 나요. 그렇게 멀리서 떠돌기만 하다가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우린 곁에서 지내보지도 못하고 영영 끝이라는 생각이 더 겁나요."
<뷰티인사이드> 백종열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