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하루 한 장, 인생 그림>은 아트메신저 이소영의 인생 그림과 인생 작가를 소개합니다.

영감을 받은 다양한 명화들을 설명하며 자신의 주관적인 감상을 에세이 형식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가장 인상깊게 읽은 두 가지 그림을 꼽아봤습니다.

14번째 인생 그림, 파울 클레의 <작은 리듬이 있는 풍경>

여러분은 파울 클레의 작품 속에서 70-80년대 포크송이 연상되시나요?

작가는 청각적 요소를 찾을 수 있는 파울 클레의 작품에서 이 같은 바를 느꼈다고 하는데요. 음악을 하시는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음악과 가까운 삶을 살았던 것은 작품 창작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저 또한 취미로 악기 연주를 오래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파울 클레의 생애 배경이 반가웠습니다. 이렇게 청각적인 요소가 곁든 미술작품은 미술이 불러일으키는 시각적인 몰입감 뿐만 아니라 음악적 감수성도 함께 불러일으킵니다.

다양한 감각을 동원하는 만큼 더욱 풍부한 감상을 할 수 있게 되는데요. 리듬감이 느껴지는 칸딘스키의 작품도 또 다른 예시입니다.

파울 클레 화풍의 또 다른 특징은 ‘동화적’이라는 것입니다.

마치 어린아이가 그린 것 같이 구상과 추상의 형태를 가지는데요. 책에서는 이를 두고 ‘동심을 시처럼 표현한다’라고 설명합니다.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처럼 호기심을 잃지 않는 것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작품에서 엿볼 수 있는 동심은 클레의 아들 펠릭스의 영향도 있습니다. 클레는 당시 시대 속에서는 흔치 않게 자녀 양육에 주도적인 아버지였는데요. 당시 성 역할의 전형적인 모습과 다른 부분은 오히려 주변에게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클레는 아들의 생일 선물로 손 인형을 만들었습니다. 전기 콘센트, 붓, 남은 천 조각, 견과류 껍질 등 일상 속 재료를 활용했는데요. 독일과 스위스 전통 인형 ‘카스퍼’를 참고한 것으로 보입니다. 추상화보다 더욱 돋보이는 순박함이 인상깊습니다.

아들은 인형들을 매우 마음에 들어 했으나 제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30개 가량만 남아있다고 해요.

12번째 인생 그림, 구스타브 카유보트의 <파리의 비 오는 거리>

여기 인상주의 작가의 작품을 수집했던 유명한 컬렉터가 있습니다. 바로 르누아르, 드가, 모네와 같은 시기를 살았던 작가이자 컬렉터 카유보트입니다.

모네는 그를 두고 “만약 그가 일찍 죽지 않고 살았다면 그는 재능이 풍부했기 때문에 우리와 같은 행운의 상승세를 누렸을 것이다”라고 언급했는데요. 앞전에 컬렉터라고 카유보트를 소개한만큼 작가로서는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져있지 않습니다.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동료 인상파 화가들의 컬렉터를 자처하며 자금을 지원하고 홍보를 도왔습니다. 르누아르의 <선상 파티에서의 점심식사>는 실제로 인상파 친구들이 파티를 하던 모습을 담은 것인데, 오른쪽 하단에는 카유보트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카유보트라는 이름을 낯설더라도, <파리의 비 오는 거리>라는 작품은 한 번쯤 접해본 적이 있을 것 같은데요.

작품 속 인물들은 독립적이고 개인적인 성향을 지닌 듯 보입니다. 비 오는 날의 불편함은 느끼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인물들이 쓰고 있는 검은색 우산은 오히려 복잡한 도로와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카유보트는 주로 19세기 파리의 모습을 담았는데요. 당시 건조한 파리 사람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것이 특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