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다시, 슈퍼 히어로 - 인크레더블 2 [영화]

슈퍼 히어로 가족이, 14년 만에,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속편으로 돌아왔다 !
글 입력 2018.07.23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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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이라는 시간의 간극


<인크레더블>이 14년 만에 돌아왔다. 긴 기다림이 후회되지 않을 만큼 그것도 아주 멋진 모습으로. ‘전편만 한 속편은 없다’는 말처럼, 완벽한 전편에 흠집을 내는 속편인 건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근데, 정말 괜한 걱정이었다. <인크레더블2>는 14년 전의 이야기와 이어지면서도, 14년 동안 이루어진 바깥세상의 변화를 부드럽게 녹여낸,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속편이었으니 말이다.

14년의 세월 동안 우리의 모습은 많이 달라졌지만, 영화 속의 ‘파’ 가족은 14년 전 그 모습 그대로였다. 집이 폭발해버린 탓에 모텔에서 생계를 이어나가고 있고, 아직 불법인 슈퍼히어로 활동에 대해 논쟁하는 것도 여전하다. 십여 년 전, ‘밥’과 ‘헬렌’은 각각 ‘미스터 인크레더블’과 ‘일라스티걸’이라는 이름으로 히어로 활동을 하며 이름을 떨쳤더랬다. 모두가 그들을 추앙하고, 존경하고, 응원했다. 하지만 지금, 히어로 활동은 불법으로 명시됐다. 뒤처리 때 발생하는 사회비용이 만만치 않은 탓이다. 결국 ‘파’ 가족은 1편 말미에 등장한 ‘언더마이너’와의 대결 후, 경찰에 붙잡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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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일라스티걸'의 차례


그러던 그들에게 아주 좋은 기회가 찾아온다. 숨어 지내고 있는 히어로들이 다시 세상에 나오길 원하는 ‘윈스턴 데버’가 등장한 것이다. 그는 슈퍼 히어로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시선들을 긍정적으로 바꾸고, 더 나아가 히어로 활동을 다시 합법화하기 위해 온갖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라고 한다. 그렇게 그의 여동생인 ‘에블린 데버’의 보고서에 따라, '일라스티걸'이 가장 적합한 선두주자로 선정되었다. 법을 바꾸기 위해 법을 어기고,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아이들을 떠나야 하는 모순된 상황에 직면하면서 그녀는 고민에 휩싸이기도 하지만, 결국 윈스턴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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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만 해내면 육아도 히어로 활동!


‘헬렌’의 빈자리는 ‘밥’이 채워야 한다. ‘대쉬’의 수학 숙제도, ‘바이올렛’의 데이트도, ‘잭잭’을 보살피는 일도 이제 온전히 밥의 몫이다. 그는 그에게 주어진 과제를 어영부영 해치우기보다는, 완벽히 해내고 싶어 한다. 그래야만 그에게도 세상을 구할 기회가 찾아오고, 또 에블린의 보고서가 지목한 히어로가 본인이 아니라는 사실이 꽤나 자존심 상하기 때문이다.
 
헬렌에게 별일 아니라고 호언장담했지만, 육아는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아들의 수학 숙제는 알다가도 모르겠고, 딸은 데이트에 실패했는지 방문을 쾅 닫고 나오지를 않는다. 또 막내는 잠들었나 싶으면 깨어나고, 또 잠들었나 싶으면 깨어나서 밥의 정신을 어지럽게만 한다. 하지만 ‘미스터 인크레더블’은 역시 ‘미스터 인크레더블’이었다. 육아에 서툰 아빠의 전형에서 벗어나, 끊임없는 노력으로 아이들과의 관계를 더 끈끈하게 만들어나갔기 때문이다.

헬렌은 ‘엄마’와 ‘슈퍼 히어로’라는 두 역할 사이에서 고민하며, 가족의 안위를 일등으로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젠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윈스턴과 밥의 든든한 지원 아래, 헬렌은 그저 ‘일라스티걸’이기만 하면 됐기 때문이다. 히어로 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된 ‘일라스티걸’의 활약은 정말 대단했다. 최면으로 사람을 조종하는 ‘스크린슬레이버’에 맞서 싸우며 슈퍼 히어로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을 완전히 긍정적으로 뒤바꿔버렸으니 말이다.
 
접전 끝에 그를 잡게 되고, 그렇게 해피엔딩으로 끝나나 했는데 역시 아니었다. 진짜 악당은 따로 있었다. 바로, 같은 여성이라는 점에서 헬렌과의 특별한 관계성을 보여준 ‘에블린 데버’이다. 그녀는 슈퍼 히어로가 사람들을 무기력하고 게으르게 만든다고 생각하며, 그들을 조종해 슈퍼 히어로의 합법화를 막으려고 한다. 헬렌이 자신의 정체를 눈치채자 에블린은 바로 헬렌을 조종하기 시작하고, 밥에게도 연락을 취해 결국 자신이 불러 모은 모든 슈퍼 히어로들을 조종하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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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히어로 가족, 다시 뭉치다

 
이제 대쉬와 바이올렛, 그리고 잭잭의 차례다. 엄마와 아빠를 구하기 위해 그들이 출동한다. 전편에서의 사건은 호기심으로 인해 발현된 것이었지만, 이번엔 확실히 다르다. 그들은 분명한 목적과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 세 달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한층 더 성숙해진 모양이다. 많은 시행착오 끝에 헬렌과 밥을 조종하던 안경을 벗기는 데 성공한 후, ‘파’ 가족은 다시 한 팀이 되어 싸운다. 이번 영화의 하이라이트가 아닐 수 없다.
 
히어로로서의 ‘파’ 가족은 능숙하고 철두철미하지만, 가족으로서의 그들은 서로에게 서툴고 미숙하다. 하지만 그들이 서로 믿고, 의지하고,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헬렌은 가족들에게 히어로가 될 수 있는 선택권을 주기 위해 불법임을 알면서도 히어로 활동을 했고, 밥은 그녀의 빈자리를 열심히 채웠다. 또 대쉬와 바이올렛, 그리고 잭잭도 부모님을 지키기 위해 주저 없이 달려갔다.
 
목적 없는 선의는 이해받지 못하는 사회에서, 묵묵히 히어로를 자처함과 동시에 훌륭한 가족 구성원의 역할을 해내기란 참 어려운 일일 것이다. 모든 가족이 그렇듯, 그들에게도 삐걱거리고 위태롭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 어떤 가족보다 노력하고 발전하면서 단단하고도 따뜻한 가족애를 보여주었다. 아무리 대단한 초능력을 지녔다고 해도, 노력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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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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