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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Opinion] '박멸'이라는 말이 향하는 곳은 어디인가 - 연극 '노인박멸' [공연]
‘노인박멸’이라는 제목은 노인과 노화를 없는 것으로 취급하는 사회의 모습을 꼬집는 듯하면서도, 동시에 우리 안에 있는 노화를 외면하고자 하는 마음을 떠올리게 한다. 극은 80대 노인 정복이 나이를 먹으며 인지증을 겪고, 가족들의 돌봄을 받다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과정과 그 이후를 다룬다. 정복을 비롯한 배우들은 각자 자신의 실제 나이와 조금씩 어긋나는 나이의 배역을 연기한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아이처럼 기저귀를 차고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노인처럼 얼굴에 밀가루를 바른다. 아이와 노인, 청년의 이미지가 한 몸에 겹치는 이 모습은 노화가 사회 안에서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 보도록 만든다.
연극은 성인용 기저귀를 입은 13명의 배우에게서 시작된다. ‘노인박멸’이라는 강렬한 제목만큼이나 당황스러운 장면 앞에서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생각하고 있으면, 한 배우가 머리에 밀가루를 뒤집어쓴다. 얼굴을 새하얗게 만들고 머리카락을 희게 만든 뒤, “이 사람은 80대 노인입니다.”라고 선언한다. 이후 차례로 중년 역할을 맡은 배우들이 얼굴에 밀가루를
by
노미란 에디터
2026.09.15
리뷰
영화
[Review] 교류 없는 삶 – 영화 ‘홍이’
함께 있어도 고독한 사람들
영화 <홍이>는 30대 여성 ‘이홍’이 빚과 불안정한 고용 상태를 해결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재산이 있는 어머니를 양로원에서 데려오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 다큐멘터리, 아니 영화다. 노인 부양과 고용 불안정의 문제를 개인의 관점에서 풀어내는 이 영화는, 짧은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이홍’과 그녀의 엄마를 둘러싼 문제를 효과적으로 설명해 낸다. 무엇보다
by
류나윤 에디터
2025.09.25
칼럼/에세이
칼럼
[칼럼] 이해를 요구하는 말들
언어가 머금은 수호의 힘
나이가 들면서 점차 이해해야 하는 말의 가짓수를 떠올려본다. 사람은 옹알이만으로 의사 표현하는 시절을 지나 더 또렷하고 다양한 형태의 말을 배운다. 더 많은 존재와 풍부한 소통을 하기 위해 언어의 성장을 이루는 것이다. 언어를 배운다는 건 상상할 수 있는 크기를 키우는 것과 같은데, 상상의 크기를 키운다는 건 인식하고 신경 쓰는 대상의 범주를 늘린다는 말
by
정해영 에디터
2023.02.25
오피니언
음악
[Opinion] 장기하, 근데 이제 공중부양을 곁들인 [음악]
무대에서 완전 날아다니는 가수
그가 돌아왔다. ‘장기하와 얼굴들’은 2008년 싱글 앨범 <싸구려 커피>로 데뷔, 인디밴드로서는 꽤 큰 성공을 거두고 2018년 정규 5집 mono를 마지막으로 데뷔 10년만에 밴드의 해체를 선언했다. 그 후 장기하는 3년의 공백을 가졌고, 솔로 가수 장기하로서의 첫 앨범 <공중부양>으로 돌아왔다. 나는 늘 그의 독특한 음악을 사랑했고, “장얼” 시절에
by
김민정 에디터
2022.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