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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기고
내 얼굴에 남는 것들
강의를 마치고 돌아올 때 종종 버스 창문에 얼비친 내 얼굴을 바라봤다. 그럴 땐 ‘과거’가 지나가고 사라지는 게 아니라 차오르고 새어나오는 거란 생각이 들었다. 살면서 나를 지나간 사람, 내가 경험한 시간, 감정들이 지금 내 눈빛에 관여하고, 인상에 참여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것은 결코 사라지지 않고 표정의 양식으로, 분위기의 형태로 남아 내장 깊숙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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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연 에디터
2018.06.22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고추와 얼얼함 [기타]
하루는 여느 때와 같이 아빠는 우릴 불렀다. 우리는 평소대로 나갔고 돌아온 건 호미 따위가 아니라 따라오라는 소리였다. 밭 귀퉁이에 사과나무 세 그루가 심어져있었다. 기실 너무 좁은 터라 열매는커녕 다 자라기도 어려웠다. 그렇지만 우린 무척 좋아했다. 지긋지긋한 밭에서 그것 하나만큼은 마음에 들어서 매일 구경했다.
아빠는 여름이면 우릴 불렀다. 짜증도, 사춘기도 흔한 시골 가부장을 이기진 못했다. 터벅터벅 억지로 걸음을 떼면 아빠는 목장갑, 호미, 양동이 따위를 줬다. 그러면 우린 밭으로 올라갔다. 우린 선선하면 고춧대를 박았고 더우면 물을 옮겼으며 고추가 익으면 땄다. 살짝 녹슨 고철 막대를 땅에다 박는다. 홈을 파서 자리를 만든다. 팔이 저릿했다. 땅이 고통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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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준 에디터
2018.06.16
리뷰
PRESS
[PRESS] 얼어버린 두 손의 천재 음악가, 뮤지컬 라흐마니노프
그가 슬럼프를 이겨낸 ‘암시 요법'. 여기에 이 뮤지컬의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PRESS] 얼어버린 두 손의 천재 음악가 뮤지컬 <라흐마니노프> 2016년과 2017년, 빠짐없이 찾아와 관객들의 마음을 울렸던 뮤지컬 <라흐마니노프>가 단 4주, 38회의 공연으로 다시 돌아왔다. 뮤지컬 <라흐마니노프>는 러시아의 천재 작곡가 라흐마니노프가 슬럼프에 빠져 절망하고 있던 시기 정신의학자 니콜라이 달 박사와의 만남을 통해 치유해 나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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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현 에디터
2018.05.21
리뷰
PRESS
[PRESS] 지나치게 사실적인, 그래서 현실적인 연극 ‘벚꽃동산’
연극 '벚꽃동산' 2018년 5월 4일 ~ 7월 1일 대학로 안똔체홉극장 평일 7시 30분 / 토일공휴일 4시 / 월 쉼 ‘체홉을 말하다, 안똔체홉학회’ ▲안똔체홉학회 로고 ⓒ공식 페이스북 체홉의, 체홉을 위한, 체홉에 의한 ‘안똔체홉학회’다. 제목에서부터 안똔체홉의 정신을 이어받은 단체임을 느낄 수 있는데, 이들은 안똔 체홉 4대 장막, 안똔 체홉 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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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선 에디터
2018.05.16
오피니언
공연
[Opinion] 밀레니얼을 사로잡는 B급 감성 < 유병재: 블랙코미디 > [공연예술]
며칠 전, 친구의 권유로 영상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릭스를 한 달 무료 서비스를 체험했다. 사실 서울로 올라가는 두 시간 남짓의 시간동안 너무 지루해서 가입한 것이었는데, 넷*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를 비롯해서 다양한 콘텐츠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렇다고 또 두 시간짜리 영화나, 호흡이 길어지는 드라마를 보기는 싫었다. 간단하게 한 시간 이내로, 생각
by
김미진 에디터
2018.04.27
리뷰
PRESS
[PRESS] 어느 귀족의 아름다운 몰락, 연극 ‘벚꽃 동산’
거리에선 벚꽃 엔딩이 흐르고, 계절상품으로 벚꽃을 연상케 하는 분홍빛 과자들이 불티나게 팔린다. 그렇게 주위의 모든 것이 벚꽃으로 비춰지고 보여진다. 연극계에도 벚꽃의 향이 일렁이기 시작한다. 가는 봄이 아쉬운 이들에게 안똔 체홉의 ‘벚꽃 동산’이 그 허전함을 대신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물론 체홉의 ‘벚꽃’은 으레 일상에 깃든 벚꽃과는 다르지만, 아무렴
by
이다선 에디터
2018.04.21
오피니언
도서/문학
[오피니언]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지만, 여자는 전쟁의 얼굴을 하고 있다.[도서]
삶과 같은 전쟁에서 전쟁같은 삶으로 변한 그 시대의 여성들
양적으로, 질적으로 이 책을 완독하기란 힘든 일이었다. 난 전쟁 시대에 태어난 사람도 아니고, 전쟁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진 사람도 아니다. 가끔 영화의 소재로 사용된 전쟁에 관해 공부하겠다고 극장을 나오며 다짐하지만, 그 다짐은 집에 도착함과 동시에 자취를 감춘다. 영화는 영화인가 보다. 전쟁의 민낯을 극화, 미화시킨다. 전쟁영화 대부분의 목적은 관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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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경 에디터
2018.04.17
작품기고
[손케치북] 얼굴은 귀여운데..
얼굴은 귀엽고 몸은 근육질인 캥거루를 보다.
얼굴은 정말 귀여웠던 캥거루 하지만 자리에서 일어서자 키가 나와 비슷하고 우람한 팔뚝에 핏대가 서있었다. 귀여운 외모와 다른 몸때문에 어찌나 놀랐던지 이런걸 보고 반전매력이라 하나보다.
by
손은아 에디터
2018.04.05
리뷰
PRESS
[PRESS] 좋아 보이는 것들의 비밀 [도서]
사람이 '좋다'라고 느끼는 것은 오감을 통한 본능적인 판단이다. 그러나 그 아래에는 치밀하고 과학적인 법칙이 숨어 있다.
<좋아 보이는 것들의 비밀> 시리즈가 참 많다. 그 중에서 가장 기본도서로 보이는 담백한 <좋아 보이는 것들의 비밀>을 집었다. 가장 먼저 마음에 와닿은 것은 이 문구였다. "사람이 '좋다'라고 느끼는 것은 오감을 통한 본능적인 판단이다. 그러나 그 아래에는 치밀하고 과학적인 법칙이 숨어 있다." 순전히 내가 물건을 구매하는 건 내 직관적인 능력뿐이라고
by
최지은 에디터
2018.03.31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레이디 버드 : 엄마 부정하기 [영화]
이름 부정하기 = 엄마 부정하기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My name is Lady-Bird!” 엄마와 함께 차를 타고 어디론가 가는 길, 자신을 크리스틴이라 부르는 엄마에게 레이디 버드는 당당하게 소리친다. 뮤지컬 단원 모집에서도 이 이름을 쓰고, 친구에게도 알려준다. 그리고 나에게는 그 말이 이렇게 들렸다. “나는 크리스틴이 아니야!” 이름을 직접 짓는다는 의미 오는 4월 4일
by
이서연 에디터
2018.03.30
리뷰
PRESS
[PRESS] 얼씨구! 이런 고전은 대환영이니라 : 정동극장 기획공연 < 적벽 >
< 적벽 >을 발아하게 한 < 삼국지 >나 읽어볼까나. 고어(古語)의 장벽을 넘어야 하는데도, 긴 글과 친하지 않은데도, 궁금해진다. 한 번 읽어보고 싶다. 세 줄 요약을 요구하는 시대에 이 정도면 꽤 큰 결심인 거다. 그렇담 < 적벽 >은 이야기로서 성공한 게 아닐까. 고전을 보기 좋게, 듣기 좋게, 재미있게 안착시켰으니 말이다. 아무렴! 이런 식의 고전은 언제나 대환영이다.
긴 글이 싫어? “세 줄 요약 좀.” 긴 글 밑에 짤막한 댓글 하나가 띡 달린다. 다 읽기 싫다는 소리다. 그러니 핵심만 짧게 말하란 소리다. 뭐, 이젠 놀라운 풍경도 아니다. 요즘 사람들, 참 긴 글 싫어 한다. 네이버 뉴스엔 기사 요약 기능이 탑재되어 있지 않나. 유튜브 인기 동영상엔 사회 이슈를 이미지와 자막으로 설명하는 ‘야매’ 뉴스가 좌르륵 줄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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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윤 에디터
2018.03.27
문화소식
공연
(~03.10) 연극 '말 그리고 얼굴' [서촌공간 서로]
'말과 표정으로 풀어본 죽음의 모습' 연극 '말 그리고 얼굴' [~03.10/서촌공간 서로]
삶과 죽음에 대한 솔직한 대담! 연극 '말 그리고 얼굴' 2018년 3월 8일 - 10일 서촌공간 서로 :: 시놉시스 :: '우리의 삶에서 죽음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말과 표정으로 풀어본 죽음의 모습 15평 아파트에 혼자 사는 87세 유명선 할머니는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 죽음이 두렵지 않다. 그녀는 33세(1963년), 넷 째 딸이 태어난 이듬해
by
이다선 에디터
2018.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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