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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학
[Opinion] 답장은 쓸 수 없다 -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 '알렉시' [도서]
말이 가닿기 위해선 가닿았으면 하는 그 사람의 언어로 가공하고 닦아내야 한다. 우리는 각기 다른 곳에서 내 것이 아닌 말과 언어를 모국어로 배우고 자랐기에, 완전히 소통할 수 없다.
줄 노트에 편지를 썼다 세 장이나 썼다 세수를 하다가 편지 안 줘야지, 생각했다 그리고 놀랐다 편지라는 건 안 줄 수가 있구나 이렇게 실컷 말 걸어놓고도 편지를 안 줄 수 있다는 것에 기뻐하며 냉장고에서 썰어놓은 수박을 꺼내 먹었다 김은지, <초여름> 『여름 외투』에 수록된 김은지 시인의 편지에 대한 귀여운 시이다. 유르스나르의 첫 소설 「알렉시」는 알렉
by
양예지 에디터
2024.12.20
칼럼/에세이
칼럼
[칼럼] 예술인은 왜 고독하고 배고파야해? - 청년예술청 네트워킹 행사에 다녀오다
충정로를 거니는 낭랑백수의 체험기
겨울이 왔고, 한 해가 끝나가고, 신춘과 소설 퇴고일이 동시에 다가왔다. 작업에 몰두하기 위해 한동안 집, 카페, 헬스장만을 전전하며 무료함을 대가로 소설처럼 보이는 뭉텅이 따위를 빚고 있었다. 평소 카페 두어개를 번갈아 다니며 작업을 하는데, 하도 같은 곳만 가니 인테리어도, 조명도, 커피 맛도 특별할 것 없고 사장님조차 나를 질려하는 것 같아 새로운 작
by
김한솔 에디터
2024.12.13
오피니언
음악
[오피니언]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 그들, 바밍타이거 입덕기 [음악]
한계는 없다는 걸 보여주는 듯 여러 방면으로 그룹을 표현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그룹
바밍타이거는 '얼터너티브 케이팝' 그룹으로, '얼터너티브 케이팝'은 정해지지 않은 장르의 노래를 말한다. 한 장르로만 정의 내릴 수 없는. 저 문장만 읽어봐도 얼마나 멋진 그룹인지 감이 오지 않는가. 일단 난 그랬다. 정해지지 않은 길을 스스로 개척해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 나가는 그룹? 이 그룹의 존재 자체가 '멋'이고 '힙'이구나. 아마 내가 바밍타이거
by
정한나 에디터
2024.12.08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인간은 왜 매체에 재현된 폭력을 허용하는가? [문화 전반]
우리가 흔히 아는 규범의 세계가 무너지기는 했지만, 그것이 매체 너머 저 편에서 무너졌음을 포착하는 것이다
무언가를 극심하게 혐오하는 것의 이면에는 사실 그 대상에 대한 갈망이 내재되어 있기도 하다. 이 영화 속 ‘앙헬라’가 영화의 폭력성을 매우 혐오했지만 영상에 기록된 폭력과 잔인함에 대한 호기심을 저버리지 못한 것도 그러한 맥락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그것은 모든 인간에게 적용되는 본성이기도 하다. 금지된 것을 갈망하는 인간의 태도는 영화의
by
장연우 에디터
2024.12.07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만나고 싶지 않다면, 대체 왜 가는거냐 - 검은 사슴 [도서/문학]
한강 작가가 그려내는 상실 그 이후 구원의 여정
사라진 여성과 남겨진 자들은 장르를 불문하고 이야기의 서문을 여는 좋은 소재이다. 나의 눈부신 친구(my briliant friend)의 리라와 레누, 폭풍의 언덕(wuthering heights)의 캐서린과 히스클리프처럼. 하물며 겨울왕국 1도 사라진 엘사를 찾아 떠나는 안나의 모험이 아닌가. 남겨진 자들은 부재에 괴로워하거나 과거를 추억하고 그녀를 되
by
윤희수 에디터
2024.11.29
리뷰
PRESS
[PRESS] 아기자기하고 으스스한 숲으로의 초대 - 유코 히쿠치 특별展 : 비밀의 숲
귀여운 고양이가 전하는 으스스한 숲으로의 초대장
유코 히구치 특별전을 처음 접한 것은 SNS를 서핑하던 도중 만난 화려한 포스터 이미지를 통해서였다. 세밀한 펜 작업이 돋보이는 그림체와 사실적이고도 독특하게 표현된 고양이의 모습이 절대 지나칠 수 없도록 시선을 이끄는 묘한 힘이 있었다. 전시의 부제인 ‘비밀의 숲’과 너무나도 잘 어우러지는 포스터 속 귀엽고도 어딘지 섬뜩한 매력이 있는 캐릭터들로부터 마
by
박다온 에디터
2024.11.22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철학자 칸트에게 '숭고'란? [문화 전반]
진정으로 숭고하다고 판정되어야 하는 것은 자연 현상이 아닌 주체의 정신 능력이다.
'숭고'는 미학의 영역에서 핵심이 되는 범주다. 숭고 개념이 전개되어 온 역사는 고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철학자들이 저마다의 숭고론을 전개해왔지만, 우리는 그중 가장 영향력 있는 논의인, 칸트의 숭고론을 살펴보기로 한다. 칸트는 『판단력 비판』 제1부 「감성적 판단력의 비판」의 제2권 <숭고의 분석학>에서 숭고를 다룬
by
이유빈 에디터
2024.11.14
리뷰
모임
[오프라인 모임] 우리만의 세계
게임 속 우리만의 세계로!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곧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것과 같다. 새로움이라는 감정은 여러 감정 앞에서 상대방의 세계로의 탐색을 시작한다. 나는 항상 나와 같은 세계를 만나길 바랐다. 심드렁한 반응이나 이해하지 못한다는 듯한 표정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았다. 나를 이방인처럼 여기는 낯선 세계보다는 눈빛 하나만으로도 통하는 세계가 필요했다. 덩그러니 홀로
by
박아란 에디터
2024.11.05
리뷰
PRESS
[PRESS] 모든 것을 황금으로 만들지만 아무것도 만지지 못하는 두 엄지 손가락이여 - 도서 '21세기의 매체철학'
미다스의 두 엄지손가락
2020년, 아트인사이트에 '20세기의 매체철학'을 리뷰를 한 적 있다. 그리고 4년 후 지금, 작가는 '21세기의 매체철학'를 출간했다. 4년만에 제목의 1세기가 바뀐 것도 놀랍지만, 1세기를 뛰어넘어 매체철학을 논하는 것이 충격적이지 않다는 것이 더 놀랍다. 사실 요즘 세상이 변화하는 속도를 보면 1세기가 아니라 5년 단위로 매체의 변화를 논의해도 된
by
이승주 에디터
2024.11.04
리뷰
모임
[오프라인 공연 모임] 신점 神占과 결정론적 운명론과 니체와 손흥민
먼지가 모여 기름 되고, 다시 타오른 재로서 먼지처럼 흩어짐이다
4개월의 모임이 그 공식적인 일정을 마치는 시간, 짧은 후기를 남기며 지나온 장면들을 갈무리해야 하는 순간이 왔다. 이걸로 4번째 후기. 언제나 마지막에 이르러선 전부 되짚어보게 되기에, 다시금 분출하려는 감정에는 기쁨과 못지않은 애닳음 등이 끓어 오르고 솔찮이 버무려져 있으나 나는, 결과적으로 이 모든 것이 기쁨이었노라 자답 自答하며 생각의 매듭을 꾹
by
서상덕 에디터
2024.11.04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거대한 모체를 통과하여 - Hon [미술/전시]
생 팔이 그려내는 여성의 모습은 거대하고 유쾌하고 생생하고 또 모성적이다. 놀이와 유희를 통해 체험하게 함으로써 그 힘을 직접 느끼게 만드는 생 팔의 작업의 의미를 경험보길 바란다.
2021년 MoMA PS1에서 니키 드 생 팔(Niki de Saint-Phalle, 1930-2002)의 대규모 회고전 ⟪Niki de Saint-Phalle : Structures for Life⟫가 개최되었다. 이 전시는 미국에서 열린 생 팔의 첫 대규모 전시로, 건축과 공공미술을 중점으로 그의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며 그의 작업이 지니는 의미를 탐색
by
전다희 에디터
2024.10.31
문화소식
공연
[공연] 제12회 아니마 체임버 정기연주회
깊어가는 가을과 함께하는 연주회
깊어가는 가을과 함께하는, 아니마 체임버의 열두 번째 정기연주회 11월 9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제12회 아니마 체임버 정기연주회>가 열린다. 이탈리아, 스페인어로 “영혼”, “정신”, “생명”이라는 뜻의 앙상블 ‘아니마 체임버(Anima Chamber)'는 2010년 연세대학교 음악대학 교수인 바이올리니스트 조영미를 중심으로 제자들과 함께 창단
by
김소원 에디터
2024.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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