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지독히도 싫어하는 내게 8월은 고통스러운 달이다. 요즘처럼 텁텁하고 습한 공기. 가만히 있어도 짜증이 훅 치밀어오르는 날씨 때문이다.

그런데 여름에서 필자가 딱 하나 좋아하는 게 있다. 바로 한여름밤, 시원한 맥주 한 캔의 목넘김이다.

여기엔 봄도, 가을도, 겨울도 아닌 여름에만 느낄 수 없는 청량감이 있다. 뜨거운 낮이 지나고 선선한 바람이 불 때, 풀냄새를 맡으면서 얼음같은 맥주를 마실 때. 지옥같은 여름에 달달한 오아시스다. 에어컨 아래서 여름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는 나를 달래주는 순간이기도 하다.

열대야가 극성인 요즘엔 이런 순간을 보내기도 쉽지 않지만 우리에겐 이런 순간을 만들어주는 또다른 오아시스가 있다.

<보사노바, 애니메이션을 만나다 with 나오미 앤 고로>는 바로 그런 공연이다. 여름에 지친 사람들을 달래줄 한여름밤의 기분좋은 낭만. 나오미 앤 고로의 음악은 딱 이렇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보사노바(Bossa Nova)'는 삼바에 모던재즈가 가미된 음악이다. 나오미 앤 고로의 음악도 어떤 곡에서는 삼바의 리듬이, 어떤 곡에서는 재즈가 강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친숙하면서도 이국적이다.

그러나 대체로 잔잔하고 편안하며, 특유의 따뜻한 감성이 배어 있다. 보사노바의 여유로운 리듬과 나오미 앤 고로의 서정적 음색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것이다. 어디서든 이 음악 하나면 낭만적인 분위기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힘이 있다.

사실 나오미 앤 고로는 광동제약 비타500, MBC 애니콜 시보, 한국전력 CF삽입곡 등으로 사용됐고 단독 내한 공연도 두 차례 열었을 정도로 이미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공연은 6년 만의 내한으로, 새로운 시도를 통해 보다 다양한 음악을 보여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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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에서는 나오미 앤 고로의 보사노바가 펼쳐진다. 나오미 앤 고로는 폴 매카트니의 'Goodbye', 카를로스 조빔의 'Estrada Branca', 제니스 이언의 'Will You Dance' 등을 재해석한 바 있는데, 이번 공연에서 이를 만날 수 있다.

녹아내릴 듯한 특유의 음색을 라이브로 들으면 어떨지 기대된다. 끝나가는 여름에 어울리는 서정적인 시간이 될 것이다.

 

2부에서는 페이스북 페이지 '클래식에 미치다' 대표 운영자이자 아르츠심포니오케스트라의 예술감독인 지휘자 안두현이 이끄는 아르츠챔버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이 펼쳐진다. 보사노바는 보통 기타 하나 정도로 반주가 담백한데, 오케스트라가 함께 한다니 신선하다. 접해본 적은 없지만 분명 매력적인 협연이 될 것 같다.

또한, 지브리와 <알라딘>, <라이온킹> 등 세계적 애니메이션 음악을 보사노바로 편곡하여 들려준다. 애니메이션의 동화같은 음악에 나오미 앤 고로의 낭만적 색채라니, 최고의 조합이지 않은가. 뜨거운 여름을 잊게 할 만한, 여름밤의 감성을 일깨워줄 것이다.

다채로운 음악으로 우리의 여름을 위로해줄 나오미 앤 고로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