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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소통이다
작품기고
The Artist
[那의여백] 지하철
수많은 하루가 교차하는 곳
ILLUST by. 유나 지하철은 도시 속 사람들이 끊임없이 스쳐 지나가는 공간입니다. 누군가는 집으로 돌아가고, 누군가는 또 다른 목적지를 향하기도 하는 분주한 곳입니다. 각자의 하루는 다를지라도, 같은 시간대의 같은 풍경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우리는 잠깐이나마 같은 장면 속에 서 있습니다. 지하철 문이 열리고, 사람이 내립니다. 다른 누군가가 지하철에
by
노유나 에디터
2026.03.13
작품기고
The Artist
[那의여백] 봄이 오는 감각
봄은 끝과 동시에 시작이다.
ILLUST by. 유나 3월과 함께 봄이 찾아왔습니다. 간혹가다 따뜻한 날도 있긴 하다만 아직 쌀쌀하죠. 어제는 외투를 여러 번 벗을 정도로 따뜻해서 날이 완전히 풀렸나 싶더니 오늘은 또 계속 팔짱을 끼게 되는 날씨였네요. 봄은 시작과 끝을 알리는 시기입니다. 파랗고 차가운 겨울의 끝을 알리기도 하지만, 노란 색채로 물드는 봄을 계기 삼아 무언가를 시작
by
노유나 에디터
2026.03.08
작품기고
The Artist
[마음의 영속] 뼈아픈 질책
마음 연골이 닳아 왔던 것
illust by LUST 계단 오르내릴 때마다 투덜거리는 무릎관절 이 이상 신호는 탄력 잃은 기관들의 이음새가 느슨해지고 녹슬어간다는 징후이리라 누구는 칼슘 결핍에 운동 부족이라 탓하고 혹자는 식습관을 고쳐라 처방하지만 나는 안다 이것의 기원은 설운 생활에의 마음의 굴절에 있다는 것을 썩지 않는 기억은 유구하다 세상은 내게 없는 살림에 뻣뻣한 무릎이 문제
by
김윤하 에디터
2026.03.02
작품기고
The Artist
Merry ChriSKRRmas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의 유쾌한 일탈
선행을 베푸는 자선가로부터 비롯된 푸근한 이미지의 산타클로스였던 만큼 과도하게 친근해진 그의 모습이 살짝 어색하기도 하다. 그치만 아이들의 동심을 지켜주느라 지쳤을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에게 오늘은 조금의 일탈을 허용해 본다.
by
노유나 에디터
2026.02.19
작품기고
The Artist
[별바라기] 13. 머무름의 틈
한껏 웅크렸던 우리를 펴고서, 흠집을 두려워하지 않고서
그늘을 그리는 그림자를 계속해서 가른다. 조각 사이에 낀 먼지 한 톨까지 곱씹어 문다. 그것은 금세 날카롭게 재단되어 숨통을 찌른다. 스친 대로 남은 자국, 그 사이로 비스듬히 섰다. 나의 가장 초라한 밑바닥이자, 나의 근간. 하염없이 좁은 길을 물다, 딱딱한 것이 씹혔다. 가시가 무언가를 에워싼 모양새였다. 뿌리를 뒤덮은 재를 파도 쓰다듬듯 거두었다. '
by
박가은 에디터
2026.01.29
작품기고
The Artist
[별바라기] 12. 닿지 않는 곳
빛도, 손길도 닿지 않는 가장 깊은 곳
'멎어버릴 것 같아.' 애초에 보지 말아야 했을 숨이었을까. 들이켜지 말아야 했을 눈물이었을까. 엊그제의 형상이 점점 흐릿해져 간다. 바깥세상의 그림자가 지워진다. 파도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를 덥석 물고 삼킨다. 하염없이 세상으로부터 달아난다. 그들에게서, 그리고 내게서. [illust by EUNU] 억누른 숨이 점차 무거워진다. 어느새 거세던 파도조
by
박가은 에디터
2025.12.31
작품기고
The Artist
[별바라기] 11. 침잠
머금고 있는지조차 모른 채
[illust by EUNU] 파도 소리가 온 진실인 줄 알던 때였다. 물살에 철썩이다 보면 어느새 방향은 없던 것이 되고 휩쓸려 남은 그곳이 곧 오늘의 형상이었다. 네가 품은 것이 궁금해서 파도의 기억을 어루만질 때마다 너는 그리도 매정하게 굴었다. 붙잡으려 하면 부서져 내리고, 쌓아 올리면 굴러떨어졌다. 덮어놓은 어제에 부딪혀 바스러지다 이내 그의 속삭
by
박가은 에디터
2025.12.19
작품기고
The Artist
[까막별] 홀씨
꽃이 진 자리에는
[illust by EUNU] 아직도 다 보지 못한 세상이 있다. '한 떨기 꽃이라 하길래, 나도 언젠간 맺게 될 거라 생각했는데.' 끝내 넌 맺지 않았다. 다시 씨로 돌아갈 일은 없다고 여겨왔는데. 한 뼘 남짓했던 곳에서 피워냈던 일들은 이제 먼지 한 톨에 불과하다. 얼마나 더 견뎌야 다음 세상을 만나게 될까. 내일은 참으로 냉정해서 성장통 없이 함부로
by
박가은 에디터
2025.12.03
작품기고
The Artist
[까막별] 외로운 달토끼 이야기
우리는 모르는 새 누군가의 간절한 내일이 되었는지 몰라
[illust by EUNU] 달에 사는 한 토끼가 있었어요. 토끼는 온종일을 별에 둘러싸여 지냈지만, 가까워질 수 없어 늘 외로웠어요. 토끼를 달래주는 건 가끔 마음을 타고 날아오는 이름 모를 염원들뿐이었어요. 어느 날 토끼는 생각했어요. '나는 왜 이곳에 홀로 남겨졌을까?' 그때 복작복작 소리를 내는 한 별이 보였어요. 서로를 위해 떡방아를 찧고 있는
by
박가은 에디터
2025.10.28
작품기고
The Artist
[까막별] 파도
어제와 오늘의 경계에서
[illust by EUNU] 억겁을 퍼내고 산다던 바다는 자꾸만 내게 돌을 내려놓는다. 내 바다는 이리도 속이 좁나보다. 무심한 듯 뱉어낸 작은 조각들이 발 사이를 파고든다. 부드러운 돌, 까슬한 돌, 뾰족한 돌…. 파도가 깎아낸 매일이다. 오랜 어제에 또 쓸려 피가 났다. 아마 오늘 일도 오래도록 이곳에 남을 것이다. 살다가 바다가 생각날 때면 나는
by
박가은 에디터
2025.09.19
오피니언
사람
[Opinion] 나의 9월, 완벽주의를 내려놓는 연습 [사람]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마음을 깨닫고 새로운 즐거움을 찾는 이야기
나는 완벽주의 성향이 강하다. MBTI 검사에서도 매번 J가 나올 만큼 계획적이고, 사소한 디테일 하나 놓치지 않는 꼼꼼함이 내 장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가끔은 이런 성향 때문에 일 처리가 느려지거나 나 자신이 너무 스트레스를 받고 피곤해진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취미 생활도 마찬가지다. 그저 자기만족으로 그림을 그리는 건데도 ‘잘 그려야 한다’는 강박
by
김소연 에디터
2025.09.07
리뷰
도서
[Review] 나이를 말하는 것조차 용기가 필요한 나에게 - 어른이지만 용기가 필요해 [도서]
묵묵히 자신의 행복에 집중하는 판다처럼
요즘 내 나이를 말할 때 순간적으로 망설이게 된다. 재작년에 ‘만 나이’ 법제화가 시행되면서 오히려 나이 제도가 더 헷갈리기 시작했다. 게다가 나는 족보 브레이커라 불리는 ‘빠른’년생이다. 병원에 가니 내 이름 옆에는 28이라는 숫자가 있었다. 내 동창들처럼 30살도, 대부분의 97년생들처럼 29살도 아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순간 스쳤다. 왜 만 나이를
by
채수빈 에디터
2025.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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