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최신글
-
[Review] 녹아들며 더 진해지는 국물의 맛 - 연극 오슬로에서 온 남자
극을 따라가다 보면 먹먹한 가슴을 어루만지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할지도 모른다.
윤동주 시인이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의 자리를 지키고 있음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으나, 그가 끊임없이 부끄러움을 토로하던 인간이었다는 점도 큰 몫을 할 것이다. 그만큼 우리는 부끄러워할 줄 아는 인간상을 동경하는 듯 싶다. 부끄러움이란 높은 곳에서도 기꺼이 허리
-
[Review] 무너지는 세계의 끝을 붙들며, 논쟁을 - 프로이트의 라스트 세션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소설 <나니아 연대기>의 저자이자 유능한 학자였던 C.S.루이스 사이의 논쟁을 소재로 한 영화, <프로이트의 라스트 세션>이 무대를 넘어 극장가를 찾아온다. 각 배역에 안소니 홉킨스와 매튜 구드를 캐스팅하여 명품 연기에 대한 기대감을
-
[Review] 어리석은 방패라 하더라도 - 연극 너츠
혼을 쏙 빼놓는 90분의 드라마의 끝에서 우리는 총을 든 남자의 뒷모습을 다시금 떠올리게 된다.
우연의 우연성만큼 우리를 당황시키는 것은 없다. 그 모든 것이 아무 이유도 없이, 우연히, 그저 일어났기 때문에 일어났다는 설명은 누구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인과를 이해할 수 없는 일에마저 '우연'이라는 이름을 붙여 나름의 정의를 해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우리는
-
[Review] 역사는 겹쳐지며 - 연극 '새들의 무덤'
언제나 죽음을 상정해야만 하는 삶 속에서도 인간은 어떻게 살아갈 의지를 다질 수 있을까.
개인의 역사가 모여 집단의 역사를 만든다는 정의 반대편에는, 집단의 역사 속에 개인의 것을 소실당하거나 잃어버린 이들의 존재가 있다. 제45회 서울연극제의 공식 선정작인 연극 <새들의 무덤>은 역사라는 거대한 이름이 지워버린 개인의 서사를 조명하며 남다른 연극적 체험
-
[Review] 빛은 깨진 틈으로 들어온다 - 영화 '퍼펙트 데이즈'
일상의 권태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이가 있다면, 7월 3일 개봉하는 이 영화를 부디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완벽한 날은 찾아오지 않는다. 그러나 그러한 날에 '완벽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여 '완전함'을 도모할 수는 있다. 나의 의지로 말이다. 무의미하게 반복되는 것 같은 일상 속 지루함, 자유 의지의 힘이라고 믿었지만 결국 거대한 외력에 의해 선택 당했을 뿐이었다는 체념,
-
[Review] 나를 들여다 봐 주오 - 슬픔에 이름 붙이기 [도서]
슬픔에게 또 다른 이름을 허락할 때 우리는 더 충만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지 모른다는 깨달음만으로 나는 이 책에 많은 빚을 진 것 같다.
'슬픔'만큼이나 치사한 단어도 없다는 생각을 한 적 있다. 대부분의 감정 단어가 그러하지만, 특히나 슬픔은 너무나 많은 맥락들을 지우는 단순한 정의라고 느껴왔다. 슬픈 영화를 볼 때의 슬픔, 사랑하는 이를 떠나 보냈을 때의 슬픔, 꿈이 좌절되었을 때의 슬픔, 오랜 인
-
[Review] 무한함 속에 나를 가두며 - 청혼
각자의 소우주를 되돌아보며, 11년만에 개정판으로 돌아온 배명훈 작가의 <청혼>을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고마워, 그리고 안녕. 우주 저편에서 너의 별이 되어줄게. - 청혼, p.154 나에게도 별이 된 사람들이 있다. 이 땅에서의 삶을 마치고 떠난 사람이기도, 한때 같은 시공간을 공유했지만 마음과 몸이 차례로 멀어진 사람이기도, 너무도 빛나는 탓에 닿을 수는 없지만 내
-
[Opinion] 명명 대신 멍멍을 [문학]
다만 우리는 평생 그 사이를 방황할 것임을 짐작할 뿐이다.
어린 내가 놀이터에서 뛰어 놀던 때, 집에서 저녁 준비를 하던 엄마는 ‘엄마!’하는 외침만 들려도 밖을 내다 보았다고 한다. 소리의 주인이 나인 적은 거의 없었지만 말이다. 나 역시 길을 걷다 ‘학생!’하는 소리에 자주 돌아보지만, 나를 부른 것이 아님을 깨닫고 머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