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최신글
-
[Review] 역사는 겹쳐지며 - 연극 '새들의 무덤'
언제나 죽음을 상정해야만 하는 삶 속에서도 인간은 어떻게 살아갈 의지를 다질 수 있을까.
개인의 역사가 모여 집단의 역사를 만든다는 정의 반대편에는, 집단의 역사 속에 개인의 것을 소실당하거나 잃어버린 이들의 존재가 있다. 제45회 서울연극제의 공식 선정작인 연극 <새들의 무덤>은 역사라는 거대한 이름이 지워버린 개인의 서사를 조명하며 남다른 연극적 체험
-
[Review] 머무르기 위해 떠나는 사람들 - 연극 '출입국사무소의 오이디푸스'
마음을 쓰고 귀를 여는, 아주 인간적인 방법으로부터 시작할 것을 제안하는 듯하다.
영화 <트랜짓>의 주인공 게오르그는 마르세유의 한 호텔 주인에게 이런 말을 듣는다. "이곳에 머물고 싶으면 머물지 않을 것을 증명하시오." 영화에서 마르세유는 일종의 경유지이다. 즉 존재를 증명받을 수 없는 이들이 '일시적'이라는 상태를 방패 삼아 머무는 곳이다. 떠
-
[Review] 다시 쓰는 이야기 - 뮤지컬 피에타
영웅을 기다리는 삶과 영웅이 되는 삶 사이에서만 고민해온 우리에게, 낳아 기른 이가 영웅이 되고 말았을 때의 아픔을 한 번쯤 재고하게 한다.
기독교 예술에 있어 가장 유명한 주제인 피에타는 비탄을 뜻하는 이탈리아어이다. 말 그대로 성모 마리아가 십자가에서 내린 예수 그리스도의 시신을 안고 비탄에 빠진 모습을 묘사한 것이다. 이를 주제로 한 작품 중 가장 유명한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는 예수에 비해 거대하게
-
[Review] 움직임의 향연 - 연극 '언덕의 바리'
그 누구도 경신을 막을 수 없는 이유는 경신이 자신만의 언덕을 지닌 사람이기 때문이다.
종종 신화의 주인공이 되는 이들이 있다. 괄목할만한 능력을 지녔거나, 독보적인 길을 걸었거나, 세상을 변화시킨 존재가 그러하다. 그러나 최근 예술가들이 주목하는 인물은 그러한 특성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 사람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다양한 얼굴을 지녔거나
-
[Review] 떠돎은 삶의 조건이 되고 - 떠돔 3부작
떠돎 그 자체가 머무름이 된 묘한 사회
또 다시 2년이 흘렀다. 전세 계약이 만료되고 이사 시즌이 돌아왔다는 뜻이다. 슬슬 안 입는 옷을 버리고, 낡은 세간살이들을 처분하기 시작했다. 처음 이사를 왔을 때부터 나는 온전한 '머무름'의 상태로 진입할 수 없었다. 언젠가는 떠나야만 한다는 생각, 이곳에 너무
-
[Review] 영원히 달라진 세상에서 - 연극 '이런 밤, 들 가운데서'
동시대 예술인들의 고민을 녹진히 담아낸 이 연극을 부디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머리가 클 때부터 나는 자유와 사랑의 노예가 되지 않을 것을 다짐했다. 자유로워야 한다는, 사랑해야 한다는 믿음은 언제나 나를 자유롭지 못한,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만들어왔다. 다만 나에게 약속해온 것은 자유와 사랑의 흔적을 외면하지 않는 것이다. 자유가 뭔지는
-
[Review] 애도는 끝나지 않는다 - 연극 '타조소년들'
애도는 영원히 끝나지 않는다. 로스가 남긴 우정의 흔적이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것처럼.
애도는 상실이 우리를 영원히 변화시킬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 들일 때 시작된다. 주디스 버틀러의 말이다. 그 변화를 기꺼이 감수하는 것, 어렵고 괴롭더라도 우리는 그 지점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이것은 애도가 영원히 끝나지 않음을 암시하기도 한다. 영원한 변화를 만든
-
[Review] 찢겨진 몸들의 랩소디 - 연극 괴물B
<괴물B>는 가해자에 대한 분노로만 타오르기 보다는 피해자들에 대한 연민과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 작품이다.
우리 존재를 몸과 정신으로 이분해온 이래부터 몸은 언제나 정신보다 열등한 것이었다. 몸은 욕망에 굴복하는 세속적인 존재로, 정신의 숭고한 지향을 방해하는 협잡꾼이었다. 많은 종교에서도 육체적 쾌락을 멀리 하고 정신을 수양할 것을 권고한다. 그러나 몸은 정말 욕망의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