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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추억의 IP가 거윅을 만날 때 [영화]

그레타 거윅 각본·연출 '나니아: 마법사의 조카' 개봉을 앞두고

by 나윤서 에디터
2026.10.13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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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주일 전 공개된 ‘나니아: 마법사의 조카 (2027)’의 티저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그레타 거윅이 쓰고 연출한 나니아 연대기의 네 번째 영화는 내년 2월 세계 개봉을 앞두고 있다. 어릴 때 나니아 연대기를 보고 옷장 너머 세계를 한 번이라도 상상해본 사람이라면, 혹은 감독 그레타 거윅의 이전 필모들을 좋아해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지고 이번 작품을 기다렸을 것이다.


      그러나 전자와 후자의 기대는 명확히 다르다. 티저가 공개된 후, 거윅 팬들의 반응은 긍정적인 것에 반해 이전 세 편의 영화를 좋아했던 이들은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우선 티저에서 드러난 영화의 색깔이 그전 것들과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나니아: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 (2001),’ ‘나니아: 캐스피언 왕자 (2005),’ 그리고 ‘나니아: 새벽 출정호의 항해 (2010)’의 미장센은 모두 자연스러움에 중점을 둔 고전적인 느낌이다. 조명은 부드럽고 색깔은 따뜻하다. 그러나 공개된 ‘마법사의 조카’의 미장센은 한 눈에 봐도 네온 미학(neon-aesthetic)에 가깝다. 강렬한 네온 빛깔의 마법 세계는 차가운 색감의 현실 세계와 대조되어 더욱 인상적이다. 이 때문에 티저 영상 댓글에는 어벤저스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같은 히어로·SF물이 생각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티저에 삽입된 레드 제플린의 Stairway to Heaven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자신들의 음악 사용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 록 밴드 레드 제플린이 티저 삽입을 허용했다는 것 외에도, 음악 자체가 그전까지의 나니아 영화들을 고려하면 과감한 선택이라는 점에서다. 티저 중반부부터 울려퍼지는 Stairway to Heaven의 강렬한 일렉트릭 기타 소리는 처음 티저 영상을 튼 나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이에 대해 그레타 거윅은 ‘LRM Online’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스티븐 콜베어와의 Q&A에서, 영성의 여행(spiritual journey)에 대한 가사가 나니아 세계관과 닮아있기에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영성의 여행. 또는 좀 더 정확히, 기독교적 순례겠다. 나니아 연대기 팬들이 가장 우려하는 점이 이 부분이다. 거윅의 영화가 원작자 C.S.루이스의 기독교적 세계관을 충실히 반영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거윅은 여성주의적 감독으로 유명하다. 이전 작품들 ‘레이디 버드 (2017),’ ‘작은 아씨들 (2019),’ ‘바비 (2023)’는 모두 여성 중심 서사와 페미니스트 논제들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바비’는 풍자적 페미니스트 세계관과 화려한 미술, 팝 컬처 레퍼런스로 화제가 되었고, 14억 달러가 넘는 수익을 거두며 2023년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한 영화가 됐다.


      이러한 감독이 그리는 나니아 세계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고 긴장된다. 같은 Q&A에서, 거윅은 믿음이 영화를 만드는 데에 어떤 역할을 하냐는 콜베어의 질문에 종교적인 언급을 피하며 모호하게 대답한다. 아슬란 역으로 메릴 스트립이 캐스팅됐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원작의 근엄하고 중후한 아슬란 목소리를 좋아했던 이들은 실망스럽다는 의견이고, 그레타의 새로운 각색 시도를 반기는 팬들은 기대된다는 반응이다.


      거윅을 감독으로 선택한 제작사의 결정과 나니아 세계관의 원점을 새롭게 영화화하겠다는 거윅의 포부가 야심차게 느껴진다. 추억의 IP가 새롭게 각색될 때 관객은 더 엄격해지기 마련이다. 가타부타하는 여론을 뚫고 '나니아: 마법사의 조카'가 시리즈의 명성에 걸맞는 놀랍고 환상적인 세계를 보여주면 좋겠다.

       

       

      마법사의 조카 스틸.jp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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