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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후 본가에 내려와 있는 나, 최근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미뤄왔던 방 정리를 했다. 얼마만인지 모른다. 금방 끝날 줄 알았던 방 정리는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한동안 숨겨져 있다가 막 쏟아져 나오는 추억이 담긴 물건들 때문이었다. 고등학생 때 친구들과 찍었던 스티커 사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작성했던 스터디 플래너, 중학교 성적통지표, 그리고 10여년 전 같은 반 친구들과 주고 받았던 때 묻은 손편지까지. 이런 걸 아직도 가지고 있었나 싶으면서도 금새 추억 속으로 빠져들었다.

이처럼 누구에게나 어린 시절 나만의 비밀스러운 공간에 대한 기억이 있다. 장롱 속이나 두꺼운 담요 밑, 새로 산 가전제품의 박스 안, 왠지 모를 아늑함이 느껴졌던 다락방과 같은 비밀스러운 공간에서 우리들은 판타지한 꿈을 꾸며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허물며 자라왔다.

지금 이만큼이나 자라난 우리 어른들은 '그 아름답고 비밀스러웠던 공간 속으로 들어가 잊혀졌던 기억과 그동안 잊고 지냈던 감성과 신비한 에너지를 다시금 느끼고 싶으리라'는 생각으로 어른들을 위한 인형극을 탄생시켜 공연을 진행한 퍼즐극단은, 어느덧 두 번째 에피소드를 선보이고 있다.

체코인형극 다락에서 여행은 작년부터 문화초대가 많이 이루어졌던 공연인데 드디어 가게 되는구나 싶다! '인형들과 떠나는 감성여행'이라는 타이틀 자체만으로도 설레고 기대된다. 특히 아날로그적이면서 클래식한 느낌의 다락, 목각인형과 같은 소재는 요즘의 계절과도 꼭 맞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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