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아름답게 울려퍼지는 우리 가락 KOREA FANTASY
대한민국의 역사를 음악으로 풀어낸 교향적 대서사시 "한국 환상곡"
글 입력 2015.08.28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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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FANTASY
8월 24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성대한 음악회 "KOREA FANTASY"를 관람했습니다. 대한민국 애국가 탄생 80주년, 광복 70년과 안익태 선생의 서거 50주년인 2015년, 이를 '나의 노래 애국가'라는 슬로건 아래 특별히 기념하는 KOREA FANTASY. 우리에게 안익태라는 이름은 애국가를 만든 사람으로서 익숙하고 친근했지만, 그 이상은 깊이 알 기회가 없었습니다. 이번 공연을 통해 포르멘토르의 소나무, 흰 백합화 등 안익태 선생의 다양한 곡들을 접해보고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하는 한국 환상곡까지 직접 들으며, 우리나라의 중요한 역사적 인물을 뜻 깊은 공연으로 직접 느끼면서 공부할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공연은 250여명의 국민참여합창단이 부르는 애국가로 첫 문을 열었습니다. 콘서트홀에 우렁차게 애국가가 울려 퍼지고, 관객들도 기립해 함께 따라 불렀는데요, 역시 애국가는 우리를 하나로 만드는 큰 힘이 있다는 것을 다시금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9세부터 80세까지, 장애인 비장애인 모두 아우르는 국민참여합창단. 맨 앞줄에 키 맞춰 나란히 서서 야무지게 노래를 부르던 어린 아이들이 너무 귀여워서 기억에 더욱 남습니다.PROGRAM1부 축하공연안익태 (1906-1965) 애국가Jean Baptiste Arban (1825-1889)Fantasie and Variation "The Carnival of Venice""베니스 사육제"에 의한 트럼펫 환상곡과 변주곡 (트럼펫 안희찬)Ludwig van Beethoven (1770-1827)Symphony No.9 "Choral" in d minor, Op.125 4th Mov.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 라단조 제4악장(소프라노 한예진, 메조소프라노 김선정, 테너 강무림,베이스 임철민, 국립합창단, 숭실대콘서트콰이어)2부 안익태 기념공연Lo Pi de Formentor 포르멘토르의 소나무(수원시립교향악단)White Lilly 흰 백합화(소프라노 한예진, 베이스 임철민)Arirang Hill 아리랑 고개(메조소프라노 김선정, 테너 강무림)Korea Fantasy 한국 환상곡(국민참여합창단, 국립합창단, 숭실대콘서트콰이어)
"베니스의 사육제"에 의한 트럼펫 환상곡과 변주곡베니스의 사육제는 본래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곡이지만 트럼펫 연주자이자 작곡가인 장 밥티스트 아르방이 편곡한 트럼펫 변주곡이 더 유명해진 곡이라고 합니다. 거의 앞쪽 좌석에서 관람했기 때문에 트럼펫을 화려하게 연주하는 안희찬님을 더 자세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끊임없이 변주되는 음에 말도 안되는 속도로 연주하시는 모습이 정말 놀라웠고, 트럼펫이라는 악기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트럼펫이라는 악기를 솔로연주로 접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그저 강하고 힘 있게 연주되는 줄로만 알았는데, 섬세하면서도 풍부하게 시작되는 트럼펫의 솔로연주를 듣고 트럼펫만의 부드러운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 라단조 제4악장베토벤의 합창 교향곡은 환희의 송가 멜로디와 함께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곡입니다. 이 곡을 직접 듣게 되다니! 공연 전부터 기대를 많이 했었습니다^*^. 솔로 성악가들, 그리고 여러 합창단들과 함께 울려 퍼지는 베토벤의 합창, 그저 감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오 친구들이여이 선율이 아니고 더욱 기쁨에 찬노래를 부르지 않겠는가환희여 아름다운 신들의 찬란함이여낙원의 여인들이여우리 모두 황홀함에 취해빛이 가득한 성소로 돌아가자백만인이여 서로 껴안으라전 세계의 입맞춤을 받으라 형제여별의 저편에는 사랑하는 주님이 계신 곳이다억만의 군중이여 엎드려 빌겠느냐세계의 만민이여 조물주를 믿겠느냐별의 저편에서 사랑하는 주님을 찾으라별들이 지는 곳에 주님이 계신다!합창교향곡 '환희의 송가'의 가사를 미리 한번 읽어보고 갔던 터라 곡을 듣고 더욱 밝고 힘찬 에너지를 많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합창단들의 손에 들려진 악보가 동시에 넘어가는 비주얼도 너무 아름다웠답니다.Korea Fantasy (한국 환상곡)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대한민국의 역사를 음악으로 풀어낸 교향적 대서사시 "한국 환상곡"이었습니다. 말로 더 설명할 것 없이 그저 놀라웠습니다. 서양 악기로부터 부드럽게 뿜어져 나오는 한국의 가락이 얼마나 듣기 좋은지. 이 곡은 제목을 모른 채 무작정 들어도 누구나 우리 대한민국을 떠올릴 수 있는 완벽한 곡이었습니다. 제1부는 개국과 아름다운 강산, 농부들의 평화롭고 소박한 생활을 그리고 있고, 제2부는 일제의 압박과 민족의 수난기, 제3부는 조국의 광복, 마지막 4부는 잇따른 6.25전쟁의 고난과 조국의 영광을 그리고 있습니다. 하나의 곡 안에 대한민국의 역사가 빼곡히 담겨있음이 얼마나 대단하게 느껴졌는지 모릅니다. 곡 중간 중간 맑게 울려 퍼지는 새소리와 목탁 소리는 현장에서 소름을 돋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목탁 소리가 참 평온하게 곡을 정화시켰습니다. 오히려 되돌아보니 합창하는 클라이맥스보다는 잔잔했던 1부가 더 기억에 남습니다.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꼭 한번 한국 환상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새기며 들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_^광복 70주년, 애국가 작곡 80주년, 안익태 선생 서거 50주년을 맞아 더욱 의미 있었던 이번 음악회. 관객들에게 민족적 자긍심을 심어주고 올해를 더욱 특별히 기억되게 해주는 좋은 공연이었습니다. 저도 공연을 통해 우리 대한민국의 아름답고 서정적인 가락을 마음껏 느꼈고, 참 뜻 깊은 시간들을 보내고 왔으니까요! 가슴 벅찼던 합창 교향곡부터 진한 감동을 선사한 한국 환상곡까지, 우리 국민들이 이러한 의미 있는 음악회들을 더 많이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김민지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