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최신글
-
[Review] 썩은 이빨에 담긴 진실 - 연극 '안산, 황금용'
수많은 이주노동자와 함께 삶을 꾸려가야 하는 우리에게 단일 민족이라는 낡은 정체성을 천천히 폐기해 가야 하는 이유를 이야기라는 형식으로 설득시킨다.
'디아스포라'라는 개념이 있다. 본국을 떠나 타지에서 작은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는 사람들, 혹은 그 행위 자체를 뜻하는 말이다. 복잡한 갈등의 역사를 거쳐 성장한 일명 디아스포라 키즈들은 자신들의 경험과 감정을 담은 작품들을 활발히 내놓고 있다. 낯선 땅에서 겪는
-
[Review] '밥이 네 삼촌이야' - 영화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
가족이란 까마득한 타인보다도 낯선 존재라는 말이 있지만, 피로 이어져 있다는 사실만으로 생기는 의무들은 그 낯섦에 자꾸만 죄책감을 심겨준다.
한국 사람 중에 명절 좋아하는 사람 몇이나 되겠냐는 우스갯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평소 소원하던 가족들까지 죄다 모이는 자리인 만큼 정신없는 드라마가 펼쳐질 때도 있지만, 그보다 더 보편적인 풍경은 따로 있다. 바로 제2의 사회생활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의무적
-
[Review] 음악으로 물들인 가을 - Color in Music Festival 2025
가을을 완벽히 물들인 컬러 인 뮤직 페스티벌, 내년에도 또 멋진 라인업으로 음악 애호가들을 즐겁게 해주길 기대한다.
11월 1일과 2일, 양일에 걸쳐 개최된 Color in Music Festival 2025은 장르를 넘어드는 초호화 라인업으로 큰 관심을 끌었다. 음악이라면 남들 아는 정도도 겨우 아는 나에게도 구미가 당기는, 마음으로 응원하던 아티스트들 뿐이었다. 이 기회를 놓쳐
-
[Review] 기억하는 몸들을 따라 - 연극 맆소녀
연극을 볼 때마다 항상 우리가 '몸'을 지닌 존재라는 걸 실감한다. 평소 사용하지 않는 독특한 방식으로 몸을 사용하는 배우들을 보면서 말이다.
'몸은 기억한다'라는 유구한 말이 있다. 나 역시 이 말을 교훈처럼 들으며 자랐다. 오랜만에 자전거에 올라 탔을 때도, 오랜만에 배드민턴 채를 잡았을 때도, 물에 발을 담갔을 때도 '몸은 기억한다'라는 말이 내게 약간의 용기를 주었다. 이성적 사고가 야기하는 두려움을
-
[Review] 퉁소에 담긴 따스한 숨들로 - 연극 퉁소소리
대서사시를 펼쳐낸 블록버스터 연극은 언제나 감각적인 즐거움을 일깨우는 만큼, 연극 <퉁소소리>를 꼭 관람해보길 바란다.
어릴 적 교과서에서만 접했던 <최척전>을 연극으로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고선웅 연출은 참혹한 전쟁 속에서도 끝내 버티고 살아남은 민초들, 우리 선조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는 말로 연출 의도를 전하였다. 가족 및 공동체의 의미가 점차 복잡하고 다층적으로
-
[Review] 냉혹한 진실을 통해 들어주는 인간 되기 - 영화 내 말 좀 들어줘
<내 말 좀 들어줘>는 느긋한 톤 앤 매너 속에 질 높은 밀도를 채운 인상적인 작품이다.
개인적인 감상일지 모르지만 최근 대중들이 ‘나’를 대입해 볼 수 있는, ‘나’를 대변한다고 느끼는 영화 속 캐릭터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그런 목마름을 시원하게 해결해준 작품을 오랜만에 만났다. 캐릭터 작법의 거장이라 불리는 마이크 리는 80대에 들어선 노장 감
-
[Review] 그럼에도, 축하합니다 - 영화 이사
과정은 과정 자체로 남는다. 성장에 필요한 거름은 그것뿐이다.
어릴 때의 나는 어떤 눈으로 세상을 받아들였었는지 전부 잊어버린 게 퍽 아쉬워질 때가 있다. 마냥 순진하지도 환상적이지도 않았던 기억의 편린을 안고, 나는 현재의 나를 힘겹게 통과하며 과거를 엿보는 수밖에 없다. 그건 사실 꽤 괴로운 작업이다. 그럴 때 아이가 주인공
-
[Review] 죽음이 남긴 그을음을 따라 - 영화 그을린 사랑
누군가의 죽음은 누군가의 세상, 혹은 이야기의 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아는 것이 힘, 모르는 것이 약. 어느 쪽에 힘을 실어야 할지 몰라 방황해온 시간이 길다. 두 갈림길에 선 채, 가능한 적게 고민하며 적절한 노선으로 옮겨다니는 것이 인생의 지혜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이다. 어릴 때에는 무언가를 알아가는 것이 곧 나의 세상을 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