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CI미술관(관장: 이지현)은 오는 10월 29일부터 12월 17일까지 현대미술 소장품전 《I의 외침, E의 독백》展을 개최한다. 《I의 외침, E의 독백》은 2010년 개관 이래 처음 선보이는 현대미술 소장품전이다. OCI미술관은 동시대 미술의 주요 작품을 수집하는 한편, 대표 사업인 ‘OCI YOUNG CREATIVES’ 선정 작가들의 개인전 종료 후 대표작 1점을 소장하며 컬렉션을 꾸준히 구축해 왔다. 그 결과, 미술사적 가치를 지닌 작품부터 젊은 작가들의 신선한 실험까지 시대의 궤적과 지 형을 아우르는 컬렉션을 형성했다. 이번 전시는 44명 작가의 작품 50여 점을 한자리에 선보이며, 작품을 새롭게 바라보는 감상의 가능성을 제안한다.
전시는 사람마다 인격이 있듯 작품에도 저마다의 특성, 즉 ‘작격(作格)’이 존재한다는 발상에서 출발한다. 대화를 통해 서로를 알아가듯 작품의 고유한 성향을 탐색해 나가는 과정은 미술을 보다 친근하게 경험하도록 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이번 전시는 우리에게 익숙한 성격 유형 지표 MBTI를 감상의 도구로 제안한다. 타인을 이해하고 소통하기 위한 질문의 언어인 MBTI를 미술 작품에 적용함으로써, 관람객이 작품과 보다 직접적으로 교감하고 다채로운 해석을 발견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자 한다.
이에 따라 이번 전시는 MBTI의 네 가지 축을 기준으로 섹션을 구성했다. I & E 섹션에서는 작품의 시선이 향하는 방향을 다룬다. 고요함과 응축된 고독을 자아내는 I 성향의 작품과, 외부의 사건에 반응하는 E 성향의 작업이 흥미로운 대조를 이룬다. I 섹션에서는 강상우, 공성훈, 손선경, 양유연, 정은별의 작품을, E 섹션에서는 손동현, 유현경, 지알원, 한승구, 황주리의 작품을 선보인다.
뒤이어 S & N 섹션에서는 표면과 이면을 탐색한다. 재료와 물성, 질감 자체가 작품의 맥락이 되는 S 성향의 작품은 곽인식, 김민정, 김채린, 임지현, 최윤희의 작업으로 대변된다. 반면, 시각적 이미지를 넘어 상징과 은유로 새로운 맥락을 생성하는 N 섹션에서는 김수연, 박그림, 양정욱, 유근택, 이상봉, 전명은, 지희킴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한편, T & F 섹션은 논리적 구조와 감정의 공명을 헤아린다. 정해진 시스템과 엄격한 구조를 기반으로 전개되는 T 성향의 이요나, 이정근, 홍정욱 작가의 작업과, 기억 및 감정적 유대를 불러일으키며 정서적 공감으로 수렴되는 F 성향의 윤석남, 이우성, 이진주, 이혜성, 전병구, 한상아 작가의 작업을 나란히 배치했다.
마지막으로 J & P 섹션은 계획과 완결, 즉흥과 우연을 대조한다. 통제와 계획을 통해 오차 없는 완결된 화면을 구축하는 J 섹션에는 김유정, 김윤수, 오유경, 이수지, 정상화, 조유정의 작품이 출품된다. 반면 과정의 개방성을 바탕으로 즉흥적인 가능성을 수용하는 P 섹션에서는 김진기, 박경종, 신종민, 이세준, 정석희, 허수영의 작품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의 목적은 작품의 성격 유형을 규정하는 데 있지 않다. 관람객이 무엇을 보고 있으며, 이를 어떤 관점과 감각으로 경험하는지 스스로 알아차리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다.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관람객의 시선에 따라 끊임없이 유동하는 작품의 가능성을 목격하는 것이 이번 전시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가치다.
결국 전시는 정답을 강요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질문에서 출발하는 유연한 감상을 제안한다. 같은 작품 앞에서도 누군가는 색과 형태에 매료되고 누군가는 그 안의 이야기를 상상하듯, 해석은 온전히 관람객의 몫이다. 관습적인 감상법을 잠시 내려놓고 색다른 질문을 던지는 순간, 작품은 완전히 새로운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저마다의 시선으로 작품과 교감하며 자신만의 감상 지형을 그려나가 보기를 바란다. 전시는 12월 17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