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운 개인전 〈Operation Cloud〉
구름을 수술하다: 강운, 6년 만의 국내 상업갤러리 개인전 〈Operation Cloud〉
청담동 갤러리 써저리, 10월 27일 개막 · 10월 28일–12월 12일
구름 작가 강운의 개인전 〈Operation Cloud〉가 10월 27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0월 28일부터 12월 12일까지 청담동의 실험적인 갤러리 써저리에서 열린다. 지난 6년 동안 국공립·사립 미술관에서 비상업 전시만 이어온 작가가 국내 컬렉터에게 다시 작품을 선보이는 6년 만의 상업 전시다. 기획은 뉴욕과 서울에서 활동하는 김승민 큐레이터가 맡았다.
6년 만에 컬렉터 곁으로
강운은 지난 6년 동안 작품 판매를 전제로 한 전시를 열지 않았다. 대신 성곡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분관, 포스코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등 국공립·사립 미술관에서 비상업 전시만 이어왔다. 지난 10월 11일에는 사비나미술관 개인전 《색으로 태어나다 – Born to be Color》가 막을 내렸다. 36년 작업을 초기작부터 최신작까지 돌아본 이 전시 직후에 열리는〈Operation Cloud〉는 미술관 중심의 전시 흐름을 지나 다시 컬렉터와 만나는 자리다. 6년 만의 국내 상업갤러리 개인전이라는 점에서도 이번 전시는 강운의 작업 여정에서 하나의 전환점이 된다.
2000년, 해외에서 일찍 주목받은 구름
강운의 구름은 2000년을 전후해 해외 미술계에서도 일찍 주목받기 시작했다. 2000년 일본 순회전 〈보이지 않는 경계-변모하는 아시아미술〉에 초대된 그는 같은 해 제3회 광주비엔날레 〈人+間〉에도 출품했다. 일본 기획자 타니 아라타(Tani Arata)는 그의 회화가 “한국의 전통이나 정서에 기대지 않으면서도 재현에서 인상적인 긴장감을 보여준다”고 썼다.
이후 그의 작업은 일본과 체코로 이어졌다. 2009년 제4회 프라하 비엔날레 《Expanded Paintings》에 참여했고, 2017년 프랑스 파리 프랑수아 리비넥 갤러리(Galerie Françoise Livinec)에서 개인전 〈Sky, Touch the Air〉를 열었다. 전통의 기호를 빌리지 않고도 동양적 사유를 품은 그의 하늘은 언어와 국경을 넘어 해외 컬렉터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아 왔다.
해외 컬렉터 일화: 하정웅과 〈공기와 꿈〉
2000년 일본 순회전 〈보이지 않는 경계-변모하는 아시아미술〉을 계기로 강운은 도쿄에서 하정웅 선생을 처음 만났다. 같은 해 제3회 광주비엔날레 〈人+間〉 출품작 5점이 국립현대미술관 소장으로 논의되던 때였다. 하 선생은 “중요한 작품은 작가가 나고 자란 고향 미술관에 있어야 한다”며 직접 작품 2점을 구입해 광주시립미술관에 기증했다.
이후 초기 〈공기와 꿈〉 연작을 제작비 부족으로 이어가기 힘들던 시기에도 그는 150호 4점을 기꺼이 구입하며 작업을 독려했다. 이 작품들은 훗날 영암 하미술관에 기증되었다.
하정웅은 강운에게 작품을 소장한 컬렉터를 넘어, 작업의 형성 과정에 있던 가능성을 먼저 알아보고 다음 단계의 작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태준 중요한 후원자였다.
〈Operation Cloud〉: 구름을 수술하는 작전
〈Operation Cloud〉에서 Operation은 ‘수술(operation)’인 동시에 ‘작전’을 뜻한다. 제목은 구름을 수술한다’는 이미지와, 구름을 매개로 수행되는 하나의 예술적 작전이라는 의미를 동시에 품는다.
이 중의성은 서로 다른 성질의 두 단어가 만나는 데서 긴장을 만든다. Operation이 정밀함, 절개, 통제, 물리적 개입을 연상시킨다면, Cloud는 유동성, 비물질성, 끊임없는 변화와 붙잡을 수 없음을 떠올리게 한다. 단단하고 구체적인 행위와 형태 없이 흘러가는 대상이 하나의 제목 안에서 마주하는 것이다.
이 긴장은 전시가 열리는 SURGERY의 정체성과도 맞닿아 있다. SURGERY는 ‘예술은 영혼을 위한 수술(Art is Surgery for the Soul)’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공간이다. 여기에서 수술은 상처를 제거하거나 감추는 행위라기보다, 내면을 열어 들여다보고 그 안에 축적된 기억과 감정, 상처를 마주함으로써 치유의 가능성을 찾아가는 과정에 가깝다.
강운의 회화 역시 이러한 의미에서 하나의 ‘수술’처럼 읽힐 수 있다. 작가는 오랫동안 구름과 색을 통해 내면을 바라보고, 기억과 감정의 층위를 화면 위에 드러내왔다. 구름은 단순히 관찰하는 자연의 대상이 아니라, 끊임없이 형태를 바꾸며 마음의 상태를 담아내는 매개체가 되고, 색은 그 안에 축적된 감정과 기억을 다시 열어보는 도구가 된다.
따라서 〈Operation Cloud〉에서 수술의 대상은 구름 자체라기보다 구름을 통해 드러나는 마음이다. 구름을 열고, 색을 통해 기억과 감정의 층을 들여다보고, 상처와 마주한 뒤 다시 치유로 나아가는 과정. 이것이 이 전시에서 말하는 하나의 ‘Operation’이다.
작가의 말
“여기서 ‘수술’은 마음속에 켜켜이 쌓인 층들을 조심스럽게 열어보는 행위의 은유다.” — 강운
작가는 자신의 여정을 “형상을 그리는 일에서 출발해 현상을 바라보는 일로, 다시 행위와 기다림을 지나 조건과 시간의 문제로 이동해왔다”고 설명한다. 〈Operation Cloud〉는 그 이동의 연장선에서, 구름 아래 감춰진 마음의 층을 다시 열어 보인다.
작가 약력
강운은 전남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를 졸업했다. 1998년 성곡미술관 첫 개인전 이후 2000년 광주비엔날레, 2009년 제4회 프라하 비엔날레, 2012년 광주비엔날레 라운드테이블에 참여했다. 2017년 프랑스 파리 프랑수아 리비넥 갤러리(Galerie Françoise Livinec)에서 개인전 〈Sky, Touch the Air〉를 열었고, 제1회 호반미술상을 받았다. 그간 성곡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분관, 포스코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사비나미술관(2026)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주요 소장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 대구미술관, 모리미술관, 사비나미술관, 성곡미술관, 수원시립미술관, 아트선재센터, 전남도립미술관, 제주도립미술관, 제주현대미술관, 포스코미술관, 포항시립미술관, 삼성 Roppongi T–Cube, 삼성의료원, 안양베네스트골프장, 호반문화재단, 헌법재판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