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兪 ; 그러하다>사진전
유별남 개인전
일시 2026년 10월 30일(금) – 11월 12일(목)
MON - FRI 11:00-19:00
SAT 12:00-18:00
장소 서울 중구 퇴계로27길 28 한영빌딩 B1 와이아트갤러리
문의 02) 579-6881
특별프로그램 직장인을 위한 심야갤러리 — 11월 5일(목) 밤 10시까지
兪. 유별남의 성(姓)이다. 그러하다, 허락하다는 뜻이다. 오래전 이 글자는 允兪(윤유)라는 말 속에서, 임금이 신하의 청을 받아들일 때 함께 쓰였다 — 그리하라. 작가는 이 글자를 다시 자신의 이름으로 되찾아온다. 다만 이번엔 허락하는 자리가 아니라, 허락할 수밖에 없던 자리에서.
이번 전시는 사진과 조각, 설치가 한 공간에서 어우러지는 다매체 개인전이다. 제주 4・3의 아이들을 좇았던 다큐멘터리 사진, 1500℃의 불 속에서 익어가는 달항아리, 그리고 그 사이 사이에서 시도해온 조형작업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서로 다른 매체와 시기, 서로 다른 소재를 관통하는 것은 하나의 태도다 — 인간이 온전히 통제할 수 없는 것 앞에서, 저항하지 않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자세.
작가는 완성된 형태의 아름다움을 좇지 않는다. 카메라와 손끝으로 좇아온 것은 형태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순간 — 사건이 되어가는 문턱이다. 흙이 도자기가 되기 직전, 아이가 어른의 세계를 목격하기 직전, 사물이 조각이 되기 직전. 그 모든 문턱 앞에서 작가는 개입하는 대신 지켜보았고, 지켜본 끝에 이렇게 답한다 — 그래서, 그러하다.
이 손끝의 감각은 작가에게 낯설지 않다. 2020년 흑백사진전 《본(本)》에서 그는 디지털이 지워버린 것 — 필름을 현상하고, 인화지 위에서 이미지가 서서히 떠오르는 것을 두 손으로 지켜보는 그 시간 — 을 다시 찾고자 했다. 그때 그가 되찾으려 한 것은 완성된 사진이 아니라, 손끝으로 전해지던 감동, 결과를 알 수 없는 채로 암실 안에서 기다리던 그 순간이었다. 이번 전시의 달항아리 역시 같은 손끝에서 온다 — 다만 인화액 대신 1500℃의 불 앞에서, 같은 기다림을 다시 살아낸 것이다.
兪는 체념이 아니다. 그것은 거스를 수 없는 것 앞에서도 나아가기를 멈추지 않는 인간의 오래된 염원, 그 염원이 물질과 시간의 저항을 통과하며 얻어낸 하나의 응답이다.
달항아리는, 아이는, 돌은 결과물일 뿐이다. 작가가 오래도록 붙잡아온 것은 그 안에서 아직 결정되지 않았던, 지금은 다시 볼 수 없는 긴장이다.
작가 소개
유별남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인간과 물질, 공간과 시간이 부딪히는 자리를 기록해온 작가다. 동국대학교 예술대학에서 조각을, 상명대학교 대학원에서 포토저널리즘을 공부했다.
2006년 첫 개인전 이후 지금까지 15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제주 4・3을 다룬 《빗개》(2018, 갤러리 류가헌), 흑백사진전 《본(本)》(2020, 서이갤러리), 《낯선고백》(2022, 갤러리 자작나무), 《고즈넉한 소란》(2024, 스페이스22), 박수근&유별남전《회상: 고요한 삶, 영원의 시선》(2025 p&c 토탈갤러리) 등을 거쳐왔다.
EBS 〈세계테마기행〉에 많이 출연한 사진가로, 요르단·아이슬란드·파키스탄·몽골·인도네시아 등 13개국을 촬영했으며, 파키스탄 K2 트레킹을 담은 〈하늘길을 오르다〉편은 대표작으로 꼽힌다. 후지필름 X-포토그래퍼로 활동했고, 현재 뮤지엄한미 사진아카데미 지도교수, 한세대학교 겸임교수로 사진을 가르치고 있다.
출판
유별남은 사진과 글을 함께 엮어온 저자이기도 하다. 저서로 포토에세이 『길에서 별을 만나다』(2013), 『중동의 붉은 꽃 요르단』(2008), 사진집 『NEVER STOP』(2018)이 있다.
이 밖에도 『신의 뜻대로』, 『가장 낮은 데서 피는 꽃』, 『너의 눈에서 희망을 본다』, 『두 번째 사랑이 온다면』, 『인생아, 고맙다』, 『따뜻한 말 한마디 아이 러브 드림』, 『있잖아, 품절된 하루가 또 지나가고 있어』 등 다수의 책에 사진으로 참여했다.
유별남 ; YOO BEYLNAM / yoobeylnam@gmail.com / 010-2702-45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