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영한인시각예술협회(KVAA)가 첫 전시 《(mean)while》을 오는 11월 26일부터 2027년 1월 25일까지 영국 런던 세인트 메릴본 아트 스페이스에서 연다. 박경묵, 강순열, 백도현, 디나 진 배 등 한국 작가 4명이 작품 14점을 출품한다. 대한민국 재외동포청이 후원하며, 관람은 무료다.
전시는 먹, 반복, 간장, 화장품처럼 원래 쓰임이 정해진 재료와 행위에서 출발한다. 제목의 'mean'은 작품을 만드는 수단을, 'while'은 그 수단에 들이는 시간을 가리킨다. 익숙한 재료에 시간을 더하면 무엇이 달라지는지가 이번 전시의 질문이다.
박경묵은 직접 간 먹을 한지에 얇게 여러 번 올린다. 짙은 먹으로 돌과 항아리, 사발을 그리고, 옅은 회색은 그 곁에 빛이 바랜 듯 남겨 둔다. 같은 먹이 한 화면 안에서 두 가지 모습으로 나타나는 셈이다. 출품작은 서울에서 런던으로 운송된다.
강순열은 빨강과 파랑으로 칠한 종이를 잘라 한 조각씩 놓아 원을 만든다. 같은 동작을 되풀이한 시간이 화면에 그대로 쌓인다. 〈Nostalgia〉에서는 옅은 한지 조각들이 저마다 작은 그림자를 드리우며 호박빛 중심을 향해 모여든다.
백도현은 한지를 간장으로 물들인 뒤 밀랍으로 봉한다. 〈Residue〉에는 2025년 퍼포먼스 〈Fold〉에 쓴 한지가 그대로 들어 있다. 여러 번 접혔던 자리일수록 얼룩이 짙게 배어 있으며, 그 접힘의 흔적은 행위를 수행한 몸이 떠난 뒤에도 고스란히 남는다.
화장품 개발 분야에서 일하다 회화로 전향한 디나 진 배는 얼굴에 몇 분간 사용한 뒤 버려지도록 만들어진 시트 마스크를 오일과 밀랍을 이용해 화면 위에 한 겹씩 쌓아 올린다. 짧은 사용을 위해 만들어진 재료가 오랜 제작 시간을 거쳐 회화 속에 남는다.
같은 질문에 네 작가는 서로 다른 답을 내놓는다. 박경묵의 화면에서 시간은 하나의 먹을 짙은 검정과 옅은 회색으로 나누고, 강순열의 화면에서는 쌓인다. 백도현의 작업에서는 30분의 퍼포먼스가 끝나도 얼룩이 남고, 디나 진 배의 작업에서는 몇 분짜리 재료가 오일과 밀랍 속에서 느려진다. 전시는 이 답들을 하나로 묶지 않는다.
작가 세 명은 런던에서, 박경묵은 서울에서 작업한다. 한국 관객에게는 익숙한 재료가 런던 관객에게는 낯선 재료일 수 있다는 점도 이번 전시에서 눈여겨볼 대목이다.
전시를 기획한 고우리 KVAA 회장은 "이미 쓰임이 정해진 재료에 시간을 들이면 무엇이 달라질까요? 네 작가는 모두 그런 재료에서 출발해, 각자의 작업으로 재료에 새로운 쓰임을 줍니다. 이 전시에 이르기까지 걸어온 길도, 시간을 다루는 방식도 저마다 다릅니다. KVAA는 이러한 차이들이 한자리에서 서로 대화하도록 하는 데서 첫걸음을 내딛고자 합니다"라고 말했다.
세인트 메릴본 아트 스페이스는 1817년 완공된 세인트 메릴본 교회 안에 있는 흰 벽돌의 아치형 전시 공간이다. 전시는 애드벤트와 크리스마스, 새해를 거치는 약 9주 동안 이어진다.
개막일인 11월 26일(목)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초청 프라이빗 뷰가 열리며(오후 5시부터 입장), 일반 관람은 11월 27일(금)부터 가능하다. 연계 토크 프로그램은 추후 공지한다.
이번 전시는 고우리가 기획하고 런던의 KOUM Partners가 제작했다.
전시 개요
- 전시명: 《(mean)while》
- 기간: 2026년 11월 26일(목) ~ 2027년 1월 25일(월)
- 장소: 세인트 메릴본 아트 스페이스(St Marylebone Art Space), St Marylebone Parish Church, Marylebone Road, London NW1 5LT
- 교통: 베이커 스트리트역, 리젠츠 파크역, 메릴본역 인근
- 프라이빗 뷰(초청): 2026년 11월 26일(목) 오후 6시 ~ 8시 (오후 5시부터 입장)
- 일반 관람: 2026년 11월 27일(금)부터
- 운영시간: 월~목 오전 9시 ~ 오후 5시 / 금 낮 12시 ~ 오후 5시 / 토 오전 10시 ~ 오후 4시 / 일 오후 1시 ~ 4시
- 휴관: 12월 20일, 25일, 26일, 2027년 1월 1일, 18일
- 입장료: 무료
- 접근성: 정문 엘리베이터 이용 시 단차 없이 입장 가능
- 참여 작가: 박경묵, 강순열, 백도현, 디나 진 배
- 주최: 재영한인시각예술협회(KVAA)
- 기획: 고우리
- 제작: KOUM Partners(런던)
- 후원: 대한민국 재외동포청
- 문의: 고우리 | woori@kvaauk.org
편집자 참고
재영한인시각예술협회(KVAA, Korean Visual Arts Association UK)는 2026년 런던에서 설립된 독립 비영리 협회로, 전시·연구·교류를 통해 영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시각예술가를 지원한다.
재외동포청은 대한민국 정부에서 재외동포 정책과 지원을 맡는 기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