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브라우저에서 최근 읽은 글입니다.
전시 CULTURE FIELD

미디어아트와 미식이 만나는 감각 실험, 《SECOND TASTE : 두 번째 감각》

맛은 입안에서 시작될까? 시각·청각·촉각과 음식으로 다시 경험하는 ‘맛’

직접 등록 전도희

secondtaste1_sensorydining.jpg

 

 

“맛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우리는 보통 맛을 혀로 느끼는 감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음식을 보기 전 떠올린 이미지, 공간에서 들리는 소리, 손끝에 닿는 질감, 향과 기억은 이미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맛볼 것인지에 영향을 미친다.

 

 

secondtaste2_preview.jpg

 

 

《SECOND TASTE : 두 번째 감각》은 이러한 질문에서 시작된 감각 경험 프로젝트다. 2026년 9월 11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삼성동 Uncommon Gallery에서 열린 이번 전시는 미디어아트, AI 비주얼, 사운드, 촉각, 음식과 기술을 하나의 경험 안에 연결했다. 전시의 중심에는 맛을 음식 자체가 아니라 여러 감각이 함께 만드는 지각의 과정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놓여 있다.


SECOND TASTE의 출발점 중 하나는 가스트로피직스(Gastrophysics)와 다감각 지각 연구다. 우리가 느끼는 맛에는 음식의 성분뿐 아니라 색과 형태, 소리, 촉감, 주변 환경, 그리고 이전의 기억과 기대까지 관여한다.


SECOND TASTE는 이러한 연구를 전시장 안의 실제 경험으로 옮겼다. 관객은 작품을 바라보는 것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미지를 보고, 소리를 듣고, 오브젝트를 만지고, 직접 움직이며 마지막에는 음식을 맛본다. 각각의 감각은 분리되지 않고 다음 감각에 영향을 주며 하나의 흐름을 만든다.

 

 

secondtaste3_reset.jpg

 

 

전시의 중심 프로그램 Sensory Dining은 Water, Earth, Forest, Snow라는 네 가지 자연을 서로 다른 감각 경험으로 해석했다. 관객은 맛을 직접 혼합하고, 조각을 쌓고 해체하며, 오브젝트 사이에 숨겨진 요소를 발견한다. 때로는 음식의 표면을 걷어내 안쪽의 맛을 찾아간다.


음식을 접하기 전 이미지가 하나의 기대를 만들고, 손으로 만지는 행위가 다시 다음 맛의 인상을 바꾼다. 이곳에서 음식은 완성된 요리라기보다 감각을 움직이기 위한 하나의 매개체에 가깝다.


Sensory Dining은 1인 2만 5천 원의 유료 프로그램으로 진행됐으며, 공개 약 일주일 만에 전 회차가 매진됐다. 관객층 역시 20대부터 60대까지 폭넓게 형성됐고, 같은 전시를 세 차례 다시 찾은 관객도 있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AI 아티스트와 미디어 아티스트를 비롯해 사운드, 플로럴, 오브제, 푸드, 인터랙션 개발, 브랜드 디자인 등 서로 다른 분야의 창작자들이 참여했다. 서로 다른 매체는 병렬적으로 나열되는 대신 관객이 보고, 듣고, 만지고, 행동하고, 맛보는 순서를 함께 설계하는 요소로 작동한다.


특히 음식이라는 익숙한 경험은 미디어아트나 현대미술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이 작품 안으로 진입하는 자연스러운 접점이 됐다.

 

 

secondtaste4_sensorydining.jpg

 

 

SECOND TASTE는 전시 이후에도 이러한 실험을 이어간다. 10월 20일에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진행되는 FONDO School Seoul Residency Workshop에 참여한다.


FONDO는 스페인 마드리드를 기반으로 음식과 디자인, 예술의 교차점을 탐구하는 푸드디자인 스튜디오다. SECOND TASTE는 이번 워크숍에서 ‘맛 이전에 작동하는 감각’이라는 질문을 푸드디자인과 미디어아트의 접점에서 다시 탐구할 예정이다.


SECOND TASTE가 만들고자 하는 것은 하나의 전시 형식에 머물지 않는다.

 

 

secondtaste5_openingNight.jpg

 

 

예술가의 연구에서 시작된 질문을 사람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고, 그 경험을 다시 전시와 콘텐츠, 프로그램, 제품, 브랜드 협업과 다음 연구로 연결한다.


전도희 SECOND TASTE 총괄 디렉터는 “예술가에게 중요한 자산은 결과물 하나만이 아니라 세계를 바라보고 감각하는 고유한 방식”이라며 “SECOND TASTE는 그 감각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더 많은 사람과 만날 수 있는 경험으로 번역하고, 이것이 다시 다음 연구와 창작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술과 비즈니스를 서로 반대되는 영역으로 보기보다, 예술가의 연구가 사회 안에서 새로운 경험과 지속 가능한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방식을 실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맛은 과연 음식 안에만 존재하는가.


《SECOND TASTE : 두 번째 감각》은 그 질문에 하나의 답을 제시하기보다, 관객이 자신의 눈과 귀, 손끝과 기억을 통해 직접 맛의 경계를 다시 감각하도록 만든다.

 

 

secondtaste6_poster.jpg

 

 

SECOND TASTE : 두 번째 감각


기간

2026. 9. 11. – 9. 17.

 

장소

Uncommon Gallery, Seoul

 

분야

Media Art / AI Visual / Sound / Tactile Art / Floral / Food / Interaction / Spatial Experience

 

Sensory Dining

1인 25,000원 / 전 회차 매진

 

총괄 디렉터

전도희

 

주최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예술경영지원센터, 아트코리아랩


다음 프로그램

FONDO School Seoul Residency Workshop

2026. 10. 20.

Dongdaemun Design Plaza (DDP), 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