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전시는 '디자인아트페어 2023'다. 마침 뒤피전과 관련된 글을 마무리한 후에 이 리뷰를 쓰는 감각은 꽤 독특하다. 왜냐면 뒤피부터가 디자인과 예술을 종횡무진하며 자신의 작품을 발전시킨 작가기 때문이다. 이 리뷰는 좀 더 편안한 태도로 작성하고자 한다. 한 사람의 작품세계를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 여러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구경하는 것은 그러한 전개 방식이 더 어울리기 때문이다. 최소한 이 전시회에 대한 나의 경험은 -작가들의 세계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굉장히 가볍고 즐거웠다.
내가 느낀 '디자인 아트페어'는 정말 '페어' 다웠다. 나는 이런저런 기회로 인해 다양한 상품들의 '페어'를 기획하거나 실제 경험해보았다. 하지만 이러한 페어들은 아무래도 작가의 세계를 들여다보기 보다는 상품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기본적으로 이러한 행사의 목표는 상품의 판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청춘별곡 전시는 판매라는 목적이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시라는 속성을 놓치지 않는다. 좀 더 다른 점이 있다면, 많은 작가들이 자신의 부스에서 상주하고 있다는 점이다. 작가와의 묘한 밀착감은 다른 페어에서도, 전시회에서도 느낄 수 없는 점이다. 작가의 작품들은 관람객들에게 읽히지 않고, 때로 작가를 매개체로 소통한다.
이견이 있겠지만, 나는 아트스타를 배출하는 예술계의 구별 짓기 식의 문화는 콜렉팅을 기반으로 자란 자본주의 시스템의 가장 어두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작품이자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공간을 제공하지만, 오히려 그 속에서 작가와 관객들의 교류는 시스템 이상의 것, 예술이 가진 독특한 고귀함이 존재한다는 이번 전시가 어떤 해답처럼 보였다.
이것이 상품임을 인정하고, 동시에 작가들의 예술적 혼이 담긴 작품임을 인정할 때, 비로소 서로 간 교류가 일어나는 느낌이다. 최소한 내가 전시회에서 만난 작가들은 그런 태도로 관람객들과 소통했다. 나는 이것이 예술이 대중이 소통하는 중요한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만족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나도 아주 마음에 드는 작품을 하나 구매했다. 오늘 특별히 따로 떼서 소개할 작가 중 하나가 전시했던 작품인데, 전시회장에서는 그냥 감명을 받고 지나갔을 작품을 작가의 말과 공명하여 집에 하나 걸어두기로 했다. 예술 문화가 정말 대중화되고 더 많은 소통이 일어나길 원하는 입장에서 고백하건대, 이러한 과정에서 돈은 내 현실적인 노동의 가치와 바꾸는 만큼 무거웠고, 거래가 완료되었음을 확인하기 위한 매개체였지만 어디까지나 도구였다. 이 마음을 분명하게 전하고, 내가 인상 깊게 보였던 몇몇 작품을 소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