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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흔히들 뮤지컬 관람에 큰 관심을 가진 사람들을 ‘뮤덕’이라고 부른다. 항상 이 단어를 들을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이번에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뮤덕이라고 할 수 있을까?

 

   

 

‘뮤덕’이 무슨 단어라고?

그럼 나는?


 

국어사전에 ‘뮤덕’이라는 단어를 쳐보았다. 뮤덕은 ‘뮤지컬 덕후’의 줄임말로, 뮤지컬이나 뮤지컬과 관련된 것들을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을 말한다고 한다.

 

그리고 뮤덕 중에서는 반복 관람을 즐기는 N회차 즉, ‘회전문 관객’이 많으며, 공연이 끝난 후 배우들과 직접 만나는 ‘퇴근길 문화’도 중요한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뮤덕의 열정과 반복 관람은 한국 뮤지컬 시장의 성장에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다시 이 질문으로 돌아온다. 나는 뮤덕, 그러니까 뮤지컬 덕후인가?

 

뮤지컬을 좋아하기는 한다. 그것도 무척이나. 그렇지만 덕후 수준까지는 아직인 것 같다. 경제적인 점을 고려했다는 점도 있겠으나 나는 한 공연을 N회차 관람하는 것보다 여러 공연을 한 번씩 관람하는 것을 선호한다. 그리고 시야도 앞쪽이면 좋지만 뮤지컬을 관람하는데 적당한 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또한 뮤지컬을 관람할 때면 매번 발견할 수 있는 뮤지컬 MD(Merchandise의 약자, 뮤지컬 굿즈를 의미)도 지금까지 한 번도 구매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항상 나오는 결론은 이것이다. 아직 뮤덕은 아니고 그냥 뮤지컬을 무척이나 사랑하는 사람! 그게 바로 나인 것 같다.

 


 

반가워!

오랜만이라서,

그리고 새로운 만남이라서!


  

어릴 적부터 여러 뮤지컬을 봤다. 그중 내 기억에 남아있고 너무 재미있게 봤다고 생각하는 뮤지컬들은 다음과 같다. ‘지킬 앤 하이드’, ‘영웅’, ‘레미제라블’, ‘위키드’이다.

 

앞서 말했듯이 나는 한 공연을 N회차 관람하는 것보다 여러 공연을 한 번씩 관람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물론 더블 캐스팅과 같이 여러 배우가 한 역할을 맡아 돌아가며 공연을 한다는 점과 모든 순간에 동일하게 움직일 수 없는 뮤지컬이 가진 특성상 N회차를 보러 간다면 매번 다른 느낌을 받을 수는 있을 걸 안다. 그렇지만 굳이 싶은 마음과 함께 조금 다른 같은 공연을 보러 가는 것보다 아예 다른 새로운 공연을 보러 가는 것을 더 선호한다.

 

하지만 이런 나도 정말 의도치 않게 N회차 관객이 된 뮤지컬이 있다. 바로 지킬 앤 하이드이다. 아니 N회차 관람이라고 표현하기는 좀 어려운 것 같기도 하다. 내가 기억하기로 총 3번을 봤는데 첫 번째 관람은 공연장에서 실제로 관람하였지만 다른 두 번 중 한 번은 초등학교 때 학교 시청각실에서 보여주셔서 보게 되었고, 한 번은 어디서 봤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어쩌면 첫 번째를 제외한 다른 두 번은 모두 공연장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N회차 관람을 했다기보다는 그냥 여러 번 봤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렇게 재미있게 봤던 뮤지컬들을 이번에 받은 <30일 밤의 뮤지컬>이라는 책에서 관련된 정보들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또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흥미가 있는 다른 뮤지컬들에 대해서도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관람한 뮤지컬 외에 반가운 감정들이 느껴졌던 작품들은 ‘빌리 엘리어트’와 ‘마틸다’, ‘노트르담 드 파리’였다. 앞의 두 작품의 경우에는 영화로 본 적이 있는 작품이었고, 유튜브로 뮤지컬 아역 배우들 관련 영상을 몇 번 본적이 있기 때문이다. 또 세 번째 작품은 올해 초에 할인된 가격에 볼 기회가 생겨 관련 자료들과 줄거리들을 대략적으로 찾아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사정상 실제 관람은 하지 못했다. 그래서 더 아쉽고 반가운 걸지도?)

 

   

 

책을 읽고서


 

30일밤의뮤지컬_평면표지.jpg

  

 

이 책은 표지에 적혀 있는 이름 하나가 나에게 무척이나 읽고 싶은 마음이 들게 했다. 바로 정성화 배우의 이름이다. 어쩌다가 이 배우를 좋아하게 되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적어도 7년은 된 오래된(?) 마음이 있다. 그래서 특히 뮤지컬 ‘영웅’을 관람할 때는 다른 배우들은 관심도 가지지 않고 엄마에게 “무조건 정성화 배우!!”를 외쳤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정성화 배우의 영웅을 관람하였다.) 또 한동안 ‘누가 죄인인가’라는 노래에 푹 빠져 그 노래만 주구장창 듣고 산 적이 있는데, 그때에도 다른 사람들이 부르는 영상은 보지도 않고 정성화 배우가 부르는 영상만 계속 들었었다. 오죽하면 부모님이 제발 좀 그만 들으라고 할 정도로. (사실 거의 몇 주 동안 밥 먹을 때마다 그 노래만 반복해서 틀었으니 그러셨을만 하긴 하다.)

 

뮤지컬을 좋아하는 마음과 정성화 배우의 이름에 끌려 읽게 된 이 책은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고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초등학교 때 연극 방과후에 들어갔던 나는 ‘황소와 도깨비’를 바탕으로 하는 한글 연극을 해본 적이 있고, 영화 ‘Anne’을 보고 영어로 노래와 춤을 추며 연극을 해본 적이 있는데 책 내용에 나오는 뮤지컬 뒤편에서의 사람들의 움직임과 연습에 대한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그때의 기억이 다시 생각났기 때문이다.

 

준비 과정과 옷을 갈아입고 1인 2역(황소와 도깨비에서 1인 2역을 했다.)을 할 때에는 힘들었지만 실제로 연극을 했을 때 느낄 수 있는 뿌듯함과 쾌감, 해냈다라는 그런 마음들은 나에게 정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짜릿하고 소중한 기억이다.

 

이런 기억이 있기 때문에 30개의 뮤지컬에 대한 내용을 보면서 더 빠져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학교에서 연극을 할 때도 그렇게 연습을 많이 하고 힘들었었는데 무대에서 실제로 공연하는 배우들은 얼마나 연습을 철저하게 하고 떨리고 그럴까 하는 그런 생각부터 공연이 끝나고 커튼콜을 했을 때의 그 흥분감과 고양감, 해냈다는 뿌듯함, 그리고 밝은 무대에 서 있는 나와 어두워서 거의 보이지 않는 관객석에서 들려오는 수많은 박수소리... 그 순간이 얼마나 마약처럼 매력적인지! 이런 생각까지 들었다. 초등학교 때 강당에서 연극을 하고 받은 커튼콜도 그렇게 짜릿하고 기분이 좋았는데 공연장에서 그 수많은 사람들의 박수 소리를 듣는다면 얼마나 아름답고 고혹적인 것일지 말이다.

 

뮤지컬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마음과 지금도 학교 무대에서 연극을 했던 그 기억을 떠올려보면 무대에 다시 올라가고 싶을 정도로 좋은 기억이었고 매력적인데 싶은 마음이 같이 들은 것 때문인지, <30일 밤의 뮤지컬>이라는 이 책은 정말 시간이 순삭되었다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고 느낄 정도로 훅훅 넘어갔다. 아니, 그냥 눈 깜빡하고 조금 읽은 거 같은데 싶으면 페이지가 숭덩 넘어가져 있고 그랬다. 그래서 실제로 걸린 시간은 비슷한 두께의 다른 책을 읽은 시간과 비슷하지만 체감 시간은 정말 40분도 안 걸린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재미있었고 잘 읽혔다. 또 각각의 뮤지컬의 배경과 관련 정보들, 뒷이야기들을 함께 담아준 점 또한 흥미를 끌어 더 집중하여 책을 읽을 수 있게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책을 다 읽고 나서 바로 핸드폰을 들어 나처럼 뮤지컬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런 톡을 보냈다. 

 

“진짜 이 책 꼭 읽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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