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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영국은 전 세계 대중음악의 흐름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 곳이다. 오랜 시간 걸쳐 쌓아온 탄탄한 음악적 토대와 새로운 문화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그들의 유연성은 애시드, 그라임, 드럼앤베이스 등 여러 장르를 새롭게 탄생시켰다.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재능이 넘쳐나는 영국 음악씬에서 최근 몇 년 사이 급부상한 장르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재즈다. 영국 재즈는 R&B, 힙합, 소울, 아프로비트 등 다양한 장르와 재즈를 결합해 장르의 경계를 허물고, 현대적이면서 독특한 사운드를 구축하고 있다.

 

개성 넘치는 영국 재즈씬에서 두드러지는 활약을 선보이고 있는 세 팀의 대표 음반을 소개한다.

 

 

 

Ezra Collective - Dance, No one’s Watc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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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와 힙합, 펑크, 아프로비트, 레게 등 다양한 장르를 섞어 경쾌하고 신나는 연주를 선보이는 에즈라 콜렉티브(Ezra Collective)는 런던에서 결성된 5인조 밴드이다.

 

현재 영국 재즈씬에서 가장 핫한 밴드답게 그들의 이름 앞에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여러 번 붙는다. 재즈 음악가로서 최초로 영국의 권위 있는 대중음악상 ‘머큐리상’을 수상했으며, 영국 재즈 밴드 최초로 비욘세와 마돈나 등이 공연을 한 웸블리 OVO 아레나에서 단독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에즈라 콜렉티브의 최신 앨범 ‘Dance, No one’s Watching’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며, 마음껏 춤추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겁먹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을 네 방식대로 즐겨봐.’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경쾌한 피아노 반주 위로 나른한 야즈민 레이시의 보컬이 부드럽게 얹어지는 ‘God Gave Me Feet for Dancing’은 이 노래를 듣고 있는 곳이 어디든 간에 자연스럽게 리듬을 타게 만든다. 올리비아 딘의 매끄러운 보컬이 더해져 세련된 느낌을 주는 ‘No One’s Watching ME’와 빠른 템포의 아프로비트가 돋보이는 ‘Ajala’ 등의 곡은 에즈라 콜렉티브 특유의 여유 있고 생동한 음악의 정수를 담고 있다.

 

타인의 시선에 갇혀 온전히 나로 존재하지 못해 괴로운 날, 에즈라 콜렉티브의 음악을 통해 내 방식대로 춤출 용기를 얻어보는 건 어떨까.

 

 

 

Kokoroko – Could We B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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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로코(Kokoroko)는 나이지리아 남부의 한 민족 중 하나인 우르보호의 언어로 ‘강하다’란 뜻을 지녔다. 밴드 이름에서부터 자신들의 아프리카 정체성을 드러내는 코코로코는 서아프리카에서 온 아프로비트와 하이라이프에서 영감을 받은 재즈 음악을 선보이는 8인조 밴드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뿌리인 서아프리카 음악의 전통을 계승하면서 세련된 현대적 재즈 감각을 덧입혀 새로운 사운드를 창조시켰다.


2018년,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큰 인기를 얻었던 ‘Abusey Junction’의 성공 이후 몇 곡의 싱글과 EP만 발표했던 코코로코는 4년 만에 모두가 기다리던 데뷔앨범 ‘Could We Be More’를 발매했다. 이들은 아프로비트와 하이라이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을 바탕으로 재즈와 소울, 펑크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코코로코만의 음악적 세계를 멋지게 펼쳐 보인다.

 

 

 

 

밝고 경쾌한 그루브를 선사하는 ‘We Give Thanks’와 산뜻하면서도 느긋한 분위기의 ‘Those Good Times’는 아프리카 특유의 여유가 묻어나 있는 곡으로, 꽉 막힌 현실에서 숨 쉴 수 있는 작은 틈을 내준다. 70년대 사이키델릭 펑크의 에너지 위로 단순한 가사가 반복되는 ‘Something’s Going On’은 웅장하면서도 독특한 사운드가 매력적인 곡이다.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세상을 유영하고 싶을 때, 코코로코의 음악은 우리를 현실에서 해방시켜 꿈결 같은 환상의 세계로 데려다 줄 것이다.

 

 

 

Nubiyan Twist – Find Your Fl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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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비얀 트위스트(Nubiya Twist)는 연주자와 프로듀서, 작곡가로 구성된 9인조 빅밴드로, 리즈 음악원에서 음악 프로덕션을 공부하던 기타리스트 톰 엑셀에 의해 결성되었다. 이들은 재즈, 레게, 소울, 댄스 음악 등 여러 장르의 다양한 요소를 결합해 리드미컬한 그루브와 중독성 있는 사운드를 선보이며, 영국 재즈씬에 신선한 자극을 불어넣고 있다.

 

  

 

 

네 번째 앨범 ‘Find Your Flame’은 밴드 멤버 개개인이 팬데믹 기간을 통과하며 겪은 기쁨과 좌절 그리고 만남과 이별의 한순간을 담아냈다. 삶의 희로애락을 흥겨운 사운드와 역동적인 에너지로 승화시킨 이 앨범은 우리의 무료한 삶에 자극이 되어줄 강렬한 불꽃을 일으킨다.


전설적인 기타리스트이자 프로듀서인 나일 로저스가 참여한 ‘Lights Out’은 유려한 디스코 리듬과 매력적인 호른, 그리고 새로운 리드 보컬인 아지자 제이의 펑키한 보컬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곡이다. 나이지리아의 황금빛 태양이 떠오르는 ‘Carry Me’부터 시원하고 장쾌한 폭포와 같은 에너지를 품고 있는 ‘Woman’까지.

 

고된 일상에 지쳐 무뎌진 감각 하나하나를 새롭게 일깨워 주는 선율을 따라가다 보면, 노여움과 슬픔은 어느새 가라앉고 충만한 기쁨만이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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