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고 난 후 '귀엽고 사랑스럽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이렇게 마음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를 좋아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영화에서 보여준 10대들의 청춘, 마음의 변덕, 뜨거운 여름과 추운 겨울의 계절감을 바라보면서 이해와 공감을 할 수 있는 포인트가 많았다. 과거의 내 삶을 돌아 봤을 때 저런 반짝임이 있었을까 생각해 봤을 때 '나는 없어.'라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내가 그저 지나쳤던 순간들도 그 당시의 나를 반짝이게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우에노 주리가 연기한 '토모코'는 언뜻 보면 변덕이 심한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신의 마음을 알아가고 있는 10대 소녀였다. 보충 수업을 째고 싶어서 시작 한 밴드 연주가 스스로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고 밴드 연주를 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나도 어릴 때 좋은데 싫은 척을 한 적도 있고 싫은데 좋은 척을 한 적도 정말 많았다. 왜 솔직하지 못했을까?를 생각해 보면 이유를 모르겠다. 하지만 토모코를 보면서 '나도 저랬는데!'하며 공감을 할 수는 있었다.
영화 초반에 기억에 남는 장면은 토모코가 중고 색소폰을 사기 위해 컴퓨터를 팔고, 동생의 게임기를 팔려고 가족들을 뒤로하고 도망가는 모습이었다. 소중하게 생각했던 것들을 또 다른 소중한 것을 얻기 위해 팔려고 뛰어가는 모습이 참 순수하다고 생각했다.
20대, 30대도 아닌 오직 10대이기에 할 수 있는 행동을 많이 봐서 귀엽고 재미있었다.
이 영화를 보고 느낀 점은 역시 삶은 사람들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다.
악기를 사기 위해 같이 알바를 하기도 하고 화음을 맞추기 위해 함께 연습을 한다. 어려운 부분,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들을 서로 의견을 내면서 나아간다는 것이 내가 지향하는 삶의 방향성과 비슷하다고 봤다. 타인에게 이리저리 휘둘리는 것이 아닌 나의 중심을 가지고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고 싶다는 마음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친구들과, 선생님들과 차곡 차곡 신뢰와 애정을 쌓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또한 악역이라고 불릴만한 캐릭터가 없었고 각자의 상황에 따른 어려움이 있어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었기 때문에 영화를 보는 내내 편안했다. 우리가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소위 말해 '빌런'이란 캐릭터로 답답한 경우가 많은데 이 영화는 무해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지 더욱 편안하게 관람했다.
나보다 한참 어른이라고 생각했던 선생님도 사실은 완벽하지 않았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 완벽한 기준은 없다. 이것은 요즘 내가 가장 많은 생각을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실수해도 괜찮고 완벽하지 않을 수 있는데 그것을 추구하려고 했을 때 많이 힘들다는 것이다.
스윙걸즈가 빛났던 이유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줬기 때문인 것 같다. 즐기면서 한다는 것이 저런 것이구나를 보면서 부럽기도 했다. 스스로 타이트한 나를 보면서 조금은 마음을 편하게 먹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이 영화를 준비하기 위해 배우들이 4년 동안 악기를 배웠다는데 프로페셔널하다고 느꼈다. 영화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고 봤다면 또 다른 생각을 했을 텐데 리뷰를 쓸 때야 이것을 알게 되어서 아쉽기도 하다. 추후에는 내가 미리 비하인드를 공부하고 가야겠다. 그래서 또 다른 시선으로 문화를 향유하고 싶다.
벌써 2025년의 3월이 지나가고 있다. 그동안 나는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가 생각했을 때 또다시 높은 기준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지칠 수밖에 없다고 나를 바라보게 되었다.
영화 속에서 보여줬던 틀려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잔뜩 들어간 마음의 힘을 빼고 편안한 4월을 맞이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