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겨울 이후, 길가를 환히 비추는 빛들이 있다.
자신이 가진 가장 소중하고, 가장 밝은 빛을 가져와 거리를 비추는 ‘응원봉’의 힘을 우리는 믿는다.
기존 촛불을 들던 것에서 변형된 응원봉 시위는 ‘바람이 불어도 절대 꺼지지 않는 빛을 보여주겠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
자신이 가진 것 중 가장 오래, 밝게 빛날 수 있는 것을 가져왔다는 것은 그 안에 담긴 의미와 의지가 매우 강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특별한 연대와 동질감의 의미도 있다. 어쩌면 조금은 무겁고 어려워 보이기에 쉬이 참여하기 어려웠던 시위에 나와 같이 응원봉을 든 사람들을 보고 만나고 인사하며 시위에 쉽게 참여하는 등 접근성을 높이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필자도 몇 번 응원봉을 들고 시위에 참여한 적이 있다. 같은 응원봉을 든 사람들과 인사하고, 간식을 나누며 보다 활기차고 즐겁게 목소리를 내고 왔던 좋은 시간들이었다. 나와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을 직접 눈으로 보는 것에서 오는 효능감은 물론, 뜻이 같은 사람들과 공통적으로 좋아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몸소 느끼는 것은 시위 그 이상의 가치들을 몸에 세길 수 있게 하는 시간들이다.
k-pop음악을 개사해서 부르며 연대감을 높임과 함께 목소리를 높이고, 가사의 의미에 집중하며 더 나은 세상을 음악과 함께 표현하기도 한다.
20~30대 여성들이 주축을 이루는 응원봉을 들고 있는 사람들은 기성세대의 시위 음악들을 학습하고, 기성세대들은 k-pop음악을 학습하며 온 세대가 함께 뜻을 모으고 함께 할 수 있는 시위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새로운 모습 또한 찾아볼 수 있었다.
응원봉으로 시작된 20~30대의 응원봉 시위 문화는 시위에 함께하는 모든 세대를 통합하는 가치 또한 만들어 낸 것이다. 물론, 두 세대 간의 열린 마음과 서로가 마주해 있는 상황, 시간 문화등을 한가득 이해해 주는 포용력에서 나타난 가치라 생각한다.
이에 관해 홍사훈 기자는 “노래에 맞춰서 춤추면서 그런 걸 보면서 희망을 느꼈습니다. 절대 포기하지 말자, 실망하지 말자. 저런 세대들이 있는데 어떻게 우리가 여기서 벌써 포기를 하고 실망부터 하겠느냐. (중략) 제가 그 친구들 보면서 모든 대한민국 국민들이 이 모습을 봤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하며, 기성세대로서 20~30대 여성들의 시위문화를 긍정적으로 이야기하기도 했다.
또한, “제가 알던 집회 현장하고 너무나 달랐어요. 그게 너무 감동스럽고”라는 말을 했다. 이 말을 들으며 응원봉을 들고 있는 나 자신이 맞는 일을 하고 있는 거구나 나는 등 나의 행동에 확신이 들기도 했다.
개인적인 느낀점을 붙이자면, 어떻게 보면 응원봉은 든 사람들은 소위 ‘빠순이’라고 불리며 우리 사회에서는 조금 부정적인 시선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번 시위를 통해 ‘빠순이’라는 단어가 가진 의미가 목소리를 직접적으로 내고, 주체적이며, 원하는 사회를 위해 움직이는 사회인으로 바뀐 것 같아 조금은 가슴이 울린다.
또한, 20~30대 여성들이 이 사회에서 어떠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고, 이를 표현할 수 있는지. 즉, 얼마나 강한 힘을 지니고 있는지에 대해 다시끔 알 수 있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 소외되었던 사회적 소수자들의 목소리에 더욱 집중하고, 이들의 연대에 집중하고 함께 하는 사회가 오길 바란다.
사진제공: 전국 응원봉 연대 광주·전라지부
본 에디팅에 사용된 사진들은 응원본 연대와 함께하는 분들 그리고 주위에 응원봉을 들고 참여하신 분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다.
추가적으로 전국 응원봉 연대는 특정 단체, 정당, 기업과 상관없이 개인들이 모인 연대이다. 응원봉 연대는 혼자 시위에 나가기 무섭거나,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개설되었으며 어떤 팬덤, 어떤 응원봉이든 상관없이 함께로서의 환영하고 있다. 특정 단체로서 시위 별도의 특별한 의미나 목적을 가지고 활동하는 것이 아님을 명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