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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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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네마 천국>은 꽤 오래전부터 '보고 싶은 영화' 목록에 있었다. 이는 '많은 이들이 사랑하고, 추천하는 영화에는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을까?'라는 호기심에서 시작되었다. 제목에서 오는 첫인상은 '영화'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펼쳐질 이야기에 더 큰 상상력을 부여했다. 또한, 자전거를 타고 필름으로 만든 길 위를 달리는 두 인물을 그려낸 포스터에 다시금 마음이 이끌렸다.


그렇게 보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채워졌으니, 이제 영화를 관람할 때를 정해야 했다. 마침 어느 날은 평소에 관심 있게 지켜본 영화관 '무비랜드'에서 <시네마 천국>의 상영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 순간, 영화관에 직접 가서 영화를 본다는 것의 의미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제목에서부터 등장하는 '영화'라는 단어와 포스터를 보며 미리 상상해 봤던 영화 속 장면은 '영화관'에서 비로소 완성될 것만 같았다.

 

영화를 보기 전, <시네마 천국 이머시브 특별전 - 투.토토>의 소식을 알게 되었다. 어떤 일들은 이처럼 한순간에 연결된다. 마치 꼭 일어났어야 했던 것처럼 말이다. 한 해가 다 지나기 전에 영화를 한 편 보고 싶다는 작은 소망은 시공간을 넘나드는 경험을 제공했다. 그렇게 영화의 이야기는 재해석되어 다시 관객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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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시네마 천국>은 1988년 개봉한 이탈리아 영화 작품으로, 칸 영화제와 아카데미 시상식, 그리고 골든 글로브를 수상했다. 현재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사람들의 '인생 영화'와 '추천 영화' 목록에 자주 등장한다.

 

- 전시 <시네마천국 이머시브 특별전 - 투.토토>는 한국-이탈리아 수교 140주년 기념으로 개최되었으며, 영화 속 명장면을 재해석한 공간을 비롯하여 이탈리아 시칠리아 박물관의 오리지널 소장품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쥬세페 토르나토레 영화감독과 엔니오 모리꼬네 음악감독, 두 거장의 이야기가 전시장 곳곳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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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감상하며 인상적이었고, 기억에 남는 장면은 다음과 같다.

 

① 영화 필름을 프로젝션 스크린에 비추는 기계인 영사기를 다루는 모습과 영사실에서 대화를 나누는 알프레도와 토토 ② 사자의 입을 통해서 알프레도와 토토가 마주 보는 장면 ③ 야외 벽면에서 펼쳐지는 영화 상영 ④ 기차역에 작별 인사하는 모습 ⑤ 알프레도가 남긴 영상을 보는 토토 ⑥ 알프레도와 토토가 함께 탔던 자전거


이번 전시를 관람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영화를 감상하며 느꼈던 감정과 그 순간의 장면들을 다시금 새겨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인상적이었던 영화의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전시 공간과 제작 배경 및 비하인드 스토리를 엿볼 수 있는 전시 기획, 그리고 전시장 곳곳에서 들려오는 영화 OST가 몰입의 효과를 극대화했다.

 

앞서 나열했던 '영화 속 기억에 남는 장면'은 전시를 보는 내내 새로운 서사를 부여한다. 이를테면, <시네마 천국>의 배경이 되는 이탈리아 시칠리아와 영사실 및 영화관으로 이동할 수 있다. 제작자의 관점에서, 또한 알프레도와 토토와 같이 영화 속 인물이 되어서 전시장 곳곳을 누빈다. 어느새 관객의 시선은 영화를 함께 만들어가는 주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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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마지막 장면쯤에는 알프레도가 토토에게 남긴 영상이 등장한다. 극 중의 영화관인 시네마 천국(Cinema Paradiso)에서 상영되었던 여러 영화에서 필름이 잘렸던 장면들의 몽타주. 그리고 토토의 기록물과 합쳐져 한 편의 영화로 탄생했다. 시간의 단편이자,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일생의 조각 모음처럼 묘사되었다.

 

이 장면은 'TO. TOTO 세상의 모든 토토에게' 보내는 편지와 함께 전시의 마지막 공간에서 재연되었다. 이야기는 클라이맥스로 향하며 엔딩을 맞이하는데, 이로써 전시를 관람했던 시간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간다.

 

 

 

Behind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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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천국>을 예매하고, 달력에 예매날짜를 표시했다. 오랜만에 영화관에 가게 되어서 왠지 모르게 설레었던 거 같다. D-DAY 설렘을 안고, 영화관으로 향했다. 티켓 부스에서 예매한 영화 티켓을 받고, 상영 중인 영화 포스터를 발견했다. 스낵을 한 손에 들고, 좌석에 앉았다. 벽면을 가득 채운 스크린에서 영화는 시작되었다. 상상했던 것 보다 영화는 더욱 재밌었다. 감동하고,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후에 전시를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마주했을 때 너무 좋았다. 좋았던 감정을 그대로 간직하고, 이어진 경험을 토대로 떠올릴 기억을 저장할 수 있는 행운이 존재했으니까. 여러 순간이 겹쳐 만들어진 놀라움과 작은 전율을 느꼈던 이날의 기억은 꽤 강렬했다.

 

스쳐 가는 일상에서 여러 감정을 느끼며, 이처럼 감상적인 분위기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마음을 기쁘게 하는지. 삶의 곳곳에서 빛으로 충만해지는 모습을 발견하고, 마음을 환희로 가득 채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느 때에는 영화는 영화관에서, 책은 책방과 도서관에서, 또한 음악을 매개로 하는 예술을 감각적으로 느끼기 위해서 공연장으로 향하며, 다채로운 방식으로 문화·예술을 향유하기 위해서 전시관을 찾는다.

 

우리는 시공간을 넘나든다. 감각적인 경험을 즐긴다. 삶의 다양함을 이해하며, 저마다의 이야기를 써 내려간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며, 이를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 그 안에서 꿈과 사랑을 마주한다. 추억 속 나와 우리가 있고, 오늘의 모두가 있다. 그리고 언제나 이곳, '시네마천국'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

 

네 꿈을 찾아, 다음 문을 열길 바라며. (세상에 모든 토토에게 보내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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