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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사이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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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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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가 이렇게 또 마무리되어 가고 있다.

 

새해 카운트다운을 본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벚꽃이 피고, 장마가 끝나고, 단풍과 폭설이 맞닿더니 금세 크리스마스를 내다보는 날짜가 되었다.

 

매년 역대급 빠르게 지나간 듯하지만, 올해는 대학생으로서 마지막 학기를 보내기도 했고, 오랫동안 해오던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기도, 새로운 취미가 생기기도 하며 또 크고 작은 변화를 겪으며 채워 나간 한 해가 된 것 같다.

 

올해의 마지막 글을 어떤 주제로 적어볼까 하다, 올해 나의 키워드를 쭉 나열해 보았다. 인상 깊었던 영화? 공연? 책? 요즘 소재 고갈로 고민했던 것들과 다르게 예상외로 많은 콘텐츠들이 머릿속을 스쳐 갔지만 올해를 마무리하는 글을 작성하고 싶다는 마음이 드니 떠오른 단 하나의 키워드가 있다.

 

바로 ‘블로그’이다.

 

사실 친구의 권유로 작년부터 개설했지만(그마저도 늦은 편이었다.) 일기와 같은 것들을 본격적으로 포스팅했던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매달 주기적으로 ‘아트인사이트’에도 글을 기고하고 있지만 블로그는 조금 더 개인적이고, 일상적인 일들 위주로 글을 남긴다.

 

손으로 쓰는 일기장과는 다르게, 온라인으로 올리기 때문에 조금 더 주저리주저리 길게 써보기도 하고, 친한 친구들부터 불특정 다수의 타인이 보는 공간이기 때문에 조금 정돈된 감정들을 올려 보기도 한다. ‘아트인사이트’보단 비공식적이지만, 나만 보는 ‘일기장’보다는 공식적인 그런 애매한 경계에 놓인 글들이 모여있다고 정리할 수 있겠다.

 

나만이 보는 일기장이 아닌, 블로그에 일상을 올리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사진’과 ‘영상’, ‘움짤’과 같은 것들을 함께 첨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요즘 유행하는 아이패드에 이런 첨부파일을 넣어 나만의 사적인 일기장을 꾸릴 수도 있겠지만, 블로그를 위해 쉽게 놓치기 쉬운 일상의 부분들을 사진으로 남겼다가 다시 블로그에 업로드하고, 그때를 되돌아보며 글을 채워 나가고, 또 이런 내용들을 친구들과 공유하기에 또 다른 재미가 있다. 나만 보는 일기장보단 훨씬 많은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느낌이랄까?

 

또한, 일기와 더불어 내가 갔던 식당의 맛, 관람했던 공연에 대한 꿀팁 등 다수에게 유용할 수 있는 정보부터 친구와 나눴던 재밌는 카카오톡 대화, 집에 가는 길에 마주한 예쁜 하늘 등 지극히 사적인 내용까지 수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다는 점이 블로그만의 재미이기도 하다.

 

이런 나의 블로그를 한 마디로 정리해 보자니, 남이 봐주길 기대하는 ‘일기장’ 같은 모순적인 단어가 떠오른다.

 

사실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들여다보진 못하지만, 꽤 세세하게 나의 감정을 정리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 유용한 정보를 담기도 하면서 인터넷 속 ‘나의 정원’을 꾸미는 느낌도 느껴볼 수 있었다. 아직 파워블로거까진 아니더라도 이 블로그를 키워서 대외 활동도 해보고 여러 타인과 소통도 해봤기에 블로그는 나에게 또 다른 기회를 가져다 주기도 했다.

 

블로그의 재미에 대해서 나열해 놓은 것과는 상반되게, 올해가 일주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도 아직 블로그 속 내 세상은 2024년 중순에 머물러 있지만(부끄럽게도 블로그에서 내 2024년이 언제 마무리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내년에도 블로그를 내 공개적인 일기장 삼아 지극히 정돈된 사적인 ‘나’를 적어나가 보려 한다.

 

한없이 고민이 많을 때 가끔 혼자 보는 일기장을 써 내려가다 보면, ‘나’라는 존재에만 집중하다 오히려 어두운 땅굴을 더 파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적당한 솔직함과 적당한 정돈된 개인의 하루하루를 남겨볼 수 있는 블로그를 써보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블로그를 업로드하며 나의 사진첩을 되돌아보면, 글로 추억하는 것보다는 조금 더 정확한 시각적 자료들이 생생하게 되살려주는 기억들이 분명 존재한다. 이런 맛들을 느끼며 블로그를 작성하다 보면 생각보다 시간이 꽤 소요된다.

 

그럼에도 광활한 인터넷 세상 속에 너무 사적이지도, 너무 공적이지도 않은 이 애매한 포지션의 일기장. 이런 애매함을 사색해 보는 것 또한 추천한다. 직접 작성하는 것도 재밌지만 생각 외로 남들이 펼쳐 놓은 일기장인 포스팅을 보는 것도 꽤 흥미롭다.

 

새해엔 조금 더 부지런한 블로거가 되기로 결심하며 2024년 마지막 글을 마무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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