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기 전, 어떤 명화를 소개하는지 또 어떤 화가들에 대한 이야기인지 알기 위해서 목차를 펼쳤다. 순서대로 라파엘라 산치오, 렘브란트 판레인, 구스타프 클림트, 에드바르 뭉크, 에곤 실레, 프리다 칼로, 이중섭에 대한 내용이었다.
그렇다면 이들은 과연 자신의 작품에 어떤 감정을 담았을까. 또 어떤 걸 말해주고 싶었을까. 이에 대한 간단한 힌트는 목차와 책의 뒷표지에서 볼 수 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라파엘로 산치오
명작 속에 남은 파란장만한 인생, 렘브란트 판레인
아름다운 사랑의 황금빛 키스, 구스타프 클림트
사랑과 그리움을 관통하는 불안과 외로움, 에드바르 뭉크
인간의 욕망을 있는 그대로 분출하다, 에곤 실레
나에게 최악의 사고는 사랑하는 그를 만난 것, 프리다 칼로
전쟁의 포화를 가로지른 사랑과 그리움, 이중섭
사랑을 그린 화가들
이 책은 도슨트 이창용이 7명의 화가들의 생과 그림에 대해서 자세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리는 학창 시절이나 일상에서 여러 그림들을 접한다. 그리고 유명한 그림을 그린 화가라던가 하면 기억 한 켠에 남아 있기도 하다.
책에 나온 화가들 중에서 내가 이름을 듣고 기억하는 화가로는 라파엘라 산치오, 렘브란트 판레인, 구스타프 클림트, 에드바르 뭉크, 이중섭이었다. 사실 이름을 다 안다기보다는 ‘렘브란트’, ‘뭉크’와 같이 일부분만 알고 있는 사람이 대다수였지만 말이다.
책을 읽어보며
책을 읽다가 오래 전에 어디선가 읽었던 이야기를 보았다. 유대인의 위대한 왕 다윗의 부인이자 솔로몬의 어머니인 ‘밧세바’라는 이름을 가진 여인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름만 들었을 때는 어떤 이야기인지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나도 후에 적힌 이야기를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간단히 줄여보자면 ["어느 날 궁전 옥상에서 산책을 즐기던 다윗은 눈부시게 아름다운 여인이 목욕하는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되는데, 그녀가 바로 ‘밧세바’이다. 당시 그녀는 전장에 나가 있는 병사 우리야의 아내였는데 이를 안 다윗이 그녀를 궁으로 불러 잠자리를 갖게 되고, 그녀가 임신을 하자 다윗이 우리야를 궁전으로 불러들여 자신의 죄를 덮으려 하였다. 하지만 우리야는 이를 거절하고, 다윗은 함정에 빠뜨려 우리야를 죽이고 밧세바를 아내로 맞이한다."]
위와 같은 내용이다. 이쯤 되면 나처럼 익숙한 느낌이 들거나 읽어본 내용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또한 이외에도 어디선가 본 작품들이 많이 보였다. 그 예시로 라파엘로 산치오의 <아테네 학당>과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 뭉크의 <절규>, 에곤 실레의 <검은 스타킹을 신은 여자>, <포옹>, 이중섭의 <황소>, <들소>, <붉은 소> 등이 있다.


어디서 내가 봤기에 익숙한 기분이 드는가 하고 생각을 해 봤더니 거의 모두 학교 미술책을 읽을 때 봤던 작품들이었다. 학교에서 교과서를 나눠주고 나서 방학동안 심심해서 한 번씩 읽어봤었다. 체육, 음악, 미술, 국어, 사회, 과학 등등. 매번 책을 받을 때마다 읽었어서 그런지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 생각보다 많은 작품들이 떠올랐고, 화가의 이름을 볼 때도 익숙함을 느꼈는데, 여러 번 읽었던 것들이 생각보다 기억에 많이 남아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가장 나에게 기억에 남은 화가를 꼽아보라면 나는 이중섭 화가를 꼽고 싶다. 7명의 화가들 중에 유일한 한국인이어서 그랬을까, 아니면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 시기의 이야기여서 그랬을까. 그도 아니면 또 다른 이유여서일까.
이중섭 화가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많은 생각이 들었다. 아내와 아이를 위해 일본으로 보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떠나보냈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방법이 하나도 없고, 점점 모으던 돈까지 전시가 망하면서 다시 다른 사람에게 내어주면서 혼자 아파 죽어가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을지. 또 자신과의 사랑을 위해 일본에서 혼자서 배를 타고 건너온 아내를 마주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을지...
*
책을 읽으면서 많은 것들을 배웠고,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는데, 왜냐하면 내가 새로운 것을 배우고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이전까지 내가 알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서 알고, 이를 다시 곱씹고 음미하면서 오랜 시간 동안 깊에 생각해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사랑을 그린 화가들]이라는 책도 나에게 딱 그 역할을 해주었다. 미술책과 다른 책들, 여러 전시를 보면서 여러 작품과 화가들에 대해서 조금 많이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런 것 만으로는 화가가 어떤 생각으로, 어떤 상황에 처해서 그런 분위기의, 감정을 담아 작품을 완성하였는지는 알기 어렵다.
이번 기회에 [사랑을 그린 화가들]에 담긴 7명의 화가들의 일생과 그들이 겪은 감정 변화로 인한 그림을 그리는 방식의 변화와 사랑, 그리움, 불안과 같은 감정들이 담겨진 그림의 부분 등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 수 있어서 나에게는 정말 유익했고 좋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