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유행이 아닌 마음 따라 옷 입기 [패션]

블랙프라이데이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는 패션 소비 습관 만들기
글 입력 2024.12.06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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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주(衣食住)는 인간이 삶을 영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세 가지라고 여겨지지만, 이러한 삶의 양식을 유지하고 확보하는 것 이상으로 이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가꾸는 것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실현하거나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유튜브 '정희원의 저속노화' 채널이 폭넓은 세대에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넘어 실제로 많은 사람들의 식습관 변화를 일으켰던 것이 그 예시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우리는 언제나 의식해서 의식주를 소비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본 오피니언에서는 의식주 문화 중에서도 의복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의복은 음식이나 집보다도 명시적이고 일상적으로 자신을 가꾸고 표현하는 수단이다. 많은 사람이 옷을 입는 방법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패션 브랜드의 팬이 되기를 자처한다. SNS에서 #OOTD(Outfit Of Today) 해시태그를 검색해 보면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패션을 전시하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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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패션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진정으로 패션을 사랑한다면 그러한 패션을 오래 소비할 수 있는 방법을 한 번쯤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가 먹는 것과 사는 곳을 소비할 때는 먼 미래를 염두에 두는 데 반해 옷을 구매할 때는 그때그때를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은 한 번쯤 의문을 품어볼 만한 소비 습관이다.

 

UN에 따르면, 2018년 패션 산업이 배출하는 탄소는 전체 탄소 배출량 중 10%를 차지했다. 이는 항공기와 배 운행으로 인해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옷 재활용률은 버려지는 양을 생각했을 때 현저히 낮지만, 옷 소비량은 해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문제는 이를 의식하더라도 소비자는 블랙프라이데이 할인과 같은 패션 산업의 상술에 쉴 새 없이 노출되기 때문에 완전히 자의적이고 의식적인 소비가 말처럼 쉽지 않다는 데 있다. 패션을 사랑하는 만큼 지구를 사랑하지만, 환경을 위한 선택지가 많지 않아 고민하던 누군가를 위해 중고 의류만 입은지 2년이 되어가는 에디터가 빈티지를 키워드로 소비 습관을 교정할 수 있었던 방법을 공유하고자 한다.

 

 

 

눈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시선을 바꿔보기


 

빈티지 의류를 입고 나서 주변인들과 빈티지 의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빈티지를 선뜻 구매하지 않는 이유는 대부분 새 옷을 사서 입는 소비 습관에 익숙해졌기 때문이지만, 옷의 냄새나 컨디션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컨디션 좋은 옷을 사는 것이 더 오래 입을 수 있는 방법이며 타인이 입던 옷을 물려받아 입는 것처럼 느껴져 궁색해 보일까봐 걱정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중고 의류를 사는 것은 어찌 보면 처음에는 가성비를 추구하는 선택처럼 보일 소지도 있다.

 

분명히 말해둘 것은, 버려지는 모든 옷이 반드시 오래 입은 옷은 아니라는 것이다. 스태티스타의 통계에 따르면 영국 여성의 30%와 남성의 16%가 자주 입지 않는 옷을 구매한다고 답했다. 실제로 버려지는 옷들 중에는 SPA 브랜드의 막대한 재고를 비롯해 한 번도 입지 않은 옷들이 많다. 많은 빈티지 의류 샵에서 빈티지라고는 하지만 실상 새 상품으로, 입지 않고 보관만 한 의류를 판매하기도 한다. 시선을 조금 바꿔 다시 보면 빈티지 패션은 이토록 넓은 범위를 아우르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마음에 드는 빈티지샵을 찾는 것이 어렵다면 중고 사이트에서도 충분히 좋은 옷을 구매할 수 있다. 연식이 있는 옷을 입는 것이 걱정된다면 사이즈 미스나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판매하는 옷이나 촬영 등의 목적으로 일회용으로 구매한 옷이 수시로 올라오니 해당 키워드를 활용해 검색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새 옷을 중고로 구매하는 것은 사용감이 있는 빈티지를 사는 것보다 어렵다. 새 옷과 가격도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면 특히 시간을 들여 마음에 드는 옷을 고르는 것이 피로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럴 경우에는 한 번 더 시선을 바꿔보기를 제안하고 싶다. 옷의 기능성과 청결에는 신경 쓰되, 약간의 하자가 있는 옷에는 조금 관대해져 보는 것이다.

 

온라인으로 옷을 구매할 때는 이러한 하자를 잘 보여주기 위해 크게 확대해 올려 실제로 눈에 띄는 정도보다 왜곡되는 경향이 있다. 하자를 보고 드는 고민이 의미 없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전체의 모습을 보고 판단했을 때 그런 흠이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면 너그러운 마음으로 한 번쯤은 시도해봐도 괜찮다. 그런 옷들도 수용할 수 있는 지점에 다다르면, 빈티지의 세계가 월등히 넓어질 뿐만 아니라 작은 하자로 평가절하된 보석 같은 옷들을 소장할 기회도 얻을 수 있다.

 

 

 

시간을 들여 쇼핑하기


 

옷을 사기 전 우리는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많은 요소를 고민한다. 이런 시간을 조금 더 늘여보고 신중해지면 사이즈 교체나 환불이 어려운 빈티지 의류를 더 지혜롭게 소비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한 가지를 준비해야 한다. 바로 줄자다.

 

빈티지 의류는 한 사이즈에 오직 한 벌인 경우가 많다. 온라인 사이트에서 구매 시에는 사이즈 가늠이 쉽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사이즈를 정확하게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자신이 소장한 옷을 활용하면 원하는 핏과 기장의 옷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줄자로 자신이 원하는 핏과 유사한 옷의 가슴 단면, 어깨, 총장, 팔 길이, 허리 단면 등을 측정한 후 핸드폰 메모장에 기록한다.

 

상의와 같은 경우에는 스타일에 따라 필요한 사이즈가 상이해 번거로울 수 있으나 바지의 경우에는 한 벌만 사이즈 측정을 해두더라도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이렇게 측정해둔 기준 사이즈를 바탕으로 옷을 구매할 때 사이즈를 보는 노하우가 쌓이기 시작하면 빈티지 옷을 사는 눈도 달라지고 편하게 옷을 구매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신에게 딱 맞는 옷을 사기 위해서는 직접 입어보고 산다는 고전적이고도 보편적인 선택지보다 나은 것은 없을 것이다. 이것이 가능한 사람에게는 가급적 빈티지샵을 직접 방문하기를 권하고 싶다. 방금 소개한 방법에는 한 가지 맹점이 존재하는데, 우리의 몸이 변화할 때마다 그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옷을 입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직접 샵에 찾아가 구매를 하게 되면 배송을 받을 시 들어가는 포장 등을 줄일 수 있는 친환경적인 소비가 가능하다. 에디터는 플라스틱 등 쓰레기 배출을 줄이기 위해 미리 준비한 깨끗한 쇼핑백이나 큰 가방 등에 구매한 옷을 넣어 가져가기도 한다. 나아가 필요에 의해 찾아가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조금 더 들더라도 찾아가 소비하는 습관을 우선 들여보는 것도 추천하고 싶다.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사람이더라도 오프라인 쇼핑의 대체할 수 없는 장점을 체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배송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탄소 배출도 줄일 수 있다.

 

오피니언을 마치기에 앞서, 권장하는 환경과 소비자 모두에게 건강한 의류 소비 습관 팁은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 새 옷이 사고 싶다면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 들어가기 전, 중고 거래 사이트에 먼저 들어가 컨디션 좋은 옷을 찾아보자.

2. 빈티지 의류 구매 시 컨디션이 걱정된다면 새 상품으로 시작해보자.

3. 빈티지 의류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면 작은 하자에는 조금 관대해지자.

4. 구매 실패를 줄이기 위해 가지고 있는 옷의 사이즈를 측정해 구매 가이드로 삼자.

5. 가능하다면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에서 구매하고, 구매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도 언제나 염두에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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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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